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한결같이 두곡해수욕장을 찾는 이유 '정(情)'
대구서 매년 여름 두곡을 찾는 단골 피서객-김경민·함영주 부부
"피서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는 설레는 일"
홍성진 선임기자
2024년 08월 09일(금) 10:35
|
"해수욕장에도 단골 손님이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왔다. 취재를 부탁드린다"
여름 불볕더위가 한창인 지난달 29일 오후 두곡마을 최길세 이장으로부터 취재요청을 받았다.
해수욕장에도 단골 손님이 있다는 말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연이 궁금하기도 해 두곡해수욕장 방풍림 숲으로 발길을 옮겼다.
경북에 사는 김경민(76년생), 함영주(81년생) 부부였다.
두곡마을 주민들과 숲속 평상에 둥그렇게 앉아 돌문어를 두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미 알고 지내는 사이임을 알 수 있다.
최길세 이장과 마을주민들은 이때쯤 이분들이 캠핑을 하러 오실거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어김없이 나타나 줘 고맙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 취재를 부탁했다고 소개했다.
10년 세월 매년 여름 피서철 이맘때 한해도 거르지 않고 3박 4일 일정으로 남해로 왔다는 김씨 부부에게 매년 두곡해수욕장만 찾는 이유를 물었다.
10년 전 사람이 북적이는 곳보다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곳을 검색하다 남해 두곡해수욕장으로 오게 됐다. 편안하고 시원한 해수욕장이란 느낌과 함께 몽돌이 있어 좋았다. 요리를 하다 식재료를 사러 마트에 갔지만 원하는 양배추가 없어 마을주민께 구할 수 없냐고 물었더니 이 삼촌이 자신의 밭에 가 직접 심은 양배추를 캐 주셨다. 그것도 무료로.
'잠시 머물다 떠날 캠핑객에게 누가 직접 밭에 가서 식재료를 캐 줄까 곰곰이 생각하니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너무나 고마웠다.
잠시 머무는 손님인데 귀찮게 밭에 까지 가는 수고를 해줄 사람들이 있을까 싶었다.
그 때부터 양배추를 밭에서 직접 캐 준 이분을 '양배추 삼촌'이라 불렀고 마을 어른들 또한 삼촌, 이모가 되었다.
또 10년 전 그때 그날 처음 온 해수욕장에는 작은 음악회가 열려었다. 면민들로 구성된 색스폰 동호인들의 연주에 매료되었다.
요란하지도 않고 북적이지도 않은 그야말로 바닷가의 작은 음악회가 왜 그런지 기억에 남았고 남편은 그해 색스폰을 사서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날 남편은 작은 음악회에서 그날 무대 올라 노래도 한 곡조도 뽑았다. 모두 기억에 남아 있다. 남해에 와 양배추도 얻고 음악도 감상하며, 노래까지 불렀다. 10년 전 기억이 새롭다. 그렇지만 매년 남해로 오게 만든 것은 정(情)이 넘치는 친절한 삼촌, 이모들이 여기 두곡에 계시기 때문이다.
대화가 무르익을 쯤, 이들 부부는 경북에서 인삼을 넣어 직접 담은 식혜, 텃밭에서 생산한 고추, 그리고 잘 다듬은 10인분 분량의 고기를 아이스박스에서 꺼냈다.
그리고 김씨는 직접 고기를 요리해 삼촌, 이모들과 함께 앉아 먹으며 다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먹으려 장만해 왔다는 것이다.
현재 김씨는 경북에서 30년 동안 축사를 운영하고 있고, 함씨는 어린이집을 20년간 경영해 오고 있다고 한다. 경북도 어린이들이 없어 힘이 든다는 함씨는 가깝다면 매주 오고 싶은데 3시간 30분을 달려와야 하다 보니 자주는 못왔다고 한다.
그래서 남해에서 집을 구하려고 현재 알아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흐르면 남해에 정착할 계획이란다.
두곡에 바라는 점이 무언지 묻자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에다 편안한 곳이라 쉬는 것은 만족한다. 그래도 과하지 않고 정을 느낄 수 있는 추억거리 이벤트 행사가 필요한 것 같다고 귀뜸한다. 내일 이장님이 새우 사준다고 자랑하는 이들 부부는 삼촌, 이모들이 내년에도 이맘때 우리를 기다릴 것을 알기에 함께 만나자고 제안한다.
최길세 이장은 "안그래도 문경이 올 때가 되었는데…기다렸다"고 말을 거든다.
연일 35도가 넘는 불볕더위를 속에 피서지는 누구에는 잠시 더위를 피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또 누구에는 삼촌과 이모들을 만나 그간 살아온 이야기와 정(情)을 나누는 공간인 것 같다.
사람들과 북적이는 동해를 피해 남해를 찾은 이들 부부에게 두곡해수욕장 피서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는 설레는 일인 듯 하다.
여름 불볕더위가 한창인 지난달 29일 오후 두곡마을 최길세 이장으로부터 취재요청을 받았다.
해수욕장에도 단골 손님이 있다는 말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연이 궁금하기도 해 두곡해수욕장 방풍림 숲으로 발길을 옮겼다.
경북에 사는 김경민(76년생), 함영주(81년생) 부부였다.
두곡마을 주민들과 숲속 평상에 둥그렇게 앉아 돌문어를 두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미 알고 지내는 사이임을 알 수 있다.
최길세 이장과 마을주민들은 이때쯤 이분들이 캠핑을 하러 오실거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어김없이 나타나 줘 고맙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 취재를 부탁했다고 소개했다.
10년 세월 매년 여름 피서철 이맘때 한해도 거르지 않고 3박 4일 일정으로 남해로 왔다는 김씨 부부에게 매년 두곡해수욕장만 찾는 이유를 물었다.
10년 전 사람이 북적이는 곳보다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곳을 검색하다 남해 두곡해수욕장으로 오게 됐다. 편안하고 시원한 해수욕장이란 느낌과 함께 몽돌이 있어 좋았다. 요리를 하다 식재료를 사러 마트에 갔지만 원하는 양배추가 없어 마을주민께 구할 수 없냐고 물었더니 이 삼촌이 자신의 밭에 가 직접 심은 양배추를 캐 주셨다. 그것도 무료로.
'잠시 머물다 떠날 캠핑객에게 누가 직접 밭에 가서 식재료를 캐 줄까 곰곰이 생각하니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너무나 고마웠다.
잠시 머무는 손님인데 귀찮게 밭에 까지 가는 수고를 해줄 사람들이 있을까 싶었다.
그 때부터 양배추를 밭에서 직접 캐 준 이분을 '양배추 삼촌'이라 불렀고 마을 어른들 또한 삼촌, 이모가 되었다.
또 10년 전 그때 그날 처음 온 해수욕장에는 작은 음악회가 열려었다. 면민들로 구성된 색스폰 동호인들의 연주에 매료되었다.
요란하지도 않고 북적이지도 않은 그야말로 바닷가의 작은 음악회가 왜 그런지 기억에 남았고 남편은 그해 색스폰을 사서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날 남편은 작은 음악회에서 그날 무대 올라 노래도 한 곡조도 뽑았다. 모두 기억에 남아 있다. 남해에 와 양배추도 얻고 음악도 감상하며, 노래까지 불렀다. 10년 전 기억이 새롭다. 그렇지만 매년 남해로 오게 만든 것은 정(情)이 넘치는 친절한 삼촌, 이모들이 여기 두곡에 계시기 때문이다.
대화가 무르익을 쯤, 이들 부부는 경북에서 인삼을 넣어 직접 담은 식혜, 텃밭에서 생산한 고추, 그리고 잘 다듬은 10인분 분량의 고기를 아이스박스에서 꺼냈다.
그리고 김씨는 직접 고기를 요리해 삼촌, 이모들과 함께 앉아 먹으며 다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먹으려 장만해 왔다는 것이다.
현재 김씨는 경북에서 30년 동안 축사를 운영하고 있고, 함씨는 어린이집을 20년간 경영해 오고 있다고 한다. 경북도 어린이들이 없어 힘이 든다는 함씨는 가깝다면 매주 오고 싶은데 3시간 30분을 달려와야 하다 보니 자주는 못왔다고 한다.
그래서 남해에서 집을 구하려고 현재 알아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흐르면 남해에 정착할 계획이란다.
두곡에 바라는 점이 무언지 묻자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에다 편안한 곳이라 쉬는 것은 만족한다. 그래도 과하지 않고 정을 느낄 수 있는 추억거리 이벤트 행사가 필요한 것 같다고 귀뜸한다. 내일 이장님이 새우 사준다고 자랑하는 이들 부부는 삼촌, 이모들이 내년에도 이맘때 우리를 기다릴 것을 알기에 함께 만나자고 제안한다.
최길세 이장은 "안그래도 문경이 올 때가 되었는데…기다렸다"고 말을 거든다.
연일 35도가 넘는 불볕더위를 속에 피서지는 누구에는 잠시 더위를 피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또 누구에는 삼촌과 이모들을 만나 그간 살아온 이야기와 정(情)을 나누는 공간인 것 같다.
사람들과 북적이는 동해를 피해 남해를 찾은 이들 부부에게 두곡해수욕장 피서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는 설레는 일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