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금치가격 전망은? 이상고온·국지성 폭우·고령화·포전거래 등 변수

초반 시세 형성…기후 영향 클 듯
전국 재배면적 확대 중반 이후 영향 올 듯
농가 고령화에 따른 포전거래 확대 등도 변수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9월 11일(금) 15:08
남해군의 대표적 겨울철 효자 작물인 '보물초(남해 시금치)'가 본격적인 가을 파종기(9월)를 맞이한 가운데, 2026~2027년 시즌 출하 가격을 둘러싼 산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올가을 보물초 시세는 ▲ 파종기 이상기후와 국지성 폭우 위험 ▲ 경북·전남 등 타 지역의 재배면적 변화 ▲ 농가 고령화에 따른 '포전거래(밭떼기)' 확대라는 3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평년과 다른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9~10월 기상변수에 따른 리스크 여부


기상청의 2026년 가을철(9~11월) 기후 전망에 따르면, 올해 9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전체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어 가뭄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높은 해수면 온도와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시간당 50~100mm 수준의 기습적 국지성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시금치는 파종 직후 적절한 수분이 필수적이지만, 씨앗을 뿌린 직후 강한 폭우가 쏟아지면 밭 전체의 종자가 유실되거나 싹이 트기 전 토사에 묻혀 썩는 중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초반 시세 형성…기후 영향 클 듯


9월 중 국지성 호우로 인해 재파종 농가가 늘어날 경우, 초반 출하 시기가 10월 말~11월 초로 밀리며 초기 상장 물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출하 초기 경매가는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재파종 비용 부담 및 초기 입모율(싹이 트는 비율) 저하는 농가의 유통 물량 자체를 줄여 전체 농가 수익률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경북·전남 재배면적 확대… 중반 이후 가격 하락 압력


남해 보물초가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려왔으나, 최근 경상북도(영천·포항 등 내륙 주산지)와 전라남도(신안 섬초 등)의 추세적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타 지역의 재배면적 증가와 출하량 확대는 12월 이후 본격적인 전국 단위 출하기에 접어들었을 때 보물초의 시세를 좌우하는 원인이 된다.
초반 이상기후로 남해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더라도, 겨울철 중반 이후에는 타 지역 공급 물량이 유입되면서 가격이 하향 평준화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농가고령화와 '포전거래'의 그늘…'유통구조 불안'


군내 농촌 현장의 가장 심각한 구조적 문제는 초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이다.
시금치 재배 과정에서 파종보다 더 큰 난관은 수확과 세척, 선별 작업에 들어가는 막대한 인력 비용과 노동 강도다.
70~80대 이상 고령 농가가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수확 인력을 직접 구하기 어려운 농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지 수집상에게 밭 전체를 통째로 넘기는 '포전거래(밭떼기)'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우려된다. 포전거래는 고령 농가 입장에서 수확 및 수거 노동에서 벗어나 수확 전 확정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집상들이 위험 부담(리스크)을 이유로 단가를 낮게 책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농가가 직접 농협 경매장에 출하할 때에 비해 교섭력이 크게 약화된다.
아울러 수집상에 의해 미선별 출하된 물량이 유통될 경우, 남해군이 공들여 구축한 '보물초'의 고품질 품질 관리 체계가 흔들리고 전체적인 경매 단가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초반 고점 후 중반 조정' 예상


올해 남해군 시금치 가격은 '초반 고점 후 중반 조정'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9월 파종기 국지성 폭우 피해 여부가 초기 시세를 결정짓는 최우선 변수이며, 12월 이후에는 타 지역 생산량과 소비 심리가 가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보물초의 명성과 농가 실질 소득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파종기 재해 대비(9월 기습 호우에 대비한 배수로 정비 및 재파종 종자 확보 지원) △수확 대행 체계 구축(포전거래 심화에 대응해 지역농협 및 지자체 중심의 '시금치 수확 작업대행반' 운영 확대) △공동선별 망 강화(고령 농가가 포전거래에 의존하지 않고 계통출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수거·선별 인프라 강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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