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남해마늘연구소, 혁신을 위한 공론화 장 마련되길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1년 12월 03일(금) 11:58
남해마늘연구소가 최근 인구에 회자되는 빈도가 잦아졌다. 최근 논란이 된 마늘연구소장 선임과 관련해 군민들의 주목도도 높아졌고, 또 얼마전 남해군의회 여동찬 의원이 남해마늘연구소의 변화를 촉구하는 5분 자유발언을 내놓으면서 마늘연구소에 대한 이목이 여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최근 5대 연구소장 선임을 두고 자격기준 적격여부와 관련한 논란이 일어 지난달 18일로 예정됐던 후임 연구소장 발표 및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지자체연구소 육성사업에 선정돼 145억원의 예산을 들여 설립한 국내 유일의 마늘산업 전문 연구기관으로 2008년 문을 열었다. 연구소는 남해 마늘산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육성해 지역산업 고도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는 설립목표를 띠고 십 수년간 남해군 출자·출연기관으로 운영돼 왔다.

초창기 연구성과와 기술개발, 특허 획득 등으로 연구소 설립목표에 부합되는 활동들도 있었으나 주지하는 것과 같이 마늘연구소에 대한 농민 등 군민들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이번과 같이 마늘연구소의 역할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간간이 터져나왔다. 마늘연구소 설립취지에 십분 공감하더라도 마늘재배농민들 사이에서는 연구소가 조금 더 농가의 수요에 맞는 전문성을 갖춰 주기를 바라는 요구는 꾸준히 이어져 왔고, 그 때마다 남해군과 연구소는 재배기술 보급과 육종 등은 농업기술센터의 몫이고, 연구소는 마늘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및 보급을 통한 마늘산업 전체의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받아 왔다.

남해마늘산업 육성 및 역량 강화라는 궁극적 목표로 가는 방향은 대체적인 공감대를 이뤘지만 목표점을 향해 가는 과정에 대한 합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연구소장 선임 문제도 그렇다. 설립 초기 남해마늘연구소의 전문적 기능과 역할 수행을 위해 학계나 전문가의 연구 관리와 점검이 필요했기에 연구소장 자격기준은 굉장히 높은 수준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현행 연구소장 자격기준에 부합하는 인물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문제 제기는 여러 차례 있어왔다. 연구소장 직위에 걸맞는 처우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지만 이를 개선할 여론의 지지가 약했던 탓에 이조차도 추진하기 힘들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현실에 부합한 자격기준의 정비와 마늘연구소 기능에 대한 사회적 합의 필요성을 미처 다루지 못했던 것에 대한 회의와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소장 선임 등 당면 현안을 선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늘연구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연구소장 또한 이같은 합의의 틀에서 적임자를 찾는 것이 적절하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논의가 아닌 변화된 여건에 맞는 마늘연구소의 역할 규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 형성을 위한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
이 기사는 남해미래신문 홈페이지(http://www.nhmirae.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