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사회적 거리두기'도 좋지만 '마음의 거리 좁히기'도 공존해야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03월 20일(금) 11:15
어느샌가 '가려진 얼굴들'이 익숙해졌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요즘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리고 눈만 빼꼼히 내놓은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살면서 언제 다른 사람의 눈을 이렇게 오래, 그리고 유심히 본 적이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길을 걷다 마주 오는 사람 중에 혹여 아는 이를 모른척 하고 지나치지는 않을까, 행여 아는 이를 만났는데도 알아보지 못해 그냥 지나치게 돼 본의 아니게 예의 없는 이로 오해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스크 위로 빼꼼히 나온 상대의 눈을 오랫동안 마주하며 걷게 된다.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의 모습 중 하나다.

마스크 위로 빼꼼히 나온 상대의 눈에는 불안과 공포, 걱정과 우울함이 가득하다. 점차 눈에 희망이, 가려져 채 보이지는 않지만 옅은 웃음기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많은 이들의 얼굴에 드리운 수심(愁心)은 얼굴을 가린 마스크로도 채 가려지지 않는다.

최근 경북지역 요양시설 집단감염과 교회 등 종교시설 집단감염 사례 등이 이어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지만 이같은 사례가 생기기 전 며칠간은 확진자 발생 수가 두 자리 수에 머물면서 잠시나마 확산세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던 군내 관광지에도 지난 주말에는 모처럼 눈에 띌 정도로 관광객이 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지만 아직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반길 수도 없는 모순되고 역설적인 상황마저 빚어지고 있다.

세 번에 걸친 개학 연기 사례에서 보듯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 사회 모두가 지켜야 할 공동의 수칙이 됐다.

교회 등 종교시설을 통한 소규모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도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에서 자제될 필요 또한 있다. 굳이 헌법까지 들먹이며 종교의 자유를 거론할 필요 없이 개인의 신앙과 종교의 자유는 침해되서는 안 될 기본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라고 하는 위기 국면에서 작게는 가정, 지역사회를 비롯해 나아가 국가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도 종교계의 전향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다시 서두로 돌아가 감염병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마스크로 가려진 눈을 보고 있노라면 함께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는 우리 주변의 이웃과 개인간 '마음의 거리 좁히기' 또한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다.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일이기에 더 고되다.

힘들 때 일수록 연대와 상생, 포용과 배려의 가치는 빛이 난다. 나부터 '마음의 거리좁히기'를 실천해 보려한다. 힘들지만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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