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을 보면 과거 배고픈 시절 열심히 살았던 우리 어른들의

  • 즐겨찾기 추가
  • 2025.01.17(금) 11:57
"어르신을 보면 과거 배고픈 시절 열심히 살았던 우리 어른들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렇기에 오늘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산다…"

홍성진 선임기자
2025년 01월 09일(목) 15:26
#2 한결같이 변함없는 복례국밥 맛의 비결

많은 손님들은 복례가마솥국밥집의 국밥에는 비린내가 없다는 게 특징이라고 꼽는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는 제대로 삶지 않으면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삶은 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느냐에 따라서도 냄새의 유무가 달라진다고 한다.

복례국밥이 손님께 제공하는 돼지고기는 시골 촌집에서 전문적으로 푹 삶아 읍내 가게로 넘어 간다. 국밥집 한편에서는 다시 사골을 뜨거운 불로 푹 고아 내며 주문시 신선한 상태로 고기와 함께 손님 상에 올린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삶기 위해 한달에 소요되는 가스비만 평균 200만원이 든다. 촌집 가스비 60만원. 읍 가게 도시가스비 140만원이 나온다.

김막순 사장은 "돼지고기는 제대로 삶고 고아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면서 "가스비도 부담되고 힘들지만 건강하고 좋은 재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이 일이 가능한 것은 시골집에서 200마지기 농사를 짓는 남편의 노고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여기에다 삶은 고기가 그날그날 소진되기에 언제나 갓 삶은 신선한 고기들이 식탁에 오른다. 매출이 고정적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소진량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김막순 사장은 "하루를 꼬박 삶아도 수요가 있어 소진되는 데는 이틀이 채 걸리지 않는다"면서 "매출이 일정하기 때문에 그 양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많지는 않지만 특유의 냄새가 날 경우 고기를 아깝지만 미련없이 버리기 때문에 복례가마솥국밥에는 거의 비린내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3 한여름 선풍적 인기를 누리는 복례 콩국수



국밥만 찾는 매니아들도 많지만 복례는 한여름 무더위를 달래는 복례콩국수를 개발, 여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복례국밥이 내놓은 복례콩국수는 몸에 좋은 남해시금치를 넣은 것으로 그 색깔 또한 초록색으로 구미를 당기게 한다.

겨울철 전답에서 생산한 노지 시금치를 건조시켜 미숫가루처럼 빻아 곱게 만든다. 이렇게 만든 남해보물초 분말가루를 밀가루 반죽에 넣어 버무린 뒤 기계로 면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콩 또한 직접 생산한 밭콩과 의령에서 가져온 논콩을 반반 섞어 곱게 빻아 국물을 내는데 콩을 볶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그 맛이 구수하다. 여기에다 직접 담은 열무김치를 내놓는데 그 맛에 열무김치 또한 내놓기 바쁘게 사라진다.

김막심 사장은 "복례가 내놓은 모든 음식에는 사실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는데 그 재료 또한 아끼지 않고 넣다보니 음식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값싼 수입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원 안밖의 국밥 가격을 맞추려면 직접 농사를 짓는 방법밖에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4 손님들이 두세 번 가져가는 복례 김치는 '별미'



국밥도 국밥이지만 복례에는 손님을 끌어당기는 소문난 김치들이 유명하다. 국밥과 가장 잘 어울리는 복례김치는 현지인도 그 맛을 인정한다. 그래서인지 김치를 조금 싸달라고 부탁하는 풍경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정갈하고 깨끗한 김치류는 김막심 사장이 직접 담근다. 당일 무쳐서 내놓는 김치들이다. 손님들이 두세 번 가져가는데도 매번 김치를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부부가 직접 농사를 짓기 때문이다. 200마지기 전답에서 쌀, 마늘, 고추, 김치, 콩 등 필요한 재료들을 직접 생산한다. 올해는 채소값이 무척이나 비싸 왠만한 음식점의 경우 한 테이블에 두세 번 소진되는 엄청난 양의 김치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복례는 오랜 세월 지켜왔던 그 복례김치를 줄기차게 공급하고 있다.

김막심 사장은 "국밥이 나오기 전에 김치가 사라지고 국밥이 나왔을 때 다시 김치를 가져가는 분들이 많다 보니 정말 많은 양이 소진되지만 맛있게 먹어 줘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어 "전답에서 대량으로 배추를 수확해 저장고에 배추를 보관했다가 필요시 그때그때 내어 김치를 담는다"면서 "부추는 모자라는 물량은 시장에서 사다보니 양념을 버무리지 않아도 신선해 깨끗하게 씻어 그대로 제공한다"고 말한다.



#5 브레이커타임(Breaktime)을 용납하지 않는 손님들



복례국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음식 준비와 직원들의 식사를 위해 잠시 문을 닫는 브레이커타임(Breaktime)이 없다.

장사가 잘되서라기보다 혼자 오시는 어르신들이 많아서다.

새벽 6시부터 어르신들이 가게 앞에 서 있고 손님이 몰리는 점심시간을 피해 오후 브레이커타임에 맞춰 어르신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쉬고 싶지만 그래도 움직여야 한다. 이만한 가격으로 어르신들이 맛있게 국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김막심 사장은 "저도 어른을 모시고 살았다. 앞선 세대들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눈으로 보며 자랐기에 힘들다고 가게 문을 닫고 매몰차게 쉴 수는 없는 일이다"면서 "어떤 어르신은 문이라도 닫혀 있으면 시장이고 국밥집인데 문을 왜 닫느냐고 호통을 치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실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오신다. 어떻게 보면 이 어르신들이 15년 복례가마솥국밥집을 지켜오신 분들이다. 복례가마솥국밥이 지속되는 한 아마도 브레이커타임(Breaktime)은 딴 세상이야기일 듯하다"고 덧붙였다.



#6 복례국밥 김막심 사장이 사는 세상…'열심히 산다'



지난해 벼농사를 마친 설천면 복례 전답에는 어느새 마늘(5000평), 시금치(5000평)가 심겨졌다.

지금의 식단을 그대로 계속 유지하며 손님들의 왕성한 식사량을 맞추려면 최대한 식재료를 직접 많이 생산해야 한다.

장사와는 상관없이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들께서 가끔 반찬을 요구하시면 담아주어야 하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들이 오면 따뜻한 정(情)도 나눠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막순 사장은 "지금은 복례가마솥국밥집을 운영하는 것이 주어진 일이기에 복례국밥을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 우선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언제가 식당 일을 마무리하면 동비마을 어른들과 약속했던 마을부녀회장으로 다시 돌아가 열심히 살고 싶다고 한다.

김막순 사장은 "식당을 하기 전에는 6년 동안 마을부녀회장을 하며 적십자, 농업인후계자 회원으로 살았다. 가게로 와 부녀회를 맡아 달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언젠가 식당일이 끝나면 돌아가 부녀회장이 아니라 이장도 하겠노라고 약속했다"고 말한다. 이어 "정말 열심히 산다. 양심적으로 지금도 열심히 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가게를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과거 배고픈 시절 열심히 살았던 우리 어른들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렇기에 오늘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산다…"며 말끝을 흐렸다.

김막순 사장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으며 복례국밥을 운영하며 1남 2녀를 성장시켰다. 지금은 바쁜 와중에도 어린 조카딸을 키우고 있다.
인기기사 TOP 5
남해
자치행정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