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꿈나무는 계속 성장 중,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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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꿈나무는 계속 성장 중,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목표'

2023 코리아 월드푸드 챔피언쉽 참가, 에피타이저 맡아 '대상' 견인
남해대학 교수님들의 피와 살이되는 엄격한 피드백 많은 도움 돼

백혜림 bhr654@nhmirae.com
2023년 12월 01일(금) 15:43
▲남해대학 호텔조리학과 1학년 한승민 학생
▲한승민 학생이 대회에서 만든 에피타이저 '유자 비네그레뜨 소스를 곁들인 광어 샐러드'


▲코리아 월드푸드 챔피언쉽에 참가해 전원 수상한 남해대학


어느덧 칼바람이 부는 겨울이 다가오며 연말이 성큼 다가왔다.

남해대학에도 학기말이 찾아와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좋은 성적표를 받기 위해 시험공부를 하거나 실습을 하는 등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광경을 요즘 더욱 자주 볼 수 있다. 늦은 밤뿐만 아니라 남해대학의 아침에는 통학버스를 타거나 기숙사에서 바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각자 수업이 있는 관으로 분주히 등굣길 걸음을 재촉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여러 가지 과들이 있는 만큼 그 과들의 수업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관들도 본관 앞 로타리를 빙 둘러싸고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는 모습처럼 각 가지 개성을 뽐내며 우뚝 서 있다.

사회과학관으로 향하는 단정한 승무원복 차림의 항공운항과 학생들, 공학과로 들어가는 엔지니어복 차림의 항공정비학부 학생들처럼 멀리서 봐도 단번에 어느 학과인지 알기는 어려워도 남해대학이라 하면 떠올리는 유명한 학과와 관이 있다.

호텔조리학과와 그 학생들이 수업하는 조리과학관이 바로 대표적인데, 수많은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걸출한 인재들을 육성 및 배출해 국내 외식업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2023 코리아 월드푸드 챔피언쉽에서 학생라이브요리경연, 세계요리경연, 한식요리경연, 제과제빵·디저트경연 등에 총 36명이 참가해 전원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해 '남해대학의 자부심'으로서 큰 영예를 안았다.

이날 대회에서 무려 학생라이브요리경연 부문 대상을 받은 '흑기사'팀의 한승민 학생(20세, 호텔조리학과 1학년)을 만나 그날 대회와 꿈과 진로, 남해대학과 교수님들에 대해 자유로운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다. <편집자 주>


먼저 한승민 학생에게 대회에서 수상한 것에 대해 축하를 건네며 소감을 묻는 것으로 시작했다. 낯을 가리며 어색해하던 것도 잠시, 그간 대회 과정과 노력들을 회상하며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회 준비 기간동안 다사다난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줘서 그간 노력을 인정받는 기분이었다"며, "옆에서 힘을 보태주신 팀원들과 교수님들께 무한히 감사하고 있다"고 덤덤한 소감을 전했다.


같이 대상을 받은 팀원들은 어떤 분들인지, 큰 요리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메뉴들은 어떤 것들이었는지, 또한 팀원들과 한승민 학생이 메뉴 구상을 하면서 겪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문득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 질문하자 한승민 학생은 "제가 에피타이저를 담당했다. 팀장 이유리와 메인에 백영욱, 김태형, 그리고 디저트에 김지성씨와 함께 수상을 했다"며, "에피타이저는 유자 비네그레뜨 소스를 곁들인 광어 샐러드, 메인은 오렌지를 활용한 소스와 오리 스테이크. 그리고 디저트는 딸기와 라즈베리로 잼을 만들어 판나코타를 만들었다"고 했다.

또한 에피타이저에 유자 소스를 쓴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남해대학 이미지에 맞는 것을 생각해보니 남해 특산물인 유자를 사용하게 됐다. 지역특산물로 아이덴티티를 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상을 수상한 메뉴 선정에 있어 고려한 다른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인지 질문하니, "이때가 가을이라 환절기지 않나. 이 시기에 부족한 각종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좀더 신경을 썼다"며, "심사평 또한 메뉴 선정뿐만 아니라 청결도 및 팀워크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대회 과정에 있어 난관이 있었다면 어떤 것인지 질문을 했다. 이에 한승민 학생은 코리아 월드푸드 챔피언쉽을 진행하며 느꼈던 것들, 시행착오와 극복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고 그 때를 다시 되짚어보면서 현장의 음식 냄새, 긴장감,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긴 시간동안 나 혼자 만들게 될 메뉴 딱 하나, 그것만 실수 없이 연습대로만 하자고 다짐했다. 팀원들과 동시간대에 제출하기 위해 많은 소통과 시간 계산을 요구했다"며, "조리 시간은 총 90분이 주어진다. 조리 공간 역시도 제한적이기에 동선, 자리 다 맞춰야 해서 시간과 공간 활용이 특히 중요하다.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라면… 광어의 포를 뜨고 찌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찜기에 찐 광어를 담고 옮기는 과정 하나하나가 신중했다. 찐 생선살은 으스러지기 쉽기 때문에 다루는데 예민하게 살펴야할 부분이라서 모양이 흐트러질까봐 조바심이 많이 났던 것 같다. 이러한 과정들을 겪으면서 엄격한 교수님들의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무섭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다 피가 되고 살이 됐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엄격한 교수님들을 경외하는 한승민 학생의 평범한 학생들과 같은 면모에 긴장감이 풀어지며 다소 어색했던 공기가 가시고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은 후 질문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어지는 흥미로운 질문에 한승민 학생은 "우선 수많은 시행착오에서 피드백 해주신 권오천 교수님과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차윤희 교수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고, 대회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남해대학에서 배운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박석규 교수님의 한식 수업중 만들었던 홍어애탕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왜 홍어애탕이 기억에 남았냐는 질문에는 "홍어라는 음식 자체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 재료인데 이것을 활용해 훌륭한 요리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며, "물론 홍어의 냄새 또한 인상 깊었다"고 장난스런 농담도 덧붙여 웃음기를 선사하기도 했다.

문득 한승민 학생은 어쩌다 요리를 시작하게 됐고, 호텔조리학과를 선택하게 됐는지 궁금해져 질문해봤다. 이에 한승민 학생은 "학창시절 때부터 요리를 좋아했고 내가 하면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 학과를 선택하게 됐다. 원래는 음악과 기타를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이쪽 방면으로도 생각도 해봤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본 결과 중학교 3학년 때 결심이 서게 됐다. 그렇게 자격증을 하나 둘 따게 됐고, 현재는 한식·중식·일식·양식 조리기능사와 식품가공기능사 총5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격증을 많이 땄는데 가장 자신 있는 요리 분야가 어떤 쪽인지, 배우면서 어려웠던 분야는 어떤 것이었는지 물어봤고, 이에 대해 "한식과 양식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다. 둘 중에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저에겐 엄마와 아빠 둘 중 선택하라고 하는 질문 같은 거라 정할 수 없다"고 웃으며, "배울 때 한식이 제일 어렵고 진입 장벽이 높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자신 있는 메뉴는 비빔밥이 제일 자신 있다"고 말했다.

학교생활이 끝나면 사회로의 진출을 해야 하는 대학생들은 진로 선택에 있어 무수한 갈래로 나뉜 기로에 서게 된다. 이렇듯 한창 진로 고민이 많을 시기인 학생들에게 으레 하는 질문 역시도 묻지 않을 수 없었는데, 한승민 학생은 "푸드스타일리스트와 같은 프리랜서 직업을 하고 싶다. 음식이란, 맛과 비주얼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음식의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것에 더 자신감이 있다.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듯이 음식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에 대해 많은 흥미를 느끼고 개인적으로도 그쪽으로 더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며, "푸드스타일리스트, 프리랜서라는 직업을 갖고 싶은 이유는 좋아하는 요리라는 것이 일이 되어버리면 압박감을 느낄까봐 우려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에 대한 자유도를 높여서 보다 이 일을 오래하고 싶다는 이유가 크다. 또한 컨디션을 조절해가며 일을 지속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수없이 진로 고민과 설계를 해오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타협을 이끌어내는데 많은 고심을 한 흔적이 엿보였다.

이어 "졸업 후 군대를 다녀온 뒤 워킹홀리데이를 계획하고 있다. 외국의 파인다이닝에서 경력을 쌓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고 싶기도 하다. 만약에 창업을 하게 된다면 프렌차이즈가 아닌 제 이름 석자를 걸고 한식·양식의 파생된 요리들을 선보이는 메뉴를 다룰 것"이라며, "또한 토익을 위한 영어공부를 진행하고, 요리도 기능장으로의 자격증을 계속해서 취득할 예정"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남겨두고 한승민 학생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대답을 이어나갔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울고, 웃고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끝까지 버티고 대상을 받은 저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밤낮없이 연습하며 힘을 보태준 팀원들에게도 감사하고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교수님들 사랑하고 존경한다"며 질의응답을 마무리했다.

남해를 대표하는 지역대학인 남해대학에서는 이렇듯 역량과 꿈을 펼치며 성과를 내는 학생들이 있고, 묵묵히 서포트해주는 교수들이 있다. 학교의 통·폐합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을 때도 이들은 꾸준하게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남해의 이름을 건 대학을 자부심으로 삼아 지역과 학교를 알리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자랑스런 지역의 자부심으로서 남해대학과 학생들의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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