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군 조직개편, '위인설관자란' 되지 않기를…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1년 03월 19일(금) 10:32
남해군이 또 조직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제249회 남해군의회 임시회에서 하복만 의원은 남해군이 준비 중인 조직개편에 대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의견을 개진한다며 환경녹지과와 도시건축과, 남해군보건소 등의 부서에 대한 조직개편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민선 7기 장충남 군정' 들어 '조직개편'이라는 말이 너무 자주 회자되는 듯한 느낌에 그간의 조직개편 전례를 되짚어 보게 됐다.

정확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장충남 군정 3년 동안 벌써 조직개편만 세 번이 단행됐다.

처음 2018년 민선 7기 군정 출범과 동시에 부서 의견 수렴을 거쳐 2개 국(局) 체제 도입이 이뤄진 첫 조직개편이 있었고, 출범 2년차에 3국 체제를 골자로 한 두 번째 조직개편이 단행됐다. 남해군은 불과 몇 달 전인 올해초 청사신축추진단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추가 단행해 민선 7기 출범 후 거의 매년 조직개편을 단행하다시피 했다..

하복만 의원의 5분 발언에서도 언급됐듯, 변화하는 행정환경에 대응하고, 정책적·시대적 요구에 맞춰 조직의 유연성을 갖추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행정조직과 이에 따른 인력의 개편은 지향하는 바가 뚜렷해야 하고 그 지향점은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있지만, 원론적으로 남해군 행정이 지향하는 시대정신, 군정철학을 담아야 하고 주민들이 체감하고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하복만 의원이 언급한 조직개편 필요성은 부분적으로 공감이 되는 점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의 공공의료기반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고 이는 내부적으로도 고민을 해 온 것으로 안다.

다만 하 의원의 의견 중 익숙한데 다소 뜬금없는 대목은 환경녹지과와 도시건축과부분이다. 1개 과에 7~8개 팀이 소속된 해당 부서의 고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 의원이 고심해 진단한 것과 같이 공직내에서 분과(分科) 요구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그간 단행된 세 차례의 조직개편에서는 이런 고민이 없었다는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하 의원 스스로도 '공무원들의 승진기회 제공'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남해군이 준비하고 있다는 조직개편의 목적이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위관설인자치(爲官設人者治), 위인설관자란.(爲人設官者亂)'

중국 삼국시대 명재상으로 불리는 제갈량이 한 말이다. '관직에 맞춰 그에 맞는 사람을 등용하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특정 인물을 위해 불필요한 관직을 설치하면 나라가 혼란에 빠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남해군이 준비하고 있다는 조직개편이 위인설관을 위한 것이 아니기를 바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그간 보여온 장충남 군수의 인사철학과 준비하고 있다는 조직개편이 진정 부합되는지를 스스로 되돌아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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