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최고의 맛 '보물초', 브랜드는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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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최고의 맛 '보물초', 브랜드는 꼴찌?
홍성진 발행인 겸 대표이사
2023년 03월 17일(금) 13:49
겨울 농가의 주소득원 보물초는 자타가 인정하는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신안 섬초와 포항초를 주로 다루는 서울 가락시장 상인들조차 그 맛만은 인정하며 개인적으로 선물을 보낼 때는 남해 '보물초'를 잘 다듬어 보낸다고 한다.

16.4 브릭스의 강한 당도는 우리지역의 토질이나 기후에서 만들어지기에 타 지역에서 쉽게 흉내낼 수 없는 희소성까지 가졌다. 보물초가 16.4 브릭스, 신안군 섬초 12브릭스라고 농업기술센터는 설명한다. 보물초는 시군별 파종면적에서도 전국 2위를 자랑한다. 센터에 따르면 22년 파종기준으로 신안군이 908ha를, 남해는 비슷한 규모인 894ha를 파종했다. 맛과 주산지 기준을 놓고 보면 보물초는 전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보물초'에 대한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는 3대 주산지 중 3위라는 평가다. 농업기술센터가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신안군 비금초, 도초가 1위, 포항초가 2위이다.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보물초이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3대 주산단지 중 꼴찌인 셈이다. 이 같은 결과가 산지경매중심의 유통 체계에 안주해 온 것은 아닌지 최대 소비처 수도권을 공략하지 못한 결과는 아닌지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가야 할 시점이다. 현 유통체제가 반복된다면 지금까지의 가격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지금보다 농가소득을 올리려면 '보물초'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자랑해온 산지경매는 브랜드 파워라는 주제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경매가 끝난 순간, 보물초는 사실상 농가나 농협, 그리고 남해군의 것이 아니라 중매인의 브랜드다. 중매인의 상표나 이름으로 시장에 뿌려지기 때문이다. 왜 깨끗하고 정갈하게 다듬지 않느냐, 정량을 왜 맞추지 못하느냐, 농산물의 브랜드가 결정되는 가락시장에 왜 하품을 내느냐의 문제는 사실상 중매인들의 처분에 달렸다. 산지경매에서 88%의 보물초가 중매인의 손에 넘겨지는 남해의 현실과 최종 소비자에게 가기까지 거의 100%를 농가와 농협의 이름과 책임하에 수도권에서 계통출하되는 신안의 시스템 차이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브랜드를 키워 이름값에 대한 소득을 농가에 온전히 되돌리기 위해서는 상품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시금치 농사에 임박해 마련되는 대책회의는 시간적으로 의미가 없다. 시금치 농사가 끝난 지금부터 이 문제를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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