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일방통행·관광특화가로, 상선약수의 리더십 계기 되길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1년 07월 23일(금) 11:38
관광특화가로 조성사업에서 비롯돼 일방통행 해제 논란에 이르기까지 최근 남해군 도시재생뉴딜사업과 관련한 사업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갈등이 빚은 끝에 다시 사업 재추진의 가능성이 커졌다. 2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남해읍을 남해군 관광의 허브로 만들고, 도심 경관 개선을 통한 관광객 유입효과 제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정주여건 개선 등 복합적 정책 목표를 안고 시작한 사업이지만 최근 논란이 빚어진 과정을 복기해 보면 이번 갈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논란 초기에도 언급했듯 이번 갈등은 정책 과신에서 비롯된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주민의 수용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는 어렵다. 행정의 입장에서는 주민과의 상호소통이 게을리 했을 때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얼마만큼 클 수 있는지 확인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

또 주민과 상인들의 입장에서도 남해군이 주민과의 소통을 게을리 한 점이 이같은 갈등을 촉발한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이 과정에서 공익적 가치를 도외시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는 없었는지 되돌아 보기를 바란다. 필자는 옳고 그름의 문제, 합리와 비합리의 문제를 따지기에 앞서 어떤 정책이나 주장과 관련해 반대는 '확산적 사고'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반대의 존재만으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다. 일관된 신념과 자기 확신에서 비롯된 반대는 어떤 정책이나 사업추진과정에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개선과 보완을 유도한다. 때문에 반대는 그 내용을 따지기에 앞서 존재만으로도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번 관광특화가로 조성사업에 대한 반발이 일방통행 해제로 이어진 점에 대해 필자 개인은 여전히 큰 아쉬움을 갖고 있다. 언급했듯이 소통부재에서 비롯된 반발을 이번의 관광특화가로 조성사업의 재개 여지를 가져온 적극적 소통을 통해 논란 초기에 해결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다만 이같은 장충남 군수의 결정이 불도저식 정책추진이 아닌 물의 리더십, 상선약수(上善若水)의 리더십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상선약수'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표현이다. 흔히 리더십과 관련한 논의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 말은 리더는 물과 같아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물은 흐르다 바위를 만나면 바위를 깨고 흐르지 않는다. 바위를 돌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제 몸을 갈라 바위를 감싸고 흐른다. 일방통행 해제 결정이 관광특화가로 조성사업 등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고심 끝에 내려진 결정이었기를 바란다.

물이 결국은 바다로 향하듯 이번 결정이 향후 신청사 건립 등 주변여건의 변화를 감안해 더 큰 공익을 추구하는 고민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소통은 의지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군수 개인의 철학에 그치는 소통이 아닌 행정 전반에 진정한 소통의 가치가 확산될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해 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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