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함정 '마산함', 남해 관문 노량 살릴 '킬러콘텐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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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함정 '마산함', 남해 관문 노량 살릴 '킬러콘텐츠' 될까?

유삼남 전 장관, 노량 앞바다 퇴역함정 유치 제안…郡 긍정적 검토
문화재현상변경, 항내 공유수면 점사용 여부 등 행정절차 관건될 듯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08월 21일(금) 13:28
▲남해군에 퇴역함정 유치를 공식 제안한 설천 노량 출신의 유삼남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유 전 장관 옆으로 노량항에 정박돼 있는 거북선은 유 전 장관이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임했을 당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전시관리 중이던 것을 남해군으로 옮겨온 것으로 노량 충렬사와 함께 이순신 장군의 순국지인 남해의 역사문화적 자산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남해각 재생사업과 남해대교 관광자원화 사업 등 노량대교 개통 후 변화된 지역여건을 토대로 남해대교를 주축으로 설천면 노량마을 일대를 1973년 남해대교 개통 이후 십 수 년간 전국적 관광명소였던 과거의 명성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 남해군과 지역주민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 마을 출신의 유삼남 전 해수부 장관이 노량 충렬사 앞 노량항에 퇴역함정을 유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남해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노량지역 관광활성화의 킬러콘텐츠로 자리매김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삼남 전 장관은 지난 18일, 고향인 설천 노량마을을 찾아 고향 마을 주민들에게 퇴역함정 유치 제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앞서 남해군에 퇴역함정 유치를 공식 제안했으며, 더불어 퇴역함정의 인계와 관련된 해군본부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도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고향을 찾은 유삼남 전 장관과 노량마을 주민들이 환담을 마친 뒤 남해대교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 전 장관은 1960년 해군사관학교 18기로 입학, 1964년 임관한 뒤 1993년 해군본부 정보참모부장, 해군사관학교장과 해군작전사령관을 거쳐 1997년부터 1999년까지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예비역 해군 제독으로 전역 후 비례대표로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01년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데다 1999년 참모총장 재임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전시 관리 중이던 거북선을 노량 충렬사 앞바다에 유치하는데 기여한 바 있어 그의 퇴역함정 유치 제안은 성사 가능성이 높게 타진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노량지역 주민들이 거는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는 상황.

유 전 장관과 지역주민과의 만남이 이뤄진 자리에는 장충남 군수도 참석해 이같은 유 전 장관의 제안 배경과 활용방안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으며, 장충남 군수 또한 이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군 문화관광과도 이같은 제안을 받아 퇴역함정 유치와 관련된 실무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남해군이 유치하고자 하는 퇴역함정은 1985년 코리아타코마가 건조, 취역해 35년간 대한민국 영해 수호임무를 맡아오다 지난해 12월, 동급의 울산급 호위함인 경북함과 초계함인 순천함과 함께 퇴역한 1500톤급 마산함으로, 마산함은 경북함과 더불어 1988년 해군사관학교 43기 사관생도들의 순항훈련에 동원돼 국산 호위함으로는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한 이력을 가진 1세대 국산 전투함이다. 또 마산함은 1990년 대한민국 해군의 첫 해외훈련으로 알려진 림팩 훈련에 참가해 함대함 유도탄 발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해군최우수포술함 탑건(Top Gun)함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해군의 위용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와 더불어 1992년 세계일주 항해에 성공하는 등 해군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함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유 전 장관의 제안을 요약하면 현재 서울시와 충남 당진, 전북 군산, 경기 평택, 경북 포항, 강원 강릉 등 수많은 지자체가 과거 영해 수호에 투입됐던 퇴역 함정을 활용해 안보교육의 장이자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에 기반해 남해군에서도 퇴역함정을 유치해 노량 충렬사와 거북선 등 기존 유적과 관광자원과 연계하면 남해군에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퇴역함정을 유치한 지자체의 분석에 따르면 퇴역함정은 군사자원이라는 희소성과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특성 탓에 퇴역함정 유치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람객들의 관심도가 높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퇴역함정에서 승조, 근무했던 이력을 가진 해군 장교와 부사관, 사병 등 예비역과 가족들의 방문빈도 또한 높아 퇴역함정 유치가 성사될 경우 잠재적 방문객 수요와 유입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해군 노량항 유치 논의가 오가고 있는 마산함. 마산함은 1985년 취역해 30년 넘게 영해 수호임무를 맡아오다 지난해말 퇴역했다. <사진 - 대한민국 해군>


마산함의 경우 1985년 취역한 이래 지난해 퇴역할 때까지 5천여명의 해군이 승조, 근무한 것으로 확인돼 남해군 유치가 확정될 경우 군민과 관광객은 물론이고, 기존 사례에서 확인되듯 마산함 승조, 근무 이력을 지닌 잠재적 방문객 확보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본지 취재를 통해 퇴역함정을 활용한 관광자원화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7년 고성 당항포 관광지 해상에 정박돼 관광자원으로 활용됐던 전시용 퇴역함정 수영함이 올해 1월에 선박 노후로 인해 전시 부적합 판정을 받아 해군에 반납되면서 전남 동부와 서부경남 지역에는 퇴역함정을 활용한 관광자원화 사례도 없어 지역내 유치시 인근 지역 관광객의 방문 유인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노량대교 개통으로 인해 남해대교와 인근 노량 상가가 과거 관문 관광지로서의 기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장 102m, 전폭 12m, 높이 27.8m의 위용을 자랑하는 마산함이 노량항에 유치될 경우 해당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남해군을 찾는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어 노량 상권 관광객 유입효과는 기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장관은 지난 18일 고향 방문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해군은 전 세계에서도 추앙받는 성웅 이순신 장군의 순국지로 타 지자체가 가지지 못한 유일한 역사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는 곳이다. 협의가 진행 중인 퇴역함정 유치에 여러 행정절차가 남아 있지만 노량항에 마산함 유치가 성사된다면 이순신 장군 순국지라는 역사성, 국내 건조된 거북선 중 가장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성된 거북선과 현대 해군의 주요전력이었던 마산함이 가진 스토리의 파급력이 시너지 효과를 거둬 남해군의 관광이미지를 더욱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남해군과 노량지역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남해군이 유치에 더욱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전 장관은 "이순신 순국공원 조성 등 남해군이 이순신 콘텐츠 활용에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우리만이 가진 가치를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한 한계는 아쉽다"며 "퇴역함정 유치 검토를 계기로 남해군이 가진 역사문화적 자산을 활용해 스토리가 풍부한 남해관광 발전의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의 고향 방문 중 퇴역함정 유치 제안을 접한 노량마을 임지용 이장 등 지역주민들은 퇴역함정 유치를 통한 지역관광활성화 기반 확보에 남해군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하며 반드시 성사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한 목소리로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퇴역함정 노량항 유치 검토 과정에서 사업구역이 노량 충렬사 등 문화재구역과 인접해 있어 문화재현상변경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그간 이순신 순국공원 조성과정 등 문화재현상변경 심의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온 문화재청의 판단이 향후 퇴역함정 유치 성사 여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을 순탄하게 넘긴다 하더라도 1500톤급 마산함을 항내에 정박시키기 위한 어항구역내 공유수면 점사용 여부, 약 2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초기 유치 비용과 향후 유지관리 비용 등에 대한 경제성 검토와 유치시 활용계획의 성숙도 등이 향후 퇴역함정 유치 실무 검토과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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