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미래파워인터뷰◁ 남해문학회 송홍주 신임 회장

"남해문학의 역사가 관광콘텐츠가 될 수 있는 '남해문학관' 등 인프라 구축이 주어진 소명"

홍성진 선임기자
2024년 03월 15일(금) 15:34
남해문학회 신임 회장으로 남해신협 송홍주 이사장이 선출됐다. 남해문학회는 지난달 22일 정기총회를 열고 송홍주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출했다. 송 회장과 함께 남해문학회를 이끌 임원으로 김향숙 부회장, 김성철·이종은 감사, 이혜령 사무국장, 김현근·박윤덕·김희자·문준홍·정정선 기회편집위원 등이 선임됐다. 송홍주 신임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남해문학의 맥을 이어 가는 활동뿐 아니라 과거 남해를 배경으로 한 작품 및 문인 자료 발굴, 현재 지역 문인들의 작품, 지역 출신 향우들의 작품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가칭)남해문학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남해문학의 역사적 발자취, 그리고 현재 남해문학을 대내외에 소개할 공간은 앞으로 남해관광의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남해문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남해관광의 새로운 영역이 될 것이라 확신하는 송홍주 신임회장을 만나봤다.<편집자주>

▲ 남해문학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축하드린다.
= 남해문학회의 역사는 약 40년 전 1982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 지역에 비해 그 역사가 깊다. 현재 남해군내 문인들과 향우 문인 등 30여명이 활동하고 있고 매년 군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짓기 공모전을 개최해 왔고 남해문학을 발간해 왔다. 뿐만 아니라 군내 시화전 글짓기대회 등을 열고 향토 문인 고(故) 이웃 문신수 선생의 추모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그 역사만큼이나 책임감도 무겁게 느껴진다. 이제는 역사속 남해문학과 그간 남해문학이 성장해온 기록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관련 인프라를 갖추는데 매진해야 할 때다. 남해문학의 역사가 관광콘텐츠로 연결될 수 있는 하드웨어적인 인프라 구축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한다.

▲하동 평사리 문학관에 위치한 최참판댁 전각
▲ 남해문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고민하며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 밝혔는데. 그 의미를 듣고 싶다
= 남해문학은 남해에 사람이 살면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행히 면지에 어느 정도 군내에서 구비전승된 민요, 설화나 전설 등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 작품들이 현지 주민들에게 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유배문학관에 전시된 유배객들의 작품 또한 남해를 배경으로 하거나 남해에서 탄생된 작품들이기에 남해문학의 한 줄기라 생각한다. 남해문학의 맥을 이어온 근현대 문인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전해지고 있고 현재도 탄생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남해문학을 테마로 한 공간이 없어 현지 주민들조차 남해문학을 이해하거나 알지 못한다. 문화의 불모지라 말도 이런 개념에서 나온 말인 듯싶다. 남해문학은 남해역사의 발자취이자 미래로 이어져야 할 중요한 핵심문화다. 흩어져 있는 남해문학 자료와 인물을 한눈에 살펴보고 관광객들이 남해를 이해할 수 있는 또 다른 문화관광 컨텐츠가 되어야 한다. 남해문학이 남해관광의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어야 할 때다. 요산문학관, 하동 평사리문학관, 광양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처럼 외적 인프라를 갖추고자 하는 취지다.

▲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근현대에 있어 남해와 관련 있는 인물이나 작품을 소개하고 이를 (가칭)남해문학관이 어떻게 남해문화관광 콘텐츠로 연결될 수 있는지 예를 들어 말씀을 해주시면 좋겠다.
= 남해를 배경으로 하거나 남해에서 탄생한 남해문학으로 약천 남구만의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서포 김만중 선생의 '구운몽과 사씨 남정기' 소설 등등은 이미 알려져 있는 남해문학의 한 줄기다. 근대에 들어 요산 김정한 선생은 1933년 9월 남해공립보통학교로 발령을 받은 후 1940년 남면 소재 남명공립보통학교(남명초등학교)를 떠날 때까지 남해에서 교편을 잡았다. 요산 선생은 남면 양조장 근처(지금의 수협남면지점 부근)에 셋방을 얻어 살았던 7년 동안 남해에서 작품을 써나갔다. 남해에서 교편생활을 끝낸 후 '사하촌'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요산 선생은 남해에서 탄생시킨 '기로' '옥심이' '항진기' 등 7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이들 작품이 남해에서 탄생되었고 내용중에는 남해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7년 동안 남면 일대에 방을 얻어 살았기에 이 시절 그의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은 남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그의 작품 단편 '회나뭇골 사람들'의 소재는 당시 일본인 산림주사와 있었던 일을 작품에 녹인 리얼리즘 글이다. 남해읍 회나무가 배경이다. 또한 요산 선생은 작가는 '꽃이름 풀이름을 제대로 알고 써야 한다'는 지론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남해에서 생활할 때 우리말 노트 8권과 향토식물조사록 2권, 문학용어사전 자료 등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광양시에 가면 설천면에 살았던 정병욱 선생이 윤동주 유고 작품들을 보존했던 곳을 문학 테마 관광지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으로 탈바꿈시켜 문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문학이 어떻게 관광 콘텐츠가 되었는지는 하동군 '평사리 문학관'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알다시피 실존 내용이 아니라 소설 '토지'의 공간적 배경인 최참판댁은 평사리 문학관과 함께 만들어진 곳이다. 지금은 이 일대가 음식, 기념품 등을 파는 관광지로 변모했지만 과거 실제 최참판댁은 없었다. 대하드라마 토지 방영 이후 소설의 배경이 된 이곳을 사람들이 찾자 하동군 공무원이 '최참판댁 건립'을 제안해 경남도의 지원을 얻어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문학이 관광지를 탄생시킨 대표적 예이다. 이런 의미에서 '남해문학관'이 탄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동 평사리 문학관에 위치한 최참판댁 전경
▲ 유배문학관을 활용하거나 독자적인 남해문학관 또는 남해문화예술회관 건립의 공론화를 주장하셨는데
= 남해문학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남해역사와 남해문화의 총화라 생각한다. 그것이 역사적 기록으로 정리되었던 시, 시조, 수필, 소설 등의 문학의 양식을 빌어 탄생되었던 간에 남해역사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작가의 삶, 작품의 배경, 시대적 배경 등 문학작품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가 이제는 남해문화관광의 테마이자 콘텐츠로 활용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군내 독서모임을 비롯 문학에 관심 있는 주민들의 작품이 체계적으로 전시되고 관광객에게 소개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한 공간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유배문학관 내 남해문학관을 설치하거나 독자적인 남해문학관 또는 남해문화예술회관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것이 문학인뿐만 아니라 예술계의 바람이라고 듣고 있다. 최근 모 향우가 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을 남해로 모셔왔는데 소개할 곳이나 모시고 갈 곳이 없어 안타까웠다. 특히 남해가 많은 작품들의 배경이 되었고 문학 관련 책들이 출간됨에도 남해문학을 소개할 변변한 공간조차 없어 안타까웠다. 앞으로 남해관광의 다양화와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관련 인프라를 갖추자는 목소리가 높다. 공론화를 거쳐 인프라가 속속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다양하고 좋은 작품들이 남해에서 탄생되고 문학에 대한 인구가 저변 확대되는 것이 남해문화를 형성하는 일이며 남해관광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과거와 근대, 그리고 현대 남해문학을 살펴볼 수 있는 인프라 마련에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역사적으로 보면 남해는 많은 문학작품이 탄생된 곳이자 그 배경이 된 곳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타 시군의 문학관이나 문화예술회관을 뛰어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이제 자랑스런 남해문학을 대내외에 알리고 문학을 좋아하는 주민들이 남해문학(문화)을 향유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요람이 만들어져야 할 시기다. 그렇게 되면 역사적 인물의 후손이나 문학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이 남해를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군내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 좋은 작품을 탄생시킬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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