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07월 31일(금) 13:42
이제 마흔 중반에 접어든 나이에 불과하지만 필자의 유년시절,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는 동네 잔치였다.
청군 백군 나눠 학교 스탠드에 빼곡이 앉아 응원하던 아이들 반대편으로는 마을별로 천막들이 줄을 지어 있었다. 가을하늘 교정을 수놓은 만국기 아래 아이들은 마냥 즐거웠고, 그 날 만큼은 온 동네 어른들을 학교 운동장에서 모두 볼 수 있었다.
학교 운동회날은 말 그래도 온 마을 잔칫날이었다.
고작 한 세대가 바뀌었을 뿐인데 이제 그 풍경은 오래된 기록영상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까 지금은 필자 나이쯤의 독자들에게만 기억으로 남아 있다.
최근 고현면민들이 관내 초등학교 살리기와 인구유치를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줄어가는 인구, 청년층의 이농현상 심화, 고령화와 저출산, 학령자원 감소로 인한 학교의 통폐합 등등의 이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도 이번 고현면에서 열린 캠페인은 유독 언론의 큰 관심과 주목을 끌었다.
언론의 입장에도 그리 신선한 이슈가 아니었음에도 수많은 방송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현장을 취재했고, 신문보도도 꽤 많이 쏟아졌다.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이슈 자체는 참신하지 않았지만 언론이 비상한 관심을 보인 이유는 바로 진정성과 차별화에 있다.
고현면 관내 기관단체는 물론이고 행정과 교육계, 지역주민, 꼬마학생들까지 혼연일체가 돼 "학교를 살려 달라" 호소하고 "고현면으로 이사 오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함께 가두행진을 벌이는 모습은 덜렁 빈 교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빈 집을 찍어 농촌의 현실을 전하던 기존의 보도 문법과는 확실히 다른 '그림'을 보여줬다.
워낙 많은 보도가 쏟아진 탓에 고현면 외 지역의 군민들에게도 이번 행사가 뭔데 종편 메인뉴스 프로그램에도 방송된 거냐고 물어오는 이들도 많았다.
언론이 담을 수 있는 '그림'도 '그림'이지만 결국 이 사안이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이번 캠페인의 진정성이다.
누구도 결과를 예단할 수 없기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또 뾰족한 묘안이 없기에 그냥 방관하고 있던 지역의 문제를 학교가 중심이 돼 지역사회를 설득하고 지역사회는 학교의 위기를 지역의 위기로 일체화해 한 뜻이 됐다. 결국 절박함이 진정성을 만든 동력이다.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언론의 이목은 끌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의 침체가 전언했듯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과거 모든 위정자들 또한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실이 그 노력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 결국 하나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구심이 필요하다. 단언컨대 필자는 지역의 구심은 학교여야 한다고 믿는다. 가을 운동회가 열리는 날이면 온 동네 잔치가 벌어졌던 과거의 기억. 그 따뜻했던 기억이 다시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청군 백군 나눠 학교 스탠드에 빼곡이 앉아 응원하던 아이들 반대편으로는 마을별로 천막들이 줄을 지어 있었다. 가을하늘 교정을 수놓은 만국기 아래 아이들은 마냥 즐거웠고, 그 날 만큼은 온 동네 어른들을 학교 운동장에서 모두 볼 수 있었다.
학교 운동회날은 말 그래도 온 마을 잔칫날이었다.
고작 한 세대가 바뀌었을 뿐인데 이제 그 풍경은 오래된 기록영상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까 지금은 필자 나이쯤의 독자들에게만 기억으로 남아 있다.
최근 고현면민들이 관내 초등학교 살리기와 인구유치를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줄어가는 인구, 청년층의 이농현상 심화, 고령화와 저출산, 학령자원 감소로 인한 학교의 통폐합 등등의 이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도 이번 고현면에서 열린 캠페인은 유독 언론의 큰 관심과 주목을 끌었다.
언론의 입장에도 그리 신선한 이슈가 아니었음에도 수많은 방송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현장을 취재했고, 신문보도도 꽤 많이 쏟아졌다.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이슈 자체는 참신하지 않았지만 언론이 비상한 관심을 보인 이유는 바로 진정성과 차별화에 있다.
고현면 관내 기관단체는 물론이고 행정과 교육계, 지역주민, 꼬마학생들까지 혼연일체가 돼 "학교를 살려 달라" 호소하고 "고현면으로 이사 오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함께 가두행진을 벌이는 모습은 덜렁 빈 교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빈 집을 찍어 농촌의 현실을 전하던 기존의 보도 문법과는 확실히 다른 '그림'을 보여줬다.
워낙 많은 보도가 쏟아진 탓에 고현면 외 지역의 군민들에게도 이번 행사가 뭔데 종편 메인뉴스 프로그램에도 방송된 거냐고 물어오는 이들도 많았다.
언론이 담을 수 있는 '그림'도 '그림'이지만 결국 이 사안이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이번 캠페인의 진정성이다.
누구도 결과를 예단할 수 없기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또 뾰족한 묘안이 없기에 그냥 방관하고 있던 지역의 문제를 학교가 중심이 돼 지역사회를 설득하고 지역사회는 학교의 위기를 지역의 위기로 일체화해 한 뜻이 됐다. 결국 절박함이 진정성을 만든 동력이다.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언론의 이목은 끌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의 침체가 전언했듯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과거 모든 위정자들 또한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실이 그 노력의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 결국 하나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구심이 필요하다. 단언컨대 필자는 지역의 구심은 학교여야 한다고 믿는다. 가을 운동회가 열리는 날이면 온 동네 잔치가 벌어졌던 과거의 기억. 그 따뜻했던 기억이 다시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