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헐값 관세 장벽이 부른 마늘가격 폭락, 정부가 농가 최저생산비 보장에 즉각 개입하라"

남해농민단체 연대기자회견, 마늘농가 최저생산비 보장 촉구
"정부, 비관세 장벽 즉각 추진하고
하품 마늘 국가 수매로 즉각 개입하라"

이태인, 홍성진 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6월 19일(금) 15:38
남해군의 핵심 작물인 마늘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이 생산비 보장과 유통 구조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 남해군지회를 포함한 남해 지역의 농업인 단체들은 지난 16일, 남해군청 느티나무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과 농협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마늘생산자협회남해군지회를 주축으로 전국이통장연합회남해군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남해군연합회, 전국농민회남해군지회, 전국여성농민회, 남해군미니단호박작목회, 남해시금치작목회 등 남해의 땅을 지키는 핵심 농업 단체들이 연대하여 대거 참석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단체 대표자들은 무너진 마늘값 앞에서 한결같이 울분을 터뜨렸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남해군지회 김종준 지회장은 인사말에서 '해마다 재배 면적은 줄고 수급량도 감소했는데 가격만 떨어지는 기이한 폭락 사태'를 지적하며, 이는 농가 조합원들을 책임져야 할 지역 농협 조합장들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 탓이라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농민들에게는 제값을 보장받을 때까지 성급한 홍수 출하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국이통장연합회 남해군연합회 조병래 사무국장은 '농촌 경제의 기본이자 기둥인 마늘 농업이 무너지면 남해 전체의 산업 생태계와 지역 경제가 완전히 붕괴된다'고 경고했다.
이 문제는 일부 마늘 농가만의 일이 아니라 남해군민 모두가 사활을 걸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생존의 문제라고 호소했다.
한국농업경영인남해군연합회 이민식 회장은 '40년 동안 농민운동을 하며 거리와 아스팔트 위에서 수없이 투쟁했으나 농가의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며 한탄했다.
특히 '공산품은 생산자가 가격을 결정하는데 오직 농산물만 장사꾼인 경매인들이 가격을 후려치는 불합리한 현실이라며, 농민들이 스스로의 권익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중앙연합회 권혁정 사무총장은 '전국적으로 마늘 생산량과 재고가 줄었음에도 현지 가격이 하락하는 비정상적인 유통 흐름의 배후에는 중간 상인과 대기업 유통사의 농단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도의 양념류 기준인 남도마늘 재배지가 무너지면 국산 마늘 전체가 중국산에 잠식될 것이라 경고하며, 정부의 잔류농약검사 강화 등 비관세 장벽 도입 및 하품 국산 마늘의 국가 전량 수매를 통한 시장 개입 등 재정적 구제책을 즉각 발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해군여성농민회 구점숙 부회장 역시 '이 문제가 편법 수입 마늘과 국가 관세 제도에서 비롯된 거시적 아픔이지만, 남해군청과 지역농협이 이를 강 건너 불 보듯 구경만 해서는 안 되며 지역 내에서 가격을 지탱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어망과 대책 기구를 당장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농가 마늘 팔수록 손해 보는 구조


참가 농민들은 인건비와 필수 영농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마늘 1kg을 생산하는 데 최소 3,900원에서 최대 5,600원의 생산비가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날 참여 농가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남해 지역은 다른 지역의 사질토과 달리 마늘 농사에 최적화된 기름진 점질 황토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황토밭은 영양분이 풍부하지만 비가 조금만 내려도 흙이 끈적해져 농기계가 쉽게 빠지고 움직이기 힘든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기계 도입이 어려워 파종부터 수확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사람의 손으로 직접 해결해야만 한다.
결국 고령화된 남해 농가들은 엄청난 인건비 부담을 안게 되었고, 평균 생산비가 kg당 5,330원 선까지 치솟는 고비용 구조를 안고 있다.
그러나 남해 지역공판장의 실제 경매가격은 kg당 4,300원에서 5,300원 선에 머물고 있어, 마늘을 팔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한계 상황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이는 같은 날 대도시 대형 도매시장인 부산 반여공판장과 항도청과 등에서 남도마늘 상품 기준으로 거래된 경매가인 7,800원에서 8,100원 선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산지에서 땀 흘린 농민들이 오히려 가장 낮은 가격을 받아 들고 눈물짓는 기이한 형국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산 수입 냉동마늘 관세 27% 편법 타격, 국내 하품 마늘 수매가 2500원 붕괴 위기 '지적'


농민들은 이 같은 폭락 원인으로 중국산 수입 마늘의 급증과 더불어 남해 지역 공판장의 고질적인 중매인 제도 문제를 지목했다.
기자단은 질의응답을 통해 국내 생산량은 줄고 재고량도 평년 수준인데 수입량이 50%나 급증한 통계를 제시하며 수입 마늘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중앙연합회 권혁정 사무총장은 '현재 국내 관세 제도상 껍질이 있는 피마늘을 수입할 때는 360%라는 높은 관세가 매겨져 수입을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껍질을 벗기거나 얼린 냉동 마늘과 가루 형태로 들여오는 분말 마늘의 경우에는 관세가 27%에 불과하다.
이 편법적인 관세 구멍을 통해 값싼 중국산 냉동 마늘이 매년 수만 톤씩 밀려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수입 마늘들이 대형 식품 공장이나 통닭, 피자 프랜차이즈 등 가공 마늘 시장을 완전히 잠식하면서, 원래 국내산 하품 마늘이 들어가야 할 남도마늘의 판로가 완전히 막혀 버렸다. 이로 인해 국내 마늘 전체의 기초 체력이 무너지고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외곽 순회공판장에서는 100원짜리 마늘도 60원으로 가격 폭락하는 구조적 차별 '주장'

 
 여기에 남해 지역 내부 공판장의 취약한 구조가 가격 폭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984년부터 남해에서 마늘 중매인으로 10년간 직접 활동했던 전직 중매인이자 김종준 지회장은 지역 공판장의 부조리한 운영 실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김종준 지회장은 '남해 지역 각 농협 공판장에 등록된 중매인은 평균 10여 명에 이르지만, 실제로 전국적인 유통 판로나 든든한 자금력을 갖춘 진짜 큰손 중매인은 2~3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금력과 대형 저장 창고를 갖추지 못한 대다수의 영세 중매인들은 마늘을 사서 묵혀둘 여유가 없기 때문에, 당장 헐값에 사서 아주 적은 수수료만 붙여 급하게 처분하는 일에만 급급한 실정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러한 구조적 폐해는 농협이 외곽 지역 농민들을 위해 운영하는 순회공판장에서 극에 달한다.
 지리적으로 멀고 물량이 적은 외곽 순회공판장에는 큰손 중매인들이 물건을 운송해 오기 귀찮다는 이유로 참여조차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결국 외곽 지역 공판장에는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중매인들만 모이게 되고, 살 사람이 없으니 가격은 자동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결국 본 공판장에서는 100원을 받을 수 있는 품질의 우수한 마늘이 외곽 순회공판장으로 가면 60원이나 70원에 낙찰되는 등 심각한 가격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 농협 공판장과 중매인 운영 시스템의 불합리성은 개선돼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는 교통이 불편하여 순회공판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마을의 고령 농민들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는 잔인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또한 김종준 지회장은 '중매인 제도의 근본적인 성격 자체도 큰 문제로 제기했다. 그는 수산물 시장의 중매인들은 경매가격을 최대한 높여서 팔아주고 거래 대금의 7%에서 8%의 수수료만 취하는 중개인 역할을 하므로 생산자와 상생하는 구조다. 반면 농산물 공판장의 중매인들은 중간에서 수수료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물건을 싸게 사들여 마진을 남겨 되파는 개인 장사꾼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다 보니 중매인들은 어떻게든 경매 가격을 최대한 낮추어 낙찰받으려고 눈치싸움을 벌이게 되며, 이 과정에서 정작 땀 흘린 생산자인 농민들의 몫은 처참하게 깎여 나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남해마늘 최고 품질에도 현지 산지가격은 철저히 소외당하는 비극 '주장'
 

 이러한 가격 불이익은 남해 마늘의 독보적인 품질과 비교하면 더욱 억울한 일이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계속해 김종준 지회장은 '서산, 창녕, 의성, 제주, 남해, 중국, 일본 등 7개 지역의 마늘을 직접 수집하여 당도 성분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스페인산 마늘의 당도가 25에서 28브릭스 수준이고 타 지역 남도마늘이 29에서 32브릭스 수준인 반면, 청정 남해의 해풍과 유황,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에서 자란 남해 마늘은 당도가 최고 41에서 42브릭스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수박의 당도가 보통 8에서 13브릭스 선인 것과 비교하면 실로 경이적인 수치다.
 전국의 그 어떤 마늘과 비교해도 맛과 향, 영양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최고급 명품 남해마늘이 유통 구조의 불합리함 때문에 현지에서 잡초 취급을 받으며 제값을 받지 못하는 참담한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이날 전국마늘생산자협회남해군지회를 주축으로 한 농민단체들은 행정 당국에 마늘 명품화 기금 조례를 개정하여 최저 생산비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우량 종구 지원과 객토 사업 등 필수 영농자재와 인력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농민단체들은 실제로 창녕 양파연구소에서 우량 종자 800킬로그램을 들여와 보급하는 등 주산지 명맥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행정의 비협조로 좌절되었던 경험을 상기하며, 기계화를 위한 토질 개선 배수 사업에 정책 기금을 전폭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농협에는 경매가격 하락 시 전량 매취수매를 즉각 실시해 시장가격을 지지할 것과, 중매인이 직접 물건을 사서 장사하는 현재의 왜곡된 유통구조를 조합원이 생산한 물량을 농협이 전량 책임지고 정산해 주는 계약재배 수매 방식으로 전면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행정과 농협, 생산자가 모두 참여하는 남해 마늘 대책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여 가격 폭락 대책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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