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추석 명절에 생각해 보는 '남해의 방향'
2024년 09월 13일(금) 09:10
홍 성 진 발행인 겸 대표이사
어김없이 한가위 추석 명절이 찾아왔다.

어릴 적에는 그렇게도 기다리고 학수고대하던 명절이었건만 세월이 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명절이 주는 무언의 압박감과 책임감에 어릴 적 설레는 마음은 점점 퇴색되어 간다. 그럼에도 휘영청 밝고 둥근 달을 배경으로 모락 모락 올라오는 초가집 연기가 그려진 이미지를 떠올릴 때마다 마음 속에는 애잔하지만 한가롭고 풍요로운 뭔가가 흘러간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벌초는 반드시 내 손으로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충실하며 거르지 않았던 세대들에게 이제 칡넝쿨이 우거진 선산은 힘에 부치는 모양이다. 대행사를 찾거나 평장묘를 준비한다. 그렇다고 취업 걱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몇 안되는 다음 세대가 벌초문화를 이어받길 강요하거나 원하지도 않는다. '세상 따라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예초기를 메고 내려온다.

한해 남해에서만 700여명이 주민등록 기준으로 사라지는 세상이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마다 다음 세대로 이어질수록 가속화되는 인구절벽의 흐름을 어떻게 살아낼지 걱정이다.

최근 수출이 살아나고 있다지만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수는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3만5천명이 줄면서 두 달째 마이너스를 이어갔고 건설업 취업자수도 지난해 동월보다 8만4천명이나 줄었다고 한다.

경제를 예견하는 사람들 중에는 누가 집권하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경우 큰 이변이나 경제변수가 없는 한 2%대의 경제성장률만 유지해도 잘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단언한다. 급속한 경제성장기 제조업과 건설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지만 언젠가부터 첨단산업과 정보화산업, 로봇산업, 우주항공산업 등등으로 무게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남해는 급속한 경제성장기에도 지리적 여건 등 여러 조건으로 인해 제조업과 건설업이 꽃피우지 못했다. 한해 한해 급격하게 줄어드는 인구흐름을 감안하면 노동집약적인 1차산업에 승부를 걸 수도 없다. 그렇다고 증명된 산업에 뒤늦게 집중할 수도 없는 처지다. 이런 이유로 군내 많은 사람들은 좋든 싫든 관광업과 서비스산업에 남해는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관광산업과 서비스산업이 가야 할 길이라면 목표를 분명히 하고 세대가 변해도 계속적으로 한길을 걸어가야 한다. 선조들이 남긴 건축물과 역사가 바로 후손들이 먹고사는 관광자원인 유럽의 국가들에서 문화와 역사가 곧 관광의 핵심 요인인 것을 깨닫는다. 지금부터라도 남해의 역사를 발굴하고 그 의미나 가치부터 되찾는 일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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