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독일마을 영업행위 허용 찬반, 상생은 신뢰 회복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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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독일마을 영업행위 허용 찬반, 상생은 신뢰 회복부터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0년 10월 16일(금) 13:53
2014년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전쟁부터 한국의 산업화에 이르는 과정을 영화 속 주인공인 덕수와 영자의 삶 속에 녹여 내며 천만 관객을 모으는 대흥행을 거뒀다. 국제시장 개봉 당시 천만 관객이 모여든 이유는 영화 속에서 그려진 덕수와 영자의 삶에서 동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삶의 궤적을 함께 짚어가게 했기 때문이리라.

뜬금없이 왠 영화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필자는 영화 국제시장 속 다양한 소재 중 특히 파독광부와 간호사로 덕수와 영자가 이역만리 타향에서 만나 사랑을 키우고 가정을 꾸리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평범한 소시민의 삶을 살아가는 부분에서 바로 필자 옆에 머지 않은 곳의 이웃들을 자연스레 떠올렸다. 삼동면 독일마을의 이야기다.

2001년 영화 속 덕수와 영자가 현실로 나와 살수 있도록 한 곳이 지금의 독일마을이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고 헌신했던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이 고국에서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보금자리이고, 이런 스토리와 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져 독일마을은 일약 남해군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됐다. 2000년대 중반부터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독일마을로 이어졌고, 독일마을은 전언한 마을 조성취지와 주변의 경관, 독일마을 맥주축제 등으로 인해 어느덧 전국에서도 인지도 높은 관광명소로 도약했다.

그러나 '영원한 영광은 없다'고 했던가. 십 수년째 같은 모습의 독일마을의 매력은 점점 줄었고, 최근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단적으로 최근 몇 년간 독일마을을 찾은 관광객 수는 눈에 띄게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독일마을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위기라는 인식은 독일마을 주민들은 물론이고 인근 마을과 상가지역 주민들도 공히 공감하는 사항이다. 변화가 필요하고 재도약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같다. 재도약을 위해서는 독일마을을 중심으로 주변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상생해야 한다는 지향점마저도 같다.

하지만 상생의 전제조건은 '내가 먼저 살고 봐야 한다'는 인식이 우선되는 듯한 모습도 읽힌다. 상생해야 한다는 명제에 이견은 없음에도 상생으로 가는 길은 서로 다른 상생의 동상이몽이 독일마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독일마을내 제한적 영업행위 허용을 두고 벌어지는 이해관계자들의 논란을 보면 모두가 주창하는 상생은 뒷전이고 '전부 아니면 전무(全無), All or Nothing' 성격의 '치킨게임'을 보는 듯 하다.

'신뢰'는 사회적 자본이다. 오랫동안 신뢰에 대해 연구해 온 석학들은 "신뢰를 통해 공동체의 발전과 경제성장까지도 이룰 수 있다"고 공통되게 조언한다. 각자 독일마을의 재도약을 위해 "내가 희생하고 노력했다, 내가 적격이다, 내 생각이 맞다" 라고 자부하기에 앞서 이제 '나 혼자가 아닌 우리'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진정한 상생의 의미를 성찰해 보는 것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 상생의 첫 걸음은 상호 신뢰의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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