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놈의 한가위 귀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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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놈의 한가위 귀향길
2019년 08월 30일(금) 14:52
신나는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하면

담임선생님은 항상 나보고 어이 섬놈아!

방학 끝나고 니 찾을라카모 정말 쉽다

우리 반에서 제일 시커먼 놈 찾으모 되거든.......



남해대교가 건설된 지 얼마 되지 않고

선크림도 없었거나 몰랐던 시절, 상주 해수욕장에서 허구한 날

개구리처럼 고개만 내밀고 헤엄치다가 새깜둥이가 된,

중3때 부산으로 전학을 간 섬놈



그래도 다음 보름달만 뜨면

또 어무이 계신 고향 간다는 생각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그렇게 놀림을 당해도

팔푼이마냥 실실 웃으며 즐겁기만 했다



이윽고 한가위 전 날, 통금이 끝나자마자 달려간

조방 앞 시외버스 정류장, 세 시간 줄서서 기다리다가

겨우 탄 남해여객 빨간 버스, 그것도 입석에 비포장 길을

5시간을 서서 가도 하나도 힘든 줄 몰랐다.



강달수 시인 약력

1997년 심상 등단, 동아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재부남해군향우회 문화분과위원장

화전문학회장 역임

부산광역시 사하구의회 총무위원장

도시위원장 역임

부산광역시인협회 부이사장, 사하문화연구소장,

시집: 『몰디브로 간 푸른 낙타』

『달항아리의 푸른 눈동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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