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3년째 사라진 세계문화유산 선구줄끗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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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3년째 사라진 세계문화유산 선구줄끗기
2023년 02월 10일(금) 17:25
올해로 3년째 세계 문화유산 선구줄끗기를 구경할 수가 없었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선구줄끗기 행사가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줄끗기 후 행해지는 달집태우기 또한 그러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선구줄끗기와 달집태우기는 군민뿐 아니라 문화에 관심 있는 외지 관광객, 그리고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일부러 찾는 남해군의 대표적인 정월대보름날 행사다.

겨울 비수기 남해군이 내놓는 몇 안되는 관광상품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올해 선구줄끗기를 내심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 역시 올해는 코로나에 대한 시책이 완화되었기에 내심 기대했다. 코로나로 2년째 취소되었지만 3년째인 올해까지 취소되어 무척 아쉬움이 남는다. 마을에서는 남해군과 협의를 거듭하며 추진하려 노력했지만 해마다 달라지는 주위 여건상 현실적으로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간 마을 인적자원 소실과 고령화에 따른 인력확보가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외부 인력동원도 고려했지만 군의 지원금으로는 높아진 인건비를 맞출 수가 없었다고 설명한다. 마을에서 부담해온 경비 또한 올해는 큰 폭으로 상승해 아쉽지만 행사 취소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물론 선구줄끗기외에도 군내에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

그렇지만 위와 같은 비슷한 이유로 잊혀져 가거나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산보다도 이들 문화행사를 치러낼 마을인력들이 없다는 근본 문제는 우리의 전통문화 계승과 발전을 위한 그간의 노력들을 일시에 무너뜨릴 수 있어 우려된다.

인구문제는 인위적으로 해결할 범주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할 수 있는 모든 방안들을 고민해 유지라도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전수자 양성, 예산 및 마을 관련 자부담 비용 확보 방안 등 나름의 대안을 찾는 한편 우리의 전통문화를 일목요연하고 체계적으로 정리 관리하는 작업들이 선행되었으면 한다.

선구줄끗기는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사라지는 수난을 겪었지만 문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선조들이 60여년의 노력 끝에 되살린 남해의 역사다. 이 덕분에 오늘날 자랑스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되었다. 이런 이유로 예산이나 고령화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는 지혜를 모은다면 얼마든 해결할 수 있다. 남해의 역사들을 '그럼에도' 계승발전시켜 나가자.

- 홍성진 발행인 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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