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연월일 : 2026년 03월 20일(금)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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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 곽기영
이 봄
내 편이 되어주는 봄 바람에게 건넸다.
건넨 건
안개 속에 헤매는 지난날의 사랑과 퇴색한 그리움이
찻잔 위로 흩날리는 향기 같아 오래 둘 수 없었기에
미련 한 줌 잡기 싫었고
참을 용기가 없어
봄 바람 부는 날 주저 없이 나는 너를 보내고 말았다.
너 아닌 나만이
그리움에 목말라하고
외로움에 털썩 주저앉아 흐느끼며 울어보았지만
나의 가슴 한구석에 머무는 것은
새까맣게 타버린 사랑에 아리고 아린 가슴뿐이었다.
단 한 번의 사랑이 떠나가고
단 한 번의 이별이 찾아오는
애증의 덤불 속에서 맴돌던
더딘 사랑이 미워서 울었던 지난 그리움은
눈물로 얼룩진 수채화였다.
모든 게 뿔뿔이 흩어진 사연
바람 불면 실려 보낼 것 없고
비 내리면
눈물 아닌 빗물임을 감지하는 마음
어디에 두었는지
이별은
어디에 묻었는지
분간 못하니 이번 생은 그냥 잊자.
나는
너를
보내버리고
가고
와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였다.
혜경 곽기영
- 現)2022 문학광장 회장
- 2012 서정문학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3 문학광장 시 부문 당선 등단
- 2014 문학광장 2대 회장(2014-2016)
- 2016 문학신문 2016년 신춘문예 시(詩)부문 당선 등단
- 現) 한국문인협회 회원
- 現) 남해보물섬독서학교 자문위원
- 2002 대통령표창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