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처분명령 기존 군수 재량이었지만 사실상 농림축산부(장관) 권한으로 전환 등
방치 농지 처분명령 '의무화'… 강력해진 이행강제금
불이행 시 매년 감정가 25% 이행강제금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9월 11일(금) 14:58
2026년 8월 28일부터 농지 소유와 이용에 관한 규제를 대폭 개편한 개정 「농지법」 및 같은 법 시행령(법률 제21402호 등)이 전면 시행되었다.
이번 개정안은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에 따른 농지 투기 차단과 방치 농지 단속 강화라는 강력한 '채찍'을 담은 한편, 실경작 농민의 영농 편의를 증진하는 편의시설 규제 완화라는 '당근'도 동시에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
방치·불법 농지 '처분명령' 의무화 및 중앙정부 직권 강화 (제10조, 제11조 등)
가장 큰 변화는 방치·불법 농지에 대한 처분명령 권한과 법적 강도가 대폭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지방자치단체장(남해군의 경우 남해군수)이 경작하지 않는 농지에 대해 처분명령을 '명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었으나, 개정 법률에 따라 '명하여야 한다'는 의무 규정으로 전환됐다.
아울러 지자체가 사후 관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직접 농지 소유자에게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직권 규정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농지 처분에 대한 지자체의 유연한 대응 여지가 사라져, 억울함을 호소하는 농가가 발생하더라도 행정적 처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행강제금 부과 기준 대폭 상향… 매년 감정가 25% 부과 (제62조)
처분명령이나 원상회복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때 부과되는 이행강제금 기준도 대폭 상향됐다.
개정안에 따라 농지 처분명령을 불이행할 경우 토지 감정평가액 또는 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시정될 때까지 매년 반복 부과된다. 처분명령에 따르지 않고 방치할 경우, 불과 4년 만에 농지 가격에 맞먹는 금전적 타격을 입게 되는 강력한 제재 조치다.
불법 임대차 단속 및 신고포상금제 확대 (제23조, 제52조 등)
적법한 사유 없이 농지를 불법 임대하거나 무상으로 사용하는 행위 역시 신고포상금 대상에 추가되었으며, 포상금 한도도 확대됐다. 부모로부터 상속받았거나 이농으로 소유하게 된 농지라 할지라도 소유자가 직접 경작(자경)하지 않는다면 무단 임대가 금지된다.
따라서 자경이 어려울 경우 한국농어촌공사(농지은행) 위탁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대해야 처벌을 면할 수 있다.
화장실·주차장 '신고제' 전환 등 규제 완화(시행령 제29조, 제60조 등)
반면 실경작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도 일부 반영됐다.
농지 내 영농 편의를 위한 화장실(10㎡ 이하)과 주차장(25㎡ 이하) 설치 시, 기존의 까다로운 '농지전용 허가' 절차 없이 '신고'만으로 설치가 가능하도록 완화됐다. 또한 농촌특화지구 및 농업진흥구역 내 주민 편의용 휴게음식점 설치 허용 기준도 함께 마련됐다.
농촌 현장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 불안감·동요 확산
8월 28일 개정 농지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농촌 현장은 불안감과 함께 큰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도시로 떠난 자녀가 부모로부터 상속받았거나 사정상 자경하지 못하는 외지 소유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향우는 "마을 이웃들도 모두 고령화된 어르신들인데, 산간 맹지나 칡덩굴로 둘러싸인 농지는 농지은행에 위탁하더라도 선뜻 빌려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며 "농지를 매수할 사람이나 영농 대책도 마련해 놓지 않은 채 규제부터 시행하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요양원에 계시거나 돌아가셨고, 상속받은 자녀들은 도시에 거주하는 이촌향도 세대"라며 "이들에게 매년 25%의 이행강제금을 물리는 것은 농촌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2026.09.11(금) 1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