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관광개발계획 공청회에서 빛난 '집단지성'의 힘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07월 17일(금) 15:02
지난 10일, 남해마늘연구소에서 남해군 관광종합개발계획 수립 연구용역 주민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지난 십 수년전부터 남해군의 성장동력산업으로 거론돼 왔고, 향후 10년의 미래먹거리사업으로 불리는 남해군의 관광산업의 청사진을 함께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용역의 결과만을 두고 보자면 이날 참석한 군민들의 높은 집중도에서 보듯 군민들의 관심과 이번 계획이 지니는 중요성과 정책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군민들의 기대나 눈높이에 맞는 주목할 만한 사업은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용역의 최종성과품이 어떻게 정리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으나 이날 용역사의 결과보고는 전문가와 군민들 모두에게 큰 감동을 전해주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청회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목은 의례적인 주민공청회를 넘어 소위 말하는 집단지성의 힘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용역사의 제시한 비전은 너무 오래 전부터 군민들에게 각인돼 식상한 측면이 있었고, 이미 남해군이 추진하는 사업들을 포함해 향후 10년간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사업화 계획도 무릎을 탁 치게 할 만한 사업 없이 평이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인 중론을 이룬 가운데 전문가들은 용역 결과 자체를 두고 군민들을 대신해 용역의 부족함을 꼬집었고, 상위계획과 배치되는 점, 통계 분석상의 오류 등을 전문가적 식견에서 지적했다. 전문가 토론을 통해 용역과정과 결과, 그리고 최종적인 성과품의 틀을 다시 짚어준 점은 주민공청회가 단순히 용역사의 입장과 구상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남해군의 입장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검증의 과정을 거쳤다는 측면에서 그간의 공청회와는 결을 달리했다.

또 이와 같은 유형의 주민공청회나 최종보고회에서 전문가 토론없이 주민과 용역사간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경우 참석한 청중 개인의 이익 또는 주관적 견해가 전반적 토론 분위기를 저해하는 중구난방식 토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왕왕 빚어지는데 반해 이번 공청회는 전문가 패널들의 토론을 통해 청중들이 가진 궁금증도 해소되고 전체적인 토론의 심도를 더해 전체적인 토론의 질을 높이는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역할도 담당했다.

이제 남은 숙제는 전문가 패널 토론과 청중들이 참여한 토론에서 나온 유의미한 지적과 보완의견을 잘 정리해 남해군이 최종 용역 결과물을 잘 검수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만 남았다.

기왕 내친 김에 좀 더 욕심을 내자면 남해군이 발주하는 무수히 많은 용역들 또한 공직 내부에 한정된 평가나 검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발주한 용역의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이번 공청회와 같은 방식으로 지속 참여해 용역의 질을 높이고 내실을 기하는, '집단지성의 힘'이 지속적으로 발휘되기를 기대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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