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명의 남해 시론] 변화와 대응
2024년 07월 05일(금) 15:56
예측치를 초월하여 날로 발전하는 문명의 이기(利器)는 우리를 둘러싼 사회의 저변에서부터 일상의 개인 소비패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특히 IT산업의 발달로 이어진 AI(인공지능) 분야는 산업 전반에 걸쳐 상상을 초월하는 획기적 변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곳곳에서 인간의 예상을 무색하게 하는 현상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은 전과는 달리 매우 빠른 속도로 신속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안간힘을 쓴다. 단계적 미래 예측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IT 강국이라는 자산을 활용해서 기업경영관리의 체계를 새롭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최근 국내의 거의 모든 재벌의 총수들이 AI 관련 세계 최고의 기업 총수들과 협력 상생의 관계를 맺으려 애쓰는 것을 보면 변화의 추세와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의 구매패턴 면에서는 더욱 강도 높은 변화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의「딜리버드 코리아」라는 제품 및 물류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만드는 상품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광고로 홍보되는 상품의 이미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방법, 장단점, 후기 등과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비디오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리뷰에 의해서 더 많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한국이 IT 강국이고, 스마트폰의 보급률과 SNS 활용도가 최고세계 수준인 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을 거지만 세상의 흐름은 이런 방향으로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에서 개발된 모형의 결과에 따르면, 관리의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리뷰의 수가 광고금액보다 더 높은 비용대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광고를 통해서 한 명의 추가 회원을 획득하는 데는 $3.71이 드는 반면, 리뷰를 통해 한 명의 추가 회원을 획득하는데 드는 비용은 $2.45로 더 낮게 산출되었다.

기업이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를 확보하여 매출을 극대화 시켜야 하는 것은 경영의 기본적인 사항이다. 제품의 질이 좋아야 하고, 소비자의 측면에서 가성비가 있으면 홍보 매체를 통해서 광고만 잘하면 팔리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에 고객과의 실시간에 가까운 양방향 소통이 전제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고객과의 소통을 관리하는 측면이 오히려 매출을 증대시키는 데 유리한 패턴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잘 보여 주는 자료다.

남해군은 2021년 4월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관광전문재단을 설립하여 관광을 행정의 중심축에 놓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지역관광추진조직(DMO) 평가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22년에는 '남해방문의 해'를 선포하여 관광이 살길이라며 힘찬 시동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는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참신하고 모험적인 시도를 하여 남해가 가진 남다른 매력을 디자인해 나가고 있는지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남해는 관광객의 입장으로 볼 때 제품이고, 관광객은 남해의 입장으로 볼 때 소비자고 고객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객의 리뷰가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행정의 방향도 다른 지자체보다 먼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남해군엔 젊고 우수한 자질을 가진 신세대 공무원들이 많다. 그들에게 익숙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틱톡, 구글, 트러스트파일럿, 레딧 등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하여 남해라는 상품을 리뷰하는 고객들의 관리를 위한 전담인력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리뷰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창구이기 때문이다.

재미있고 시각적인 역동성이 돋보이는 리뷰가 끝없이 생성되도록 양질의 소비자를 만들어 내고, 특정 리뷰에서 고객의 불만족 사항이 발견되면, 내용의 타당성을 살펴보고 서비스 및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즉시 반영해야 하고 리뷰를 올린 고객에 대해 상응하는 보상을 해 줌으로써 충성도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남해를 실지로 방문한 관광객의 경험과 의견이 담긴 리뷰는 다른 잠재 고객의 확대에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리뷰는 단순히 "거기 한번 가 볼까?"라는 소극적 결정이 아니라 "아! 그래, 거기로 가야겠구나"라는 적극적 결정을 만들어 낸다. 가격 대비 효용이라는 가치에서 이제는 사람의 감성도 가성비에 이미 포함되어 버린 지 오래다.

기술의 진화로 고객들은 자기가 행한 과정을 상대나 주변인들에 대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영향력을 주고, 때로는 생각의 동의를 받고 싶어 한다. 우리는 이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해야만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1,000만 관광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지난 시론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매년 변화 없이 답습하고 있는 축제, 남들 다하고 있는 비슷한 방식의 아이디어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 최초, 최대, 최고가 아니면 승부를 걸기가 어려운 것은, 이미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고객의 정보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진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금 년 들어선, 예년보다도 개성 있는 이벤트나 변화를 감지한 새로운 방법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문명의 흐름은 매우 복잡하고 빠르다. 적당하게, 느슨한 태도에 익숙한 관행으론 다가올 미래를 맞이하기가 쉽지가 않다. 남해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감동을 얻어갈 수 있도록 군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하여 계도 하는 것도 한층 더 강도를 높여야 한다. 감동은 빼어난 경관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사람을 통해서 느껴지고 사람이 만들어 낸 감동은 조금은 부족한 부분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용인하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다.

필자는 가끔 여행을 간다. 훌쩍 어디론 가를 향해서 길을 걷다 보면 인생이라는 길 위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여행의 길 끝에는 항상 누군가 그리운 사람이 있었다. 거기가 풍광이 빼어나서 갔던 게 아니라 거기 그 사람이 있어서 갔던 것이었다. 그 사람은 나에게 리뷰와 같은 존재였다. 단적인 사례를 통하여 진단하였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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