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남해마늘 주산지 지위 상실 위기, 대책 모색돼야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12월 18일(금) 10:47
영농인구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으로 남해마늘 재배면적이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닌 뉴스가 된지 오래다.

한 때 1천ha가 남해마늘 재배면적의 '마지노선'이라며 농정당국과 농협, 농민단체들이 적정재배 면적 사수를 외치던 때가 엊그제 마냥 생생한데 실상은 모두가 아는 것과 같이 마늘재배면적은 1천ha의 마지노선이 뚫린 뒤 맥없이 주저앉기 시작했다.

가격 변동에 따라 소폭의 면적이 증가할 때도 있었지만 재배면적의 하락세는 지속됐고, 올해는 650ha 가량의 마늘 재배면적을 근근이 유지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경남도는 남해군에 마늘 재배 주산지 기준에 미달되는 재배면적을 근거로 주산지 해제 요청을 전해 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산지(主産地)' 지위가 뭐 그리 대수냐 하겠으나 불과 십 수년전까지만 해도 남해마늘은 농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 줬던 가장 환금성이 높은 작목이었고, 현재 시금치가 마늘의 지위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 빚어지고는 있으나 일선 농가에서 마늘은 여전히 높은 환금성 작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때문에 마늘값 폭락사태가 최근 몇 년처럼 잦아지기 전인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군내 마늘재배농가수만 8천6백여농가를 상회했고, 재배면적도 2천ha 규모, 마늘 생산량만 2만4천톤, 생산액은 마늘값이 가장 좋았던 2010년을 기준으로 600억원의 농가소득을 올려준 말 그대로 효자작목이 '남해마늘'이었다.

남해 사람들에게 남해마늘은 산업적 측면이나 생산량, 재배면적 등의 숫자와는 다른 역사성과 상징성을 띤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 유일의 남해마늘연구소의 문을 열 수 있었고,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 마늘팀이라는 전담팀이 생긴 것 아닐까. 때문에 주산지 해제가 더욱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당장 주산지 지위 유지로 인해 국가 예산이 더 많이 온다는 보장도 없고, 정부의 지원사업에서 우선순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 확언하기도 어렵지만 반대로 이런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돌이켜보면 '남해마늘 적정재배면적 유지에 동참해 주십시오'라는 현수막이 남해군농업기술센터 벽면에 걸려 있던 적이 꽤 오래 전 일도 아니다. 주산지 지위 유지를 위한 기준면적 확보 차원에서도, 또 남해 마늘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심도(深度)가 구호에 비해 너무나 얕았던 것은 아닌지 자성해 볼 부분이다.

지난번 시금치 가격을 다룬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지난 십 수년간 매번 반복된 상황에 해답 또한 늘 똑같이 반복됐음에도 그 때만 넘기고 나면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관행으로 일관해 온 우리 모두의 방관이 주산지 해제 위기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

기준 완화 건의로 주산지 재지정을 노린다는 복안과 더불어 남해마늘산업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 안목과 관점에서 단계별로 체계적인 육성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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