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고려대장경판각지 재조명과 종정의 행보, 그리고 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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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고려대장경판각지 재조명과 종정의 행보, 그리고 호국
홍성진 발행인 겸 대표이사
2023년 12월 29일(금) 15:43
2007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고려대장경.

고려대장경은 불력의 힘으로 국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호국의 상징이자 송·거란 보다 문화적으로 앞선 문화국임의 나타내는 표상이었다. 두산백과에는 <대장경의 조조는 고려가 가장 어려웠던 국난의 시기에 초조판부터 헤아려 실로 240년이라는 장구한 시일을 통하여 이룩한 거국적 대사업…>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를 가진 대장경 판각지를 두고 그동안 일시 보관되었던 강화 선원사 일대에서 판각되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80년대 말부터 학계에서부터 꾸준히 제기되었던 남해 판각지설이 오랜 세월 불교계와 학계의 연구 및 고증, 발표가 이어지며 최근에서야 남해설이 거의 정설로 힘을 얻었다. 그 자리가 10월 13일 군내에서 열린 '고려대장경 판각지의 현대적 재발견' 심포지엄. 서울대 최병헌 전 교수는 남해에서 고려대장경 판각을 주도한 인물은 '정안', 동국대 박상국 교수는 대장경판의 간행기록 조사 등을 통해 판각장소는 강화 선원사가 아니라 남해라고 주장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한상길 교수는 '강화 선원사 발굴조사 결과 고려대장경 판각 흔적이 전무했다는 내용 등을 발표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사안은 이 자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대종사를 비롯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스님, 법산 대종사,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 혜공스님, 남해군불교사암연합회 회장 성각스님 등 종단의 큰 어른들이 참석했다는 점이다.

종정 예하를 필두로 불교계를 이끌고 있는 큰 스님들의 참석은 단순한 행보가 아니다. 특히 사실상 남해가 판각지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남해에서 판각되었다는 사실을 인가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불교계에서 남해 판각지설에 대해 자체 연구를 거듭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심포지엄 이후, 올린 △고려대장경 판각지 홍보 조형물 설치 사업 △고려대장경 분사대장도감 복원 종합계획 수립용역 등 2건 총 1억원의 예산안이 전액삭감됐다.

1억원을 두고 행정과 의회 간 어떻게 소통이 이뤄졌는지는, 속 내막을 자세히 알수는 없지만 남해까지 심포지엄에 참석한 불교계와 학계의 인사들의 고민과 노고에 대해 좀더 숙고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고려대장경 판각지, 이순신 장군의 순국지, 민간이 쌓은 정지 장군 석탑, 대국산성 등의 역사와 스토리가 존재하는 남해 고현 일대는 이제 '호국'을 테마로 재조명되고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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