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국가라서 실제로 일어날 것 같은 그럴싸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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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국가라서 실제로 일어날 것 같은 그럴싸한 이야기

보물섬시네마 <탈주> 개봉
북한 군인이 소재로 등장하는 첩보 액션 스릴러
<은밀하게 위대하게>, <강철비>

조승현 jsh49@nhmirae.com
2024년 07월 05일(금) 15:43
지난 3일 남해보물섬시네마에서 북한군이 주인공인 영화 <탈주>가 개봉했습니다.

남북관계를 다룬 숱한 영화들처럼 <탈주> 역시 잘생긴 북한 군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다른 영화들과는 다른 점은 북한 군인의 시점으로만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배우 '이제훈'이 맡은 북한 군인 '규남'은 장장 10년간의 북한군 의무복무 생활이 마무리되가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으로의 탈북을 결심한 신선한 플롯의 주인공입니다.

대부분의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들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남파공작원 즉, 간첩들이 침투하면서 긴박한 국제 정세와 맞물리는 액션들이 펼쳐졌습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탈주>는 북한을 배경으로, 북한 군인들이 주인공인 영화이기에 또 다른 관점의 흥미를 충분히 부여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역시 빠질 수 없는 남북관계를 다룬 흥행작들에 대해서 소개해보겠습니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같은 선배 명작들의 후광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그 아래에서 대중들의 선택을 받아 흥행 가도를 달렸던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강철비>입니다.



■평범한 바보를 연기하는 어느 북한 간첩의 이야기 <은밀하게 위대하게>

<은밀하게 위대하게>, 2013년 6월에 개봉한 장철수 감독의 액션 첩보물 장르의 영화입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원작인 웹툰도 꽤나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개봉 전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이끌었죠. 이전부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은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웃사람>, <신과 함께>, <내부자들> 등등 많은 사랑을 받았고 작품성까지도 인정받은 영화들이 그것들이죠. 특히 인기 있는 웹툰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흥행'에 있어서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애독자로 있는 웹툰은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수요층이 있다는 뜻일 테니까요. 여하튼 동명의 웹툰 역시도 많은 애독자 층을 거느리고 있었던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영화화되면서 입소문과 더불어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는 데에도 한몫했습니다. 누적 관객 수 약 700만 명에 육박하는 695만 명을 기록했고, 특히 여성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작품입니다. 톱스타 배우 반열에 오르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수현이 주인공 '원류환' 역을, 강인한 매력의 마스크를 가진 배우 박기웅이 '리해랑' 역을, 꾸준히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 여리여리한 미소년같은 매력의 배우 이현우가 '리해진' 역을 맡으면서 이 세 배우가 보여주는 케미스트리(Chemistry)에 여성팬들은 그야말로 열광했죠. 주인공인 '원류환'은 철저한 훈련을 받은 남파 공작원, 즉 간첩입니다. 북한에서 남한 말투를 비롯해 신체 연마 등 피나는 훈련 끝에 북한에서 파견돼 남한에 심어져 활동하죠.

그러다 같은 북한 출신 간첩인 '리해랑'과 '리해진'을 만나면서 남한에서 일어나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영화는 흘러갑니다. 이 미남 배우들의 전우애, 갈등, 그리고 간첩으로서 일어나게 되는 사건들은 여성팬들의 이목을 끌기엔 충분했고, 극장 안은 감탄사로 가득찼습니다.

액션과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웹툰과 함께 비교하는 재미로 감상해봐도 충분히 흥미로울 듯 싶습니다.



■<쉬리> 이후 가장 현실적인 남북 소재 영화 <강철비>

씨네21의 영화 평론가들은 "남북 문제를 다룬 영화의 최대치", "<쉬리> 이후 가장 도발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상상력이 빛난다" 등등 <강철비> 개봉과 동시에 호평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강철비>가 2017년 12월, <신과 함께>와 <1987> 등 태산같았던 영화들 사이에어 흥행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대중들의 기대 역시 만족시켰다는 것이겠죠.

'남북 문제를 다룬 영화의 최대치'라는 코멘트처럼 '북한의 쿠데타'를 시작으로, 한국을 둘러싼 미·일·중의 직간접적인 영향과 개입, 한국을 무대로 남파공작원들의 쉴새 없이 몰아치는 액션과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및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의 요격 장면까지 명장면들이 가득한 영화였습니다.

특히 <변호인>을 통해 한국 영화 역사상 천만 영화로 데뷔한 양우석 감독은 관객들에게 <변호인>은 운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낸 것 같았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강철비>는 남북 군인들의 과장된 초인같은 전투력 혹은 총알 단 하나도 맞추지 못하는 허수아비 엑스트라들이 아닌 나름 현실적인 수준의 전투력과 고증을 내세우는 절제를 통해 더욱 현실적인 영화로 거듭났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북한이 서로 '핵'을 나눈 동시 핵무장을 통해서야 한반도의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도발적이면서도 확고한 감독의 주장이 영화에서 그럴싸하게 구현하는데 성공해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었습니다.

<강철비>가 개봉한지 7년이 지난 현재도 이 영화만큼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재미까지 챙긴 남북 관계에 대한 영화가 없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합니다. 2019년에 개봉한 <백두산>은 억지 스토리와 반미를 비롯한 국제정세의 묘사가 부실하고, 비과학적인 모습으로 완성도가 낮게 평가돼 <강철비>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양우석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은 후속작 <강철비2: 정상회담>은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대중성을 챙기기힘들었을뿐더러 남북 관계가 악화된 시점에서 개봉돼 흥행 성적 역시 좋지 못했습니다.

이렇듯 <강철비>는 앞으로도 남북 관계에 대한 영화가 개봉될때마다 비교되면서 다시금 잘 만든 영화로 상기될 정도로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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