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남해대교 관광자원화, 세기의 명물로 발돋움하길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12월 11일(금) 10:13
남해대교 관광자원화사업 실시설계 용역비가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정부 예산안에 최종 반영돼 오는 2025년까지 19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가뭄의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남해대교 관광자원화는 신규 관광자원 확보를 넘어 50만 내외 군민과 향우들의 삶과 닿아 있고, 사실상 남해인들의 삶을 남해대교 개통 전후로 나눠 버린 오랜 역사와 맞닿아 있기에 더욱 반가운 일이다.

남해군민들에게 '남해대교'는 단순히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교량의 기능적 역할을 넘어서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열 살 남짓이나 됐을까 남해대교가 개통하고 얼마지 않아 먼지 폴폴 날리는 신작로를 따라 다리 구경가겠다고 나섰다 거지 꼴이 돼서 지나가던 트럭 짐칸에 실려왔다던 누군가의 기억 속에, 객지에서 고향 남해로 돌아올 때 남해대교가 보이면 '집에 왔구나'라며 편안함을 느끼던 누군가의 기억 속에, 열 너댓살 밖에 안 된 까까머리 중학생이 엄마 아빠의 곁을 떠나 '유학'갈 때 '꼭 성공해서 금의환향하겠노라' 각오를 다지던 곳도 남해대교 그 언저리였다는 그 누군가의 기억. 남해대교는 군민들의 기억에 저마다의 사연으로 그렇게 깊게 뿌리 내린 고향의 상징이었다.

세월이 지나며 남해대교는 교량으로의 기능을 창선~삼천포대교와 분산하고 최근에는 노량대교에 그 기능을 넘겨줬다.

남해군민들은 물론이고 사회책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희대의 건축물을 그냥 떠나보내기에는 모두의 아쉬움이 컸다.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 남해대교 관광자원화 사업이다.

최근 몇 년간 '재생'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관광분야 깊숙이 자리를 꿰차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고단했던 삶이 녹아 있던 대도시 골목이 새롭게 조명을 받는 것도, 많은 젊은이들의 눈물과 땀이 배어 있던 폐공장이 카페로, 미술관으로, 박물관으로 변신한 것도 이러한 시류를 반영한 결과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누군가의 기억을 토대로 한 관광산업의 생명력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의 기억이 쉬이 사라지지 않듯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해대교 관광자원화 사업은 남해인들의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은 공동체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또한 갖게 한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신규사업은 최대한 배제한다는 정부기조 탓에 사업예산을 확정하는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관계부서에 따르면 사업을 기획한 실무부서와 하영제, 김두관 의원 등 지역 출신 정치인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사업이었다. 장충남 군수도 예산 확보과정에서 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포함해 정부 부처 관계자들까지 전방위적 예산 확보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남해대교 관광자원화 사업'이 잘 진행돼 지난 반세기동안 남해대교가 남해인들의 정서에 녹아 들었듯 이제 앞으로의 반세기동안 다시 남해군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생명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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