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상생방안 모색 계기 되길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09월 11일(금) 13:42
남해초 교사 신축 공사현장에서 100년 전 남해읍성의 모습을 일부나마 유추할 수 있는 해자의 흔적이 발견됐다.

100년이 넘는 오랜 세월을 지나 다시 필자의 눈에 들어온 해자의 모습을 마주했을 때 처음 들었던 감정은 발굴된 문화재의 학술적, 예술적, 역사적 가치를 떠나 오랜 세월을 지나온 역사적 유물이 주는 일종의 경외감이 들었다.

책으로만 보던 역사의 흔적을 목도할 때 드는 경외감은 문화재에 대해 문외한인 필자가 느낀 솔직한 심정이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선대가 남긴 문화재는 후손에게는 경외감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당장 현재를 살아가는데 있어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됐다. 이미 많은 군민들도 알고 있는 것과 같이 남해초 교사 신축공사장에서 발견된 남해읍성 유적 발굴은 해당 공사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몇 년간 남해군의 역점사업이자 많은 군민들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군 신청사 건립사업 추진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오는 25일 전문가 검토회의를 거쳐 발굴된 유적과 유물의 보존방안과 향후 발굴계획 등이 정리될 예정이어서 현재는 추정과 예측 밖에 할 수 없는 실정이기는 하다.

혹자에게는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 걸림돌처럼 여기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이 또한 양면성을 띤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상생방안을 찾는다면 우리 남해군에 멋진 역사문화자산을 하나 더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미 1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온 역사의 흔적과 앞으로 100년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남해군이 처한 지금의 가장 큰 고민이 여기 있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남해군이 현 청사 부지 확장 신축안을 결정하면서 지금 남해초 교사 신축공사 과정에서 빚어진 것과 같이 문화재 유존지역이라는 점을 상정하고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선택과 결정에는 늘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남해군이 각계 군민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주민대표들로 구성된 청사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제시된 다양한 선택지 중 현 청사 부지 확장 신축안을 택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남해군이 밟아온 청사 부지선정 및 신축 공론화 과정에 대해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때문에 문화재 관련 변수 등을 해결하고 처리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주민 다수와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방향을 모색해 나가는 공론화 또한 필요하고 중요하다.

문화재 관련 변수는 특히나 남해군이나 군민의 의지가 아닌 문화재청의 입장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문화재청과 주민들의 의견이 다를 경우, 남해군의 의지와 방향을 달리할 경우 등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대안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듭 강조하건데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상생방안, 가슴을 뜨겁게 하면서도 일상은 불편하지 않은 방안을 마련하는데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 기사는 남해미래신문 홈페이지(http://www.nhmirae.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