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마블'의 구세주 등장

보물섬시네마 <데드풀과 울버린> 개봉
액션, 코미디 가득한 매력적인 상극의 콤비 <로건>, <데드풀>

백혜림·조승현 기자
2024년 07월 26일(금) 10:46
최근 디즈니의 '마블' 영화들은 <앤트맨: 퀀터매니아>, <변호사 쉬헐크>, <더 마블스>, <시크릿 인베이전>의 처참한 연타석 흥행 실패 및 실망스러운 완성도, 거대한 크로스오버 이벤트인 <어벤져스: 캉 다이너스티>의 핵심 악당이 될 '캉' 역할을 맡은 배우 조너선 메이저스가 폭행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는 등 '마블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미래에 거대한 먹구름과 적신호가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결국 디즈니는 최근 준비 중인 차기 프로젝트들을 대거 보류 및 예산 삭감을 감행하고 있고, 인기있던 원년 멤버들을 복귀시키려는 루머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1년 페이즈4에 진입한 이후로, 숱한 작품을 내놓았으나 호평을 받고 흥행 돌풍을 기록한 영화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정도가 유일합니다. 디즈니가 절치부심하며, 인수했던 20세기 폭스사의 '엑스맨 유니버스'를 활용한 첫 번째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올해 유일하게 상영되는 마블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이자, 디즈니의 첫 엑스맨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이 과연 몰락해가는 마블의 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마블을 구하기 위한 마블의 구세주 <로건>과 <데드풀>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시리즈 주축 캐릭터에 대한 멋지고 장중한 마무리 <로건>

<로건>은 울버린 실사영화 시리즈의 최종장이자 엑스맨 유니버스의 주축이 된 '울버린' 캐릭터에 대한 장엄한 마무리를 보여줬습니다. 제90회 아카데미 각색상 후보로 선택된 <로건>은 현재까지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스파이더맨 2>, <다크 나이트>와 함께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슈퍼 히어로 명작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관객들이 원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의 공식들을 철저히 깨버리고, 서부극을 테마로 지난 20년간 엑스맨 유니버스의 핵심이었던 캐릭터 '로건'과 그를 연기한 배우 휴 잭맨에 대한 헌사가 가득합니다.

그동안 노화된 세포 다시 재생시켜버리는 능력을 가진 '로건'은 20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영원히 죽지 않을 것 같은 불사신이었습니다. 그런 말도 안되는 능력을 가졌던 로건이 시대의 흐름이 바뀌면서 예전과 같이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손은 떨리고, 몸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살아생전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던 죽음의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다가오는 와중에 자신과 똑같은 능력, 비슷한 성격을 지닌 한 소녀를 만나게 되며 같이 여행을 떠납니다.

그 끝에는 울버린이라는 캐릭터의 마지막 영화로 예우를 갖추고, 팬들이 만족할 장중한 마무리를 선보였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제작비의 6배에 달하는 흥행을 성공한 <로건>의 여정은 이번에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으로 약간 더 연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데드풀과 울버린>에서는 <로건>의 멋진 엔딩 장면에 대한 다양한 헌사와 제4의 벽을 깨부수는 메타개그가 들어가기 때문에 <로건>을 꼭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히어로가 이래도 돼요?", "응, 돼." <데드풀>

수많은 히어로물을 만들어낸 '마블' 사, 이런 영웅은 처음이 아닐까요?

포스터에서도 그를 단 세 개의 형용사로 설명해주듯 적혀있죠, '거친 녀석', '건방진 녀석', '요염한 녀석'이라고 말이죠. <데드풀>, '마블' 사가 어린이들의 우상, 희망, 악에 맞서 싸우는 정의감과 책임감으로 무장한 히어로들을 여태껏 선보여왔고, 당신들이 그것에 익숙해져 왔다면 이 영화의 이질감과 신선한 충격에 그 이전의 편견들이 모래성처럼 부서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괴팍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 내키는대로, 골때리면서, 신랄한 드립들을 난무하는 분명 히어로물의 영웅같은 차림새이지만 별종인 주인공이 등장하거든요.

무엇보다 '공익'을 위해 '누가 봐도 악당인 놈'과 싸우는 영웅이 아닌, '나를 이렇게 만든 악당 놈'에게 복수를 하는 영웅과 그 전개부터 신선하게 다가오죠.

2016년 2월에 개봉한 <데드풀>은 '팀 밀러' 감독이 지휘했으며, 코믹하고 유쾌한 연기가 인상적인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인공 '웨이드 윌슨(데드풀)' 역을 맡았으며, '모레나 바카린'이 주인공 '웨이드'의 여자친구 '바네사 칼라일' 역을, 악역 전문 배우로 낯익은 '애드 스크레인'이 여기서도 '웨이드'를 상대하는 악당 '에이잭스' 역을 맡으며 열연을 펼쳤습니다.

슈퍼히어로, 안티히어로, 피카레스크, 블랙 코미디의 장르가 고루 섞인 <데드풀>은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더러 나오기도 하고 선정적이고 민망한 대사들도 꽤나 자주 나오기에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여타 히어로물의 정의감 넘치고 행실 바른, 건실한 영웅이 아니라 그야말로 입담이 다소 거칠고 제멋대로에 소위 '매운맛', 아니 '핵불닭맛'의 영웅이 등장해 호쾌한 음악이 깔리면서 진행되는 피 튀기는 액션뿐만 아니라(진짜로 피 튀기는) 극장 너머의 영화팬들을 깜짝깜짝 놀래키면서도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아가리 파이터'의 면모가 더욱 매력적입니다.

유쾌하고 맵디 매운 별난 히어로를 보고 싶다면 '마블'의 이단과 같은 <데드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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