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기영의 남해 詩산책] 토룡이의 투잡
2024년 08월 16일(금) 09:52
慧鏡 곽기영

1.생生

텃밭 상추 사이사이로

꿈틀꿈틀 단단한 땅을 파헤치고

답답한 땅속에서 신선한

산소를 주입시킬 터널을 뚫고 있다.



토룡이가 텃밭에서 꿈틀 댈 때마다

땅속의 암흑은 사라지고

신선한 공기와 햇볕이 스며들고

분변토를 받아먹은 채소들이 풍성하다.



밟지 마세요.

토룡이도 밟으면 아프다 꿈틀거립니다.



2.사死

내 아내가 출근 준비를 하면서

내 눈앞에서 거울 보며

빨간 립스틱을 입술에 문지르자

스멀스멀 토룡이가 꿈틀거린다.



입술의 주름은 사라지고

여자의 붉은 욕망은

여자에서 여자로 전염되어

토룡이 너로부터 아름다운 색소를 찾는다.



징그럽다 하지 마세요.

토룡이가 여자의 입술에서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혜경 곽기영

- 現)2022 문학광장 회장

- 2012 서정문학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3 문학광장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4 문학광장 2대 회장(2014-2016)

- 2016 문학신문 2016년 신춘문예 시(詩)부문 당선 등단

- 現) 한국문인협회 회원

- 現) 남해보물섬독서학교 자문위원

- 2002 대통령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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