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굴뚝 산업' 유치 냉정한 한계 존재
관광기업 교육사업 투자로 생산가능인구 증대 가능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불러온 전방위적 위기
양질의 일자리 창출(기업 유치)의 한계
'교육사업'이 생산가능인구 늘릴 수 있다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2월 13일(금)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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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남해읍 사거리. 한때 상가 권리금이 수천만 원을 호가하던 이곳에 '임대문의' 종이가 붙어 있다. 단순히 경기가 안 좋아서라고 하기엔 공실의 회복 속도가 너무나 더디다. 무엇이 남해의 중심 상권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일까? 남해군 중심 상권마저 무너져 가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경기침체만의 탓은 아닌 것 같다. 시장을 돌릴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가게를 찾는 소비층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구 구조에 대해 더욱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에 본지는 한 지역의 경제에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연령대의 인구, 경제적 활력과 성장 잠재력을 가늠하는 기초 지표인 생산가능인구를 살펴보고 '관광기업과 교육사업의 결합'이 인구 증대의 유효한 방안이 될 수 있을지 진단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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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경제동력 생산가능인구(15~64세) 주목
현재 국가적인 저성장 기조와 고금리, 고물가는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특히 남해군과 같은 농어촌 지역은 외부 소비 유입보다 지역 내 내수 소비 의존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런 지역일수록 생산가능인구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은 늘어난 반면, 주민들의 실질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며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남해군에서 시행하는 소상공인 육성자금 지원이 한 달 만에 소진될 정도로 상인들은 대출로 버티고 있지만, 대출 규제와 원리금 상환 부담은 오히려 폐업을 가속화하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 구조다. 2026년 현재 남해군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40%를 상회하는 '초고령화 사회'의 정점에 있다.
남해군의 핵심 경제 동력인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역 경제의 실핏줄이라 할 수 있는 요식업부터 미래를 담보하는 교육·문화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구조적 마비' 현상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본지가 남해군 인구 구조 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지난 5년간 남해군의 생산가능인구는 약 1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숫자 감소를 넘어, 실제 지역 경제 현장에서 일하고 소비할 '주체'가 100명 중 10명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남해읍 사거리의 빈 점포들은 단순한 경기 불황의 결과가 아니라 '장사를 할 사람'과 '돈을 쓸 사람'이 동시에 사라지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남해군의 생산가능인구가 5년 만에 10% 이상 증발하면서,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불러온 전방위적 위기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군내 전 산업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군내 요식업의 경우 주방 찬모나 서빙 인력을 구하지 못해 사장님 홀로 일하는 '1인 업소'나 가족중심 업소가 급증했다. 물론 인건비 상승 영향도 있겠지만 인력을 구하고 싶어도 사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외식 소비가 가장 활발한 20~50대 인구가 줄면서 평일 저녁 8시 이후 상권은 사실상 활력을 잃은 상태다. 읍사거리의 공실은 바로 이 '저녁 손님'의 실종과 연계되어 있다.
군내 한 음식점 점주는 "이제는 경기침체와 인건비 상승으로 사람을 쓸 생각도 없지만 사람을 구하고 싶어도 관공서 공공근로나 기간제를 선호하다 보니 사람 구하기도 하늘에 별 따기다"면서 "남해는 사람 구하기가 사실 힘들어 가족이나 친인척에 의존해 가게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교육현장에서는 학령인구(0~14세)를 뒷받침할 부모 세대(생산가능인구)가 떠나면서 학교 폐교 위기가 가속화 되고 있다. 교육 인프라의 위축은 다시 젊은 층의 이탈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반복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의 가장 핵심이 되는 3040세대가 남해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 및 '자녀 교육' 문제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또 생산가능인구 부족은 건설, 환경, 서비스업 등 모든 산업에서 숙련공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건축현장에는 군내에서 숙련된 목수를 구하기가 힘들다보니 외지 건축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하자 발생시에도 외지 기술자를 불러 수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매년 남해군 생산가능인구는 매년 2~3%씩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연령대별 전출 이유는 무엇일까. 학계의 인구 이동 이론과 남해군이 전출입 데이터, 전출지 등을 종합분석해 보면 남해군의 생산인구 감소의 주된 원인을 연령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20대는 대학 진학과 일자리를 찾아 주로 수도권으로, 생산가능인구의 핵심인 3040대는 자녀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인근 진주나 사천으로, 50대 이상은 주로 병원 등 의료 시설이 많은 대도시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남해군 전출 인구 설문 및 사회조사 지표를 바탕으로 남해군 생산가능인구 감소 원인의 비중을 추정해보면 양질의 일자리 부족(45%), 자녀 교육 환경 불안(35%), 의료 및 문화 인프라 미비(15%), 교통 등 기타(5%) 순인 것으로 분석된다.
남해군 산업 구조는 농수산물과 영세 서비스업에 치중되어 있어 고학력 청년층이 수용될 '화이트칼라' 직업군이 미미하고 양질의 제조업체 일자리가 거의 없어 20대 이상 젊은층의 유출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자녀 교육과 양질의 의료시설을 찾아 남해를 떠는 것도 군내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장사를 할 사람'과 '일을 할 사람' '돈을 쓸 사람'인 생산가능인구 유입이 시급하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업 유치)의 한계
그러나 남해는 양질의 일자리의 핵심인 제조업 등 우량 기업을 유치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수십 년간 이어진 제조업 유치 노력에도 지리적, 물류적 한계라는 거대한 장벽에 매번 좌절을 맞보아야 했다.
남해군이 대규모 제조업이나 기업을 유치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지리적 고립성과 물류비용이었다.고속도로와 연결성이 낮고, 인근 광양·여수 산단과 인접해 있음에도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원자재 반입과 완제품 반출에 드는 비용이 타 내륙 지역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제조업이 필요로 하는 젊은 노동력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아울러 청정 남해의 이미지와 수산업 기반의 경제 구조는 대규모 공장 설립 시 환경 오염 우려로 유입이 쉽지 않았다.
실제로 조선소와 일반 산업단지 조성시도가 있어지만 여러 차례 무산된 배경에는 '낮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한 지리경제적 한계가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관광업 관련 기업' 유치 필요
이처럼 전통적인 '굴뚝 산업' 유치는 한계에 부딪혔지만, 자연경관은 오히려 관광 관련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획기적 접근성 개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에 최근 대형 리조트 기업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대명 쏠비치 준공은 그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앞으로도 인근 여수나 광양 등지와 관광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형 골프장 리조트가 남해에 2~3곳에 더 유치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그 방법면에서 생산가능인구 증대를 위해 아난티처럼 교육사업이 부가적 조건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거대 기업의 교육사업 투자가 3040세대들이 남해로 유입하게 만들 강력한 유인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 관련 우량 기업 유치시에는 반드시 전국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남해로 보내야만 하는 과감한 교육사업 투자를 전제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
'교육사업'이 생산가능인구 (15~64세)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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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관광기업 아난티(ANANTI)와 명문고로 거듭난 해성고등학교의 상생 모델이 실제로 생산가능인구(15~64세)를 늘리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폐교 위기에 몰렸던 해성고는 2006년 아난티(당시 에머슨퍼시픽)가 학교 법인을 인수하면서 대전환점을 맞았다.
'전국 단위 모집 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해성고는 단순히 학생 수 유지를 넘어 교육을 위해 자녀와 함께 부모가 남해로 이주하거나, 조부모가 거주하는 고향으로 유학을 보내는 실질적인 인구 유입 효과로 이어졌다. 기업의 자본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그 교육이 다시 젊은 인구를 불러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아난티는 인수 초기부터 '전교생 장학금'에 준하는 파격적인 지원을 이어왔다. 성적 우수자는 물론, 가계 곤란 학생들을 위한 '아난티 장학금'을 별도로 운영,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 관광 기업의 글로벌 역량을 교육에 접목했다. 최신식 기숙사 건립과 도서관 리모델링 등 하드웨어적 투자는 물론, 기업 인프라를 활용한 체험 학습 기회 등을 제공하며 해성고를 '공교육의 롤모델'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전폭적인 투자의 결과, 해성고는 매년 주요 대학 합격자를 대거 배출하며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문고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학부모들이 남해를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자녀 교육의 최적지'로 인식하게 만든 핵심 요인이 되었다.
'교육사업'이 '생산가능인구 증대' 가능
언급한대로 남해는 제조업 유치 대신 '교육'과 '관광'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통해 생산가능인구를 유입시키는 결과 또한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다.
관광 기업의 대규모 교육 사업 투자는 3040 세대 생산가능인구의 정착을 유도한다.
이는 단순 방문객 위주의 유동인구를 넘어선 실질적인 '생산과 소비 주체'의 유입을 의미한다.
또한 교육을 위해 머무는 학부모와 관계자들은 지역 내 서비스업 수요를 창출하며, 이는 관광기업에게도 안정적인 배후 시장을 제공하는 것이 된다.
아울러 공장은 언제든 이전이 가능하지만 '학교'라는 지역공동체의 핵심은 세대를 이어 남게 된다. 관광기업의 투자가 학교로 향할 때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받을 수 있다.
제2의 해성고 모델 확산으로 생산가능인구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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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와 해성고의 성공은 기업 유치가 반드시 '굴뚝'일 필요는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남해군은 앞으로 관광 관련 우량 기업 유치 시, 전국 단위 경쟁력을 갖춘 교육 사업 투자를 필수 전제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
관광 자원을 가진 지자체가 우수한 사학 재단이나 기업 교육 기관을 만들어 교육 특화 도시로 거듭난다면, 청년층의 이탈을 막고 유입을 촉진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남해 해성고와 제주 국제학교 등등은 관광지가 교육사업과 연계한다면 인구증대 관련 나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2, 제3의 해성고 모델이 남해 전역으로 확산될 때, 읍사거리의 빈 점포에는 다시금 활기찬 사람들의 온기가 채워질 것이란 믿는다.
현재 남해는 훼손되지 않은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어 관광 대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다. 특히 남해~여수 해저터널 개통을 앞두고 대형 리조트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도 사살이다. 경기 회복시 투자자가 남해를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 경우 남해군은 단순한 시설 유치를 넘어 반드시 이들이 교육사업을 펼치도록 부가 조건을 달아야 한다. 민간기업의 투자가 공공 교육에까지 확산되도록 가능하다면 남해군조례로 규정해 두는 것도 검토해 볼 일이다. 남해는 '장사를 할 사람'과 '일을 할 사람' '돈을 쓸 사람'인 생산가능인구 대거 유입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