▷창선면 박종천 씨의 촌(村)살이◁ "토마토 최고수, 마이스터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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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선면 박종천 씨의 촌(村)살이◁ "토마토 최고수, 마이스터가 될 겁니다"

창선면 귀향인 박종천 씨, 2017년 '남해느루농원' 열어
양액재배로 토마토 키워, 7개 연동하우스 670평 규모

김동설 기자
2020년 06월 12일(금) 12:02
▲느루농원은 무토양 양액재배로 토마토를 키우는 스마트 팜 개념의 농장이다. 사진은 느루농원 하우스 실내·외 모습
▲귀향인 박종천 씨는 지난 2017년 고향마을인 창선면 오용리에 토마토 농장 '남해느루농원'을 열었다


▲느루농원은 무토양 양액재배로 토마토를 키우는 스마트 팜 개념의 농장이다. 사진은 느루농원 하우스 실내·외 모습


"'이것'이 빨갛게 익어갈수록 의사들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에 해당하는 말을 알고 계실 것 같다.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 함유된 라이코펜 성분이 항암작용을 하고 팩틴이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주어 암 예방과 소화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좋은 식재료.

세계 10대 슈퍼푸드 가운데 하나인 '토마토'이야기다.

요즘은 시설하우스에서 일년 내내 수확이 가능하지만 본래 여름이 제철이라 최근 절정기의 문을 연 토마토. 지금 창선면에서 제철 토마토 수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귀향인이 있어 그 주인공을 만나고 그의 인생이야기를 들었다.



▲느루농원은 무토양 양액재배로 토마토를 키우는 스마트 팜 개념의 농장이다. 사진은 느루농원 하우스 실내·외 모습


▲창선인 박종천 씨, 26년만의 귀향

이번 촌살이의 주인공 박종천 씨는 지난 1975년 창선면 오용리에서 태어났다.

남해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출향한 그는 창원시에 자리를 잡고 프레스금형설계 업계에 뛰어든다. 창원과 중국 등 국내·외를 누비며 프레스금형 업종에서 활약한지 20년.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던 중에 사드 문제가 터졌어요. 중국의 보복조치로 공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죠. 엎친데 덮친격으로 2016년 연말 부친상을 당했어요. 홀로 남으신 어머니를 모셔야하는 상황이 된 거죠."

그는 중국생활을 청산하고 귀국, 고향으로 돌아온다. 출향 후 26년만의 귀향이었다.

박종천 씨는 토마토 농사를 짓기로 결심하고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4주 합숙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다.

그는 "저는 초보농부였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지도해 주실만한 분을 만나는 것이 중요했어요. 마침 이웃 도시 사천에 토마토로 마이스터 자격을 갖고 계신 선생님이 계셔서 도움을 받게 됐지요. 또 토마토는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꼽힐 정도로 몸에 좋은 식품이잖아요"라고 토마토를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농원에서 생산한 토마토는 선별장으로 옮겨져 무게에 따라 등급을 받게 된다. 사진은 선별기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천 대표와 선별기에 놓인 싱싱한 토마토


▲느루농원, 양액재배 스마트 팜 개인적인 목표는 '토마토 마이스터'

지난 2017년, 오용리(창선면 연곡로 29번길 1)에 박종천 씨의 토마토 농장이 들어섰다.

박종천 씨의 농장은 하우스 7동을 이어 만든 연동하우스로 2200여㎡(670평) 규모로 지어졌다. 농장이름은 '한꺼번에 몰아치지 아니하고 오래도록'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 '느루'를 가져와 '평생 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오래가자'는 의미로 '느루농원'이라 지었다.

양종천 대표는 토마토 재배를 위해 '양액재배'를 선택했다.

"양액재배는 베드위에 고형배지(코코피트)를 올린 뒤 작물을 심고, 작물에 필요한 양분을 수용액으로 만들어 공급, 재배하는 방법입니다. 흙에 작물을 심는 기존 농법과 달리 무토양 재배방식이지요. 일종의 스마트 팜으로, 시설비용은 좀 들지만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재배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대표가 말하는 양액재배법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연작장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흙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토양 양분의 불균형이나 물리성의 악화로 인한 작물의 품질 저하 현상이 일어나지 않으며 해마다 동일한 종류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제초작업이 필요 없다

흔히 농업을 '잡초와의 전쟁'이라 할 정도로 어렵고 힘든 것이 바로 제초작업. 양액재배법은 잡초가 자랄 토양이 없기 때문에 제초작업으로 인한 수고를 근본적으로 덜 수 있다.

3. 자동화 및 기계화가 가능하다

시비, 경운, 제초가 중요한 토양재배와 달리 양액기를 사용한 자동화가 가능하다. 자동화기계화로 인해 노동력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으며 작물관리에 필요한 시간 또한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양액기 자체의 기계관리와 양액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단점도 있다. 배양액 탱크, 온도조절장치 등 초기 시설비용이 많이 들고 병원균에 오염될 경우 식물이 오염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느루농원의 토마토는 거의 대부분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으로 올라가며 일부는 택배로도 유통된다.

박종천 대표는 "우리 토마토는 무농약 인증에 우수관리 인증까지 받은 품격 있는 토마토"라며 "느루농원 토마토의 특징은 타 지역 상품에 비해 좀 더 새콤한 맛이 있는 점입니다. 새콤달콤상큼한 토마토를 찾으신다면 바로 느루농원 토마토죠.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도 가성비 좋은 상품으로 호평받고 있답니다"라고 자신의 토마토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남해느루농원토마토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https://smartstore.naver.com/namhaecheon)에서 구매 가능하며 박종천 대표(010-6797-3236)와 전화 통화를 하신 후 농장으로 방문하셔도 된다. 가격은 방문할 경우 5kg 한 상자에 1만5000원, 택배 거래 시 1만9000원 선이다.

▲ 느루농원 선별장 전경. 남해느루농원은 창선면 연곡로 29번길 1에 위치해 있다


토마토로 부농의 꿈을 키우는 박종천 대표. 그는 자신을 가르쳤던 선생님처럼 토마토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해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

박 대표는 "귀향에 후회는 없어요. 남해는 제 고향이고 어머니와 친구들, 선후배들이 있는 곳이거든요. 만약 지금도 프레스금형설계 업계에서 일하고 있었다면 사드 문제에, 코로나19에,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었겠죠. 저는 토마토 농사가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반드시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해서 토마토 농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열매채소 농가에 대한 지원이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토마토는 유통과정이 길어지면 물러지기 때문에 생과 수입이 어려운 작물이죠. 그래서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다만 이렇게 양액재배 하우스를 조성하려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에 시설비 지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거예요. 남해에 작목반을 형성할 정도로 토마토 농가가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언젠가 남해 토마토가 전국적인 브랜드 파워를 갖는 날이 오기를 또한 바라고요"라고 또 다른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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