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021년 한가위, 해저터널과 관광남해에 대한 소고(小考)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1년 09월 17일(금) 14:33
홍 성 진 발행인 겸 대표이사
군내 황금빛 들판이 이유 없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한가위입니다. 독자 여러분, 풍성한 한가위 되십시오.

최근 남해군은 군민 및 향우, 그리고 지역정치인들과 함께 남해발전을 이끌어낼 큰 결실을 맺었습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건설과 국도3호선 확장사업이 국가사업으로 확정된 것입니다. 축하 메시지를 담은 플래카드가 도로를 메우고 여기저기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는 행사들이 이어졌습니다. 23년 만에 이룬 결실인데다 '소멸고위험지자체'란 오명에서 인구 10만 이상의 잘 사는 남해군으로 탈바꿈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필자는 황금빛 들판에서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약간의 씁쓸함도 느낍니다. 이 들판과 바다에서 묵묵히 23년의 세월을 이겨낸 낯익은 어르신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동력이 급격히 떨어졌음에도 남해마늘밭과 남해바다를 지켰던 분들이기에 이 소식을 만끽하고 이제는 '투자 가치가 높아진 땅과 바다'에서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면… 하는 두서없는 생각 때문입니다.

들판에서 어르신들의 모습을 떠올리다 문득 세월 따라 변해가는 한가위 풍경이 못내 아쉽습니다. 힘든 시절이었지만 이웃과 양말을 나누며 공동체놀이(문화)로 온 동네가 시끌벅적했던 풍경을 떠올리니 그리움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2022년은 남해방문의 해입니다. 스페인 등이 세계적 관광지로 자리 잡은 까닭은 과거 화려했던 역사 속 건축물을 제대로 이어받은 이유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문화와 전통을 오늘날까지 잘 계승한 이유입니다. 남해는 동양 최대 현수교인 남해대교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세계적 유산으로 우뚝 서 있고 전쟁의 위급함속에서도 충무공을 감싸 안고 가묘를 만든 의로운 주민들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고장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남해의 전통문화는 급속한 노령화와 전수자 부재, 계승발전의 노력 부족 등으로 그 원형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남해사람조차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길이 열리면 자본뿐 아니라 타 지역의 문화도 밀려들어올 것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인 전통문화를 지금부터라도 지키고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2021년 한가위를 맞아 향후 건설될 남해~여수 해저터널과 잊혀진 남해의 공동체 놀이 문화의 상관관계를 애써 생각해 봅니다. 관광남해는 지역공동체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지역민의 정체성이 잘 반영되고 예술적 가치까지 갖춘 남해만의 구조물들로 완성되길 바라봅니다. 이를 위해 2022년 남해방문의 해는 남해의 대표적인 민속문화가 제대로 복원되고 구현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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