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문 닫은 보물섬시네마, 다시 군민 곁으로 돌아오길

  • 즐겨찾기 추가
  • 2025.01.10(금) 14:16
[데스크칼럼]문 닫은 보물섬시네마, 다시 군민 곁으로 돌아오길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07월 10일(금) 11:04
코로나19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가 언제든 우리 가까이에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2016년 개관 후 군민들의 문화적 향유를 가능케 하고 인근 도시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신 개봉작을 볼 수 있는, 그래서 군민들에게는 편안한 쉼터였던 보물섬시네마가 코로나19로 인한 운영중단에 이어 시설 수탁을 해 온 작은영화관 사회적 협동조합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게 될 지경에 이르렀다.

영화 한 편 보기 위해 먼 길을 가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던 군민들에게 비록 단관(單館)이기는 하나 크게 품을 팔지 않더라도 최신 개봉작을 쉽게 접할 수 있었고, 특히 어린 아이들을 둔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이 선호하는 영화가 나오면 아이들 친구들까지 더불어 작은영화관을 찾는 풍경도 나름 익숙해졌을 정도로 보물섬시네마는 개관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군민들에게는 참으로 친숙하고 편한 곳이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도시에 사는 사람일수록 문화예술에 대한 혜택을 더 많이 누리고 소득이 작고, 시골지역일수록 문화예술에 대한 혜택이 적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그런 상대적 박탈감에 오랫동안 젖어있던 군민들에게 작은 영화관은 그냥 영화 한편 편하게 볼 수 있는 단순한 시설 이상의 의미로 자리매김했다.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갈해주는 단비와도 같은 존재였다면 너무 과한 의미 부여일까 싶기도 하지만 많은 군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게 된 보물섬시네마의 소식을 접하며 아쉬움을 표하는 것을 보면 이런 의미 부여가 과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실제 비슷한 규모의 전국 농어촌 지역에 47개의 작은영화관이 운영돼 왔고, 전국의 모든 작은영화관들이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개관 후 연 평균 7만명이 넘는 군민이 꾸준히 이용해 온 점을 생각하면 현 상황은 더욱 아쉽다.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다 하더라도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점도 아쉬움을 키운다.

도농간 문화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어진 작은영화관은 각종 코로나19 지원책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지원이나 유지를 위한 정책에서 소외·배제된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농어촌지역의 문화복지 차원에서 큰 역할을 담당해 왔음에도 운영 실적은 위수탁자의 몫이라는 행정적 관점에서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가 모두 모른체 외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아쉽기만 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지 않는 이상 재개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남해군민의 혈세 11억여원이 투입된지 불과 4년도 채 되지 못해 작은영화관의 기능을 상실한 점은 남해군으로서도 큰 손해다. 코로나19 상황 호전이 전제돼야 하겠으나 다시 보물섬시네마가 군민들의 편안한 쉼터이자 만남의 장으로 다시 문을 열 날을 기다려 본다.
인기기사 TOP 5
남해
자치행정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