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 창의적 아이디어로 업무 '혁신' 일군 남해읍 김민석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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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 창의적 아이디어로 업무 '혁신' 일군 남해읍 김민석 주무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그게 가장 큰 보람"
가족관계서류 발급 민원, 반복·단순업무 간소화 프로그램 자체 개발
타 지자체에서도 문의 쇄도, 창의적·능동적 업무태도 '호평'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1년 03월 19일(금) 10:45
▲남해읍행정복지센터 민원팀 김민석 주무관이 반복되는 민원서류 처리과정을 단순화 시켜 담당 공무원의 업무효율을 제고하고 민원인들의 대기시간을 줄이는 자체 개발 프로그램을 시연·설명하고 있다.
▲김민석 주무관이 개발한 민원처리 발급 자동화 프로그램, 보기엔 간단해 보이지만 버튼 한 번 클릭으로 기존의 일곱 번 가량의 개인정보 입력 절차를 생략해 간소화 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최근 남해읍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한 젊은 주무관이 민원처리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업무효율을 높이고 민원인들의 대기시간을 줄여주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남해읍행정복지센터 민원팀 김민석 주무관.

지난 1월 남해군 상반기 정기인사 발령으로 민원 업무를 맡게 된 김 주무관은 두 달 보름여에 불과한 기간 중 업무처리 과정에서 느낀 불편을 해결해 내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주변의 찬사로 이어지고 있다.

김 주무관은 민원업무처리 과정에서 많은 수를 차지하는 가족관계등록서류 발급시 민원인의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등을 단순 반복해 입력해야 하는 과정을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인 파이썬(Python)을 활용해 자동으로 입력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최근 남해군내 전 읍면 행정복지센터에 배포했다. 김 주무관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가족관계등록서류 발급과정에서 민원인이 필요로 하는 서류를 발급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시스템 내에도 여러 차례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를 반복해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대락 민원서류 한 통을 발급하기 위해서도 개인정보 입력을 포함해 최소 일곱 번 가량의 손이 가게 되고, 만약 다른 가족의 민원서류를 함께 발급받아야 할 때는 민원인 개인정보에 접근해 가족 관계를 확인하고 새로 발급받을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확인해 입력해야 하는 단순하지만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김 주무관은 이같은 번거로움을 덜어낼 방법을 고민하던 중 평소 독학해 온 프로그래밍 언어로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면 개인정보를 여러차례 단순·반복업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민원서류 발급 자동화 프로그램'<작은 사진>을 개발하게 됐다.

김 주무관이 개발한 이 프로그램으로 담당 공무원이 민원인의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등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민원인 본인은 물론이고 다른 가족에 대한 개인정보도 바로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입력돼 수기로 옮겨 적어 다시 입력하는 과정에서의 오기 등 착오를 줄일 수 있고, 반복되는 입력작업도 간소화돼 민원 처리 시간도 눈에 띄게 단축되는 효과를 거뒀다.

김 주무관은 이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배경에 자신의 불편함도 있었지만 동료와 업무보조원 등 읍 민원팀에만 4명의 업무담당자가 연간 7만건(2020년도 남해읍 민원처리건수 기준)에 달하는 방대한 민원업무를 처리하면서 "화장실 다녀올 여유"조차 없이 격무에 시달리는 동료들이 안타깝게 느껴진 것도 있다고 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 심정으로 개인 시간을 들여 프로그램을 개발하긴 했지만 김 주무관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접한 전 읍면행정복지센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는 후문.

김민석 주무관이 개발한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은 비단 군내 민원 관련 공무원들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김 주무관의 프로그램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타 지자체 민원 담당공무원들에게도 관련 문의가 쇄도했고, 심지어 정부 등 공공기관 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담당 프로그래머들에게도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지경.

이런 뜨거운 반응에 대해 김 주무관은 "혼자 취미로 공부하기 시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기존에 개발한 프로그램에 더해 다른 납세증명서, 소득금액증명, 농지원부 발급 등 민원업무에도 동일한 기능을 갖춘 업그레이드 버전을 다음주중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 함께 의견을 나누거나 도움을 받은 사람이 있었냐는 질문에 인터뷰 내내 프로그램 설명에만 충실하던 김 주무관의 얼굴이 약간 상기되면서 서면행정복지센터 민원팀에 근무하면서 똑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개선점을 함께 토론하고 고민해 준 여자친구, 장예슬 주무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배워야 할 것이 업무가 더 많기에 고쳐야 할 것도, 바꿔야 할 것도 더 많지 않을까요"라며 다양한 분야,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사소하지만 다른 선후배, 동료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김민석 주무관.

김 주무관은 만나고 나서는 길에 문득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는 '공무원선서'를 다시 되새겨 보게 됐다.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고, 국가를 수호하며,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이제 공직생활 3년차에 접어든 김 주무관이 이 선서에 적힌 대로 진정한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 동료들에게 신망받고 군민들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의 표상(表象)으로 성장해 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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