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 여파 물메기 어획량 급감에 어민들 울상

  • 즐겨찾기 추가
  • 2024.12.20(금) 10:12
고수온 여파 물메기 어획량 급감에 어민들 울상

남해군 물메기 어획량 매년 감소세…기후변화로 수온 높게 형성
11월 수온 18도 육박…멸치 어군 형성되며 어민 간 마찰 '이중고'
11월 어획고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4,608마리가 줄어든 1,104마리에 불과

홍성진 선임기자
2024년 12월 20일(금) 09:42
▲물메기 전진기지로 손꼽혔던 금포마을 과거 부두 전경.
겨울철임에도 수온이 18도에 육박하는 등 고수온으로 인해 물메기 어군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겨울철 남해어민들의 주소득원인 물메기(꼼치) 어획량이 급감,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통상 남해안 냉수성 어종인 물메기는 겨울철 10~15도 사이 수온에서 어군이 형성되지만 12월 초까지도 수온이 18도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물메기 어획량이 매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해마다 수온이 높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어민들에 따르면 실제 난류성 어종인 정어리가 과거와 달리 겨울철에도 잡히고 있고 정치망에는 예년에 보기 힘든 아열대성 어종이 포획되고 있다고 한다.

남해군 또한 물메기 어획량 감소는 고수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냉수성, 저온성 어족인 물메기는 동해의 깊은 바다에 살다가 산란기인 겨울철에 남해안 연안으로 이동하지만 매년 수온이 높게 형성되다보니 11월에 나오던 물메기가 이제는 12월에 조금씩 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남해군 물메기 위판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어획량이 2017년 17만2000㎏, 2018년 17만㎏을 기록하다 2019년 6만7천㎏으로 1/3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0년 4만6000㎏, 2021년 5만4000㎏, 2022년 5만8000㎏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마리 기준(2020.11~2021.3) 위판량을 살펴보면 2021년 5만6993, 2022년 3만8876마리였던 것이 2023년에는 8만6914마리로 증가하는 듯 보였지만 2024년(2023.11~2024.3)에는 2만3046마리로 급감했다.

2024년 11월 현재도 고수온으로 인해 지난해 11월보다 무려 4608마리가 줄어든 1104마리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마리당 평균단가도 2021년(2020.11~2021.3) 기준 1만4000원이던 것이 2024년 11월 현재 배 이상 높은 2만3000~3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12월 이후 내년 3월까지 수온이 낮아져 물메기 어획량이 늘지 않는다면 물메기 가격 또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철 남해안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물메기 어장에 따뜻한 수온에서 주로 잡히는 멸치 어군이 형성됨에 따라 어민들 사이에 마찰까지 빚는 양상이다.

일반적으로 소치도와 흰여 사이가 물메기 황금어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곳 또한 고수온 영향으로 멸치 어군이 형성되다 보니 권현망 조업배 가 늘어 물메기를 잡기 위해 놓은 메기통발이 훼손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수온 변화로 기존 물메기 어획량이 줄어든 데에다 서로 다른 주 종의 조업지까지 겹치며 메기통발 어민들의 한숨 또한 깊어 가고 있다.



한때 물메기 조업 전진기지로 전국에 이름 났던 상주면 금포마을 또한 이런 이유로 메기통발 어선세력이 급격히 위축되었다.



미조에서 상주어민들로 구성된 동부자망 회원 또한 현재 20여명 정도라 한다.

금포 마을 한 주민은 "과거 많았던 메기통발 어선들이 어획량 감소와 노령화로 점점 줄어들다가 지금은 마을에 메기통발 어선들이 거의 없어지고 3~4척 남아 있는 상황이다"면서 "남해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했던 좋아했던 물메기국, 물메기찜인데…이제는 영 나오지 않으니"라며 한숨 쉰다.

과거 남해어시장에는 여기저기 물메기를 팔려는 상인들로 넘쳐났지만 올해는 물메기를 취급하는 곳이 눈에 띄게 적어 보인다.

그런 이유로 특유의 시원한 맛을 자랑하는 물메기탕은 어획량 급감으로 현재 2만원대로 치솟았다.

군 관계자는 "기후변화 등으로 바다수온도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 수온 상승에 따라 어종들이 겹치거나 변화하는 과도기로 생각된다. 앞으로 조업구역에 어종간 어획권 분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면서 "자연현상이기에 대응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어민간 이해와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인기기사 TOP 5
남해
자치행정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