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남해의 생산가능인구 흐름과 시사점 남해군 생산가능인구(만15세~64세) 비중 50% 붕괴

2015년 생산가능인구 2만6,100명 56.9%
2026년 6월, 생산가능인구 2만100명 49.0%대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 총인구 감소속도를 상회
지방세 수입 기반 약화, 복지 예산 폭증 등 악순환
지역 자체 경제 순환 역량 약화, 자영업자의 매출 감소

이태인, 홍성진 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9월 18일(금) 15:54
남해군의 인구 지표는 단순한 자연 감소의 범주를 넘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구조적 해체'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국가통계포털(KOSIS),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한국고용정보원(EIS) 지표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남해군의 총인구 감소 속도보다 경제활동의 핵심 축이어야 할 생산가능인구(만 15세~64세)의 감소 폭이 훨씬 가파르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군민 2명 중 1명만이 경제활동 연령대에 속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그나마 존재하는 생산가능인구 내부조차 50대 이상 장년층에 쏠려 있어 실질적인 현장 노동 연령대가 극도로 높아졌다.
최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및 전입 정책에 힘입어 2026년 6월 기준 총인구가 4만 1,143명으로 4만 명 선을 회복하는 착시 현상이 나타났으나, 유입 인구의 대부분이 은퇴한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어 실질적인 생산력 회복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총인구 감소세보다 '생산가능 인구'(만 15세~64세) 빠른 감소세


남해군의 인구 위기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공인된 국가 통계 데이터의 연도별 변화 추이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koSIS 국가통계포털의 5세 단위 연령별 인구 데이터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 고용행정 통계(EIS)를 통합 분석한 결과, 남해군의 지표는 지역 사회의 생산력 기반이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음을 경고한다.
지난 2015년 남해군의 총인구는 4만 5,865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생산가능인구는 약 2만 6,100명으로 전체의 56.9%를 차지했다. 당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35.2%로 이미 초고령사회 진입 심화 단계에 들어서 있었다. 그러나 이후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2017년 총인구 4만 4,700명 중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54.8%로 떨어졌고, 청년층의 외지 유출이 본격화된 2019년에는 총인구가 4만 3,772명으로 줄었다.
위기는 2020년대를 지나며 더욱 심각한 국면을 맞이했다. 2021년 총인구 4만 2,480명 중 생산가능인구는 약 2만 1,800명으로 줄어들어 비중이 51.3%까지 추락했고, 2023년에는 고령화율이 42.1%를 돌파하며 총인구 4만 700명에 생산가능인구 비중 51.1%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총인구가 4만 60명까지 감소했으며, 생산가능인구는 2만 507명으로 줄어든 동시에 합계출산율 0.66명, 유소년 인구 비중 5.7%라는 극단적인 저출생 지표를 나타냈다.
가장 최근인 2026년 6월 기준, 남해군의 총인구는 4만 1,073명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생산가능인구는 약 2만 100명 안팎에 그치며 그 비중이 49.0%에서 50.0% 사이로 마침내 50% 선이 무너졌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44.3%에 달하며, 60세 이상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고령층 비중은 무려 54.7%에 이른다.
통계가 시사하는 가장 중대한 경고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속도가 총인구 감소 속도를 크게 상회한다는 점이다. 과거 2015년 56.9%였던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50% 아래로 추락하면서, 이제 남해군은 경제활동 인구 1명이 비경제활동 인구 1명 이상을 부양해야 하는 구조적 역전 현상에 직면했다. 이러한 생산력 저하는 농어업과 지역 서비스업의 노동력 부족을 야기하고, 지자체의 지방세 수입 기반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의료 및 돌봄 복지 예산의 폭증을 초래한다. 생산 인구는 급감하고 복지 수혜 노인은 급증하는 이른바 '가위눌림 현상'은 지역 자영업자의 매출 감소와 공공 서비스 품질 저하라는 연쇄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어가는 외곽, 읍·면 간 공간적 양극화


남해군의 인구 통계를 심층 세부 분석하면 단순한 수치 감소를 넘어선 세 가지 핵심 구조적 위기가 확인된다. ▲ 첫째는 전국 및 경상남도 평균 대비 극단적으로 낮은 생산가능인구 비율이다. 전국 평균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약 67~70% 수준을 유지하고 경상남도 평균 역시 67.2% 선을 기록하는 것과 달리, 남해군은 50% 선마저 무너지며 군민 2명 중 1명만이 생산가능인구에 속한다. 경상남도 내 노년부양비가 전반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남해군의 인구소멸위기지수는 0.132를 기록하여 경남도 내 두 번째로 높은 소멸 고위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남해군이 전국적인 초고령화 파고의 극단적 선봉에 노출되어 있음을 방증한다.
 ▲ 둘째는 생산가능인구 내부의 극심한 '장년층 쏠림'과 인구 반등의 질적 한계다. 생산가능인구로 분류되는 15~64세 중 노동 시장에 신규 진입해야 할 15~29세 청년층 비중은 20% 미만으로 축소된 반면, 은퇴를 앞두거나 장년기에 접어든 50~64세 인구가 생산가능인구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2025년 하반기 3만 9,296명에서 2026년 6월 4만 1,143명으로 1,847명이 늘어난 총인구 반등 통계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2026년 상반기 동안 전체 인구가 269명 늘어나는 동안 60세 이상 고령층은 2만 2,232명에서 2만 2,522명으로 290명 증가한 반면, 20~50대 청장년층 및 아동·청소년 인구는 오히려 21명 감소했다.
 이는 최근의 인구 증가가 경제 활동을 주도할 청년층의 유입이 아니라, 농촌 기본소득 등에 자극받아 전입한 은퇴 세대에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 셋째는 세대별 불균형과 결합된 읍·면 간 공간적 양극화 및 초고령 독거 여성 인구의 급증이다. 세부 연령 구조를 살펴보면, 0~19세 아동·청소년 인구는 3,885명(9.4%)에 불과해 관내 소규모 학교 폐교 위기와 교육 기반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실질적 경제활동 중심축인 20~59세 청장년층은 1만 4,736명(35.8%)에 그쳐 청장년 1명이 노소인구 1.8명을 부양해야 하는 가중된 부담을 안고 있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인구는 2만 2,522명(54.7%)으로 군민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복지·의료 재정 수요의 폭증을 이끌고 있다. 특히 80세 이상 초고령층 5,818명(14.1%) 중 여성이 4,079명으로 70.1%를 차지해 홀몸 어르신의 돌봄 공백과 안전망 구축이 행정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세대별 구조는 공간적 불균형으로 확장된다.
 남해군 인구 4만 1,143명 중 남해읍에만 1만 2,706명(30.9%)이 거주하고 있으며, 창선면(5,551명)과 삼동면(3,806명)을 합친 상위 3개 지역에 전체 군민의 53.7%가 집중되어 있다. 반면 서면, 이동면, 설천면, 상주면 등 외곽 면 단위 지역은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40% 미만으로 떨어지고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60%를 초과하는 극단적 양극화를 보인다. 이러한 공간적 불균형은 외곽 면 지역의 구멍가게 폐업, 대중교통 감편, 의료기관 부재 등 기초 생활 인프라 붕괴로 이어져 주거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일자리·집 찾아 떠납니다"…


 남해군이 이전에 실시한 전출 인구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청장년층이 지역을 떠나는 주요 원인은 일자리 문제가 30.6%로 가장 높았으며, 가족 문제(27.7%)와 주택 문제(16.4%)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이 전체 전출 인구의 40.7%를 차지하고 있어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주체들의 이탈이 심각하다.
 합계출산율 0.66명, 유소년 인구 비중 5.7%라는 저출생 지표 역시 내부적인 인구 재생산 능력이 고갈되었음을 드러낸다.
 그동안 남해군은 다양한 인구증대 정책을 추진하며 인구 위기 극복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인구 감소 추세를 역전시키지 못한 데에는 체계적인 정책적 한계가 존재한다.
 ▲ 첫째, 현금성 지원 및 단발성 인센티브 위주의 정책 파편화다. 출산장려금이나 주거 지원금 등 199개에 달하는 세부 사업이 각 부서별로 분절 추진되었지만 청년 전입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융합적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 둘째,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의 한계다. 인구 유출 원인 1위가 일자리 문제임에도 관내 일자리 정책이 기존 농어업 정착 지원이나 소상공인 컨설팅에 집중되어,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마련이나 서비스 산업 유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 셋째, 노후 주거 환경과 소규모 수리비 지원의 한계다. 남해읍 내 주택의 61% 이상이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임에도 기존 빈집 대책이 소규모 수리비 지원에 그쳐, 청년층과 신혼부부가 정착할 수 있는 현대적 주거 인프라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
 


'떠나는 섬'에서 '머무는 보물섬'으로


 인구 구조의 왜곡을 바로잡고 생산가능인구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전입 지원금 중심의 수동적 정책에서 벗어나, 정주 여건 혁신과 산업 구조 개편을 결합한 종합적 접근이 추진되어야 한다.
 분절된 사업들을 하나로 융합한 '원스톱 청년 정착 솔루션 패키지'를 구축해야 한다. 청년 전입 시 맞춤형 일자리 매칭, 주거 공간 제공, 자녀 보육 지원, 지역 커뮤니티 정착을 일괄 지원하는 종합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미래형 스마트·웰니스 산업을 육성하고 민간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전통적인 농어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개편해야 청년 이탈을 막을 수 있다.
 남해의 우수한 자연 자원을 활용한 웰니스 치유 관광,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 및 스마트 양식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특히 개통을 앞둔 남해~여수 해저터널과 해상국도 건설 등 대규모 교통망 확충에 발맞추어 친기업적 규제 완화를 시행하고, 대형 웰니스 리조트 및 관광 인프라 기업을 유치하여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노후 빈집 리모델링과 '남해형 워케이션 비자' 제도를 본격 운용해야 한다. 관내 늘어나는 노후 빈집을 지자체가 장기 임대한 뒤 청년 창업 레지던시, 공유 오피스 연계형 주거지, 문화예술인 촌으로 적극 리모델링해야 한다.
 아울러 수도권 및 부·울·경의 IT·창작 직군 종사자를 유치하기 위해 '남해 한 달 살기' 프로그램과 '남해형 워케이션 비자' 제도를 확대 운용하여 관계인구를 늘리고, 이들이 향후 영구 전입 및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은퇴 60대를 위한 '시니어 인재 은행'과 초고령층을 위한 '마을 공동생활 홈'을 조성해야 한다.
 최근 전입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60대 은퇴 유입 인구를 지역의 경제·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남해군 시니어 인재 은행 조성이 필요하다. 전문 직장 경험을 가진 60대 유입자를 마을기업 컨설팅, 농특산물 온라인 유통 판로 개척, 마을 미디어 및 교육 멘토로 연결하여 지역 일꾼으로 활성화해야 한다.
 읍·면 간 이동권 보장을 위한 거점-연계형 대중교통 인프라를 재편해야 한다. 남해읍을 의료·상업·문화의 핵심 거점으로 고도화하되, 외곽 면 지역 주민들이 읍내 거점 시설에 15분 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수요응답형 행복 택지와 공영 버스 노선을 대폭 확장해야 한다. 외곽 면 지역의 인구 감소에 따른 인프라 붕괴를 교통 연결성 강화로 보완함으로써 읍과 면이 상생하는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단기 땜질 아닌 '구조적 판짜기'로


 남해군의 2026년 인구 4만 선 회복은 정체된 인구 지표에 온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으나, 통계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고령층 중심의 유입과 생산가능인구 비중 50% 무너짐이라는 엄중한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경제활동을 주도할 생산 인구가 사라진 지역사회는 지속될 수 없으며, 단순한 현금성 출산장려금이나 일회성 시책만으로는 초고령화의 파고를 극복할 수 없다.
 지금 남해군에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인구수 증감에 일희일비하는 행정이 아니라, 일자리·주거·산업·복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구조적 변혁'이다. 청년층 일자리 창출, 빈집 재활용을 통한 주거 환경 개선, 유입 고령층의 사회적 재참여, 그리고 읍·면 간 교통망 연계를 통합 추진할 때, 남해는 비로소 '떠나는 섬'에서 '청년과 주민이 함께 머무는 지속가능한 보물섬'으로 재도약할 것이다.
이 기사는 남해미래신문 홈페이지(http://www.nhmirae.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