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미래신문 인터뷰 - 전통주 경연대회 대상 이모세(34), 창업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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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2.05(금) 15:15
▶ 남해미래신문 인터뷰 - 전통주 경연대회 대상 이모세(34), 창업을 꿈꾸다

"남해의 맑은 물과 마늘, 단호박으로 빚은 K-와인, 세계로 수출하고 싶다"

이태인 기자
2025년 12월 05일(금) 14:47

푸른 남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젊은 도전이 시작됐다. 지난 11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1회 남해전통주 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상(대상)을 수상한 청년 이모세(34·남) 씨. 전통주 제조기술과 사업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이 씨는 현재 남해에서 전통주 양조장 창업을 준비 중이다. 대상 수상의 영광을 뒤로하고 오로지 창업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이모세 씨는 자신의 성공이 곧 남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의 계획은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지역 농가와의 상생, 관광 문화 콘텐츠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편집자 주>



▲ 대상을 받은 '단호박 약주(가칭)'는 어떤 술이었고, 풍미는 어떤지


= 상보다 남해의 깨끗한 재료와 제조 과정의 정성이 인정받은 것 같아 더 기쁘다. '단호박 약주'는 남해산 쌀에서 오는 감칠맛 위에 단호박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향이 섬세하게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인공 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단호박 본연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금빛 색감이 눈에 띄며, 숙성 과정을 조절해 쓴맛 없이 깔끔하게 넘어가는 세련된 목 넘김이 자랑이다.



▲ 어떤 점을 높이 평가받았나, 전통주의 'K-와인'으로서의 가능성은


= 지역 어르신들의 전통 방식에 현대 발효 기술을 접목한 시도가 주효했던 것 같다. 심사위원들께서는 이러한 지역 특산물의 프리미엄화 가능성과 고부가가치 창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주신 것같다.
전통주의 투박함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와 해외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했다는 점이 'K-와인'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자평한다.



▲ 전통주 제조와 창업을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궁금하다. 나름의 제조 철학이 있다면.


= 남해군 창선면 지족리가 부모님 고향이다. 부산에서 부모님 고향 남해로 귀향을 결심하면서 도시에서의 경험을 살릴 방법을 고민했다. 어릴 적부터 매일 바라봤던 손도(지족해협)의 푸르고 빠른 물결은 남해의 생명력 그 자체였고, 그런 이유에선지 늘 그 역동적인 에너지를 담은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었다.
깨끗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술에 담아낼 수 있다면, 남해의 혼이 담긴 예술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스승인 박성민 장인께서는 '물의 성질이 술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발효 철학을 강조한다.
남해는 섬의 특성상 염분이 높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지족 해협의 빠른 물살이 빚어내는 깨끗한 미네랄 워터와 갯벌의 특색 있는 원료들은 술을 빚는 데 최적화된 환경이다. 스승은 이 환경을 십분 활용해 '깨끗함과 맑음'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술이 발효되는 모든 과정에서 잡내와 불순물을 철저히 제거하는 기술과 지혜를 가르쳐 주었다.



▲ 창업 준비 중인 '손도 여울 양조'를 소개한다면. 아울러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와 연결된 '석탄주' 복원 계획이 눈에 띄는데, 복원 과정의 역사적 근거에 대해


= '손도 여울 양조'는 남해산 쌀과 특산물만을 100% 사용해 술을 빚을 계획이다. 저희 양조장이 생산을 시작하면 남해산 쌀 소비를 증대시키고, 단호박이나 마늘 등 계절 특산물 수매를 통해 농가 소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이는 곧 농업과 6차 산업이 결합된 선순환 경제 구조를 구축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이순신의 술'로 불리는 '석탄주(惜呑酒)'를 복원해 남해의 역사와 정신을 담아내는 것이다.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등 조선 후기 농업 문헌에 기록된 전통 양조법을 역사적 근거로 삼아, 당시의 깊은 맛과 정신을 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 석탄주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께서 왜군을 무찌르고 창선 단항 왕후박나무 아래 쉬고 계실 때, 백성들이 이순신 장군께 감사함을 담아 빚어 올렸다는 스토리가 있다. 이처럼 역사적 의미가 깊은 술은 해외 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남해만의 독보적인 문화 콘텐츠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 프리미엄 미식 문화 공간인 '테이스팅 룸'의 컨셉에 대해 궁금하다.


= 테이스팅 룸은 전통 한옥의 단아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통유리창을 통해 지족 해협의 푸른 물결과 갯벌의 노을이 실내로 스며들도록 설계될 것이다. 이곳에서 저희 술과 함께 남해 특산물을 활용한 최적의 페어링을 경험하게 할 계획이다.
첫 번째 '맞춤형 미식 콘텐츠'는 '단호박 약주와 남해 생선회 페어링'이다. 단호박 약주의 깔끔하고 은은한 단맛은 남해에서 갓 잡은 신선한 제철 생선회(감성돔, 전어, 갈치 회 등)의 감칠맛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풍미를 극대화한다. 저는 이처럼 술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안주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남해를 찾는 모든 분에게 완벽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 청년 창업가로서 지역의 청년 크리에이터들과 어떤 상생을 꿈꾸나



= 손도 여울 양조는 단순히 술만 만드는 곳이 아니라,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나누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청년 크리에이터 네트워크를 통해 양조장의 제품 브랜딩 디자인과 소셜 미디어 홍보 영상 제작을 협업하고,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양조장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제공할 생각이다. 이는 곧 젊은 감각이 담긴 콘텐츠를 생산해 남해 전통주의 매력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지역 청년들에게도 실질적인 창작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 지역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부모님과 주변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히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시는 우리 남해 사람들의 따뜻한 정에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이렇게 청년들이 제대로 대접받고 응원받는 따뜻한 공동체의 힘이 제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다.
저를 시작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남해에 정착하여 새로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 많이 기대해 주시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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