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인구증대보다 지역경제 선순환 위한 '마중물' 역할에 집중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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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3.13(금) 15:31
현실화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인구증대보다 지역경제 선순환 위한 '마중물' 역할에 집중되어야

2월 인구 증가 '13명' 정체기 진입…정주 인구 유도 한계
'부적격' 판정은 '위장전입' 아닌 '거주요건미달'이 주된 이유
2월 인구 증가 '13명' 정체기 진입…정주 인구 유도 한계

이태인, 홍성진 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3월 13일(금) 14:35

'농어촌 기본소득'이라는 사상 초유의 정책 실험을 진행 중인 남해군에 매달 약 51억 원의 막대한 자금이 수혈되고 있다.
지급 첫 달인 지난 2월, 군민 94.3%가 신청하며 기대감은 정점에 달했지만, 인구 유입 지표는 식어가고 있다.
4만 명 선을 탈환했던 '인구 유입'은 불과 4개월 만에 사실상 멈춰 섰다.
전체 군민의 90% 이상이 혜택을 받으며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한편에서는 엄격한 실거주 증명 절차를 두고 정책의 연착륙을 위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구 4만' 탈환… 그러나 4개월 만에 마주한 '정체'



2025년 11월, 남해군 인구는 813명이 급증하며 마지노선이었던 4만 명 선을 탈환했다.
하지만 그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2월 333명, 1월 104명으로 증가 폭이 급감하더니, 지난 2월에는 단 13명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기에 진입했다.
이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인근 도시 거주 직장인이나 향우, 그리고 정책 소식을 발 빠르게 접한 인근 지자체 거주자 등 '잠재적 전입 인구'가 조기에 소진되었음을 의미한다.
본지 분석 결과, 유입 인구의 대부분이 진주, 사천 등 초근접 생활권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남해군이 전국적인 매력을 가진 정주지로 거듭난 것이 아니라, 경제적 실익을 따진 일시적 이동일 가능성을 높음을 시사한다.



'부적격' 판정이 남긴 과제… 인구 유입 변수 '현금'이 아니다



지난 2월 지급 과정에서 154명이 '부적격' 판정을 받고 645명이 '보류'된 사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준 인구 38,372명 중 36,201명이 신청(94.3%)했고, 이 중 적격 판정을 받은 33,871명에게 총 50억 8,100만 원이 지급되었다.
시장에는 돈이 돌기 시작했지만, 행정의 칼날은 매서웠다.
신청자 중 154명이 최종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데, 그 원인의 대부분은 '실거주 자격 미달'이다.
남해군의 기본소득 지침은 주민등록상 주소지 이전뿐만 아니라 '주 3회 이상 실제 거주'라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10월 20일 이후 전입한 신규 신청자 1,526명 중 645명이 '보류' 판정을 받아 정밀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군은 이들이 주민등록법상 위반이 있는 '위장 전입자'라서가 아니라, 농어촌 기본소득 지침상 규정된 '주 3일 이상 실거주'라는 지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부적격 사례의 대부분은 생활 근거지를 남해에 두고 있으나 직업이나 개인 사정으로 주 중 일정 기간 관외에 머무는 등 지침상 거주 일수를 채우지 못한 경우"라며 "정책 취지가 지역 내 상시 소비 인구를 확보하는 데 있는 만큼 기준 적용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주 3일 실거주라는 잣대는 예산의 공정성을 지키는 방패이지만, 동시에 '현금 지원'이라는 유인책이 실질적인 정착으로 이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문턱이 존재하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이번 인구 정체 현상은 인구 이동의 핵심 변수가 단순히 '현금 지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양질의 일자리, 교육 환경, 문화적 여건 등 정주 여건의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현금 지급만으로 인구 우하향 곡선을 꺾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인구 유입' 프레임 탈피, '지역경제 마중물'에 집중해야



이제 농어촌 기본소득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정책의 성공 여부를 단순히 '인구 몇 명 늘었나'라는 양적 지표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매달 지급되는 51억 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이 골목상권에 얼마나 생기를 불어넣고,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지역 내 소비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본소득은 인구를 강제로 끌어오는 '인입책'이 아니라, 벼랑 끝에 몰린 지역 경제를 살려내는 '마중물'로서 더 큰 가치를 지닌다.
남해군은 이제 인구 수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투입된 예산이 지역의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실제 거주하는 군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질적 성장'의 도구가 되도록 정책의 정밀도를 높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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