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집에 가고 싶은 어르신들의 애틋한 마음, 이제 '기억버스'타고 그리운 우리 동네 우리 집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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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27(금) 11:10
버스 타고 집에 가고 싶은 어르신들의 애틋한 마음, 이제 '기억버스'타고 그리운 우리 동네 우리 집 갑니다!

남해군립노인전문병원, 버스형태 (회상)공간에 TV 설치
"환자의 동네 풍경, 집 그리고 그리운 얼굴 영상으로 만난다"

홍성진 선임기자
2025년 06월 13일(금) 10:28
자가용 2천만 시대. 버스는 점점 감소하고 있지만, 버스는 수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버스는 생업의 현장으로 가는 공간이도 하고, 객지에 가 있는 반가운 손님을 실어 오는 공간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버스를 타고 소풍을 가는 기억은 성인이 되어서도 설렘으로 입가에 웃음을 짓게 만든다.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이야 오죽할까? 버스를 타고 우리 동네 우리 집으로 가고 싶은 그 애틋한 마음은 헤아리면 누구나 가슴이 저며 온다.

비록 버스는 모형이지만 버스 안 내 고향 내 집을 찍은 영상만은 진짜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남해군립노인전문병원이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어르신들의 바람을 헤아려 기억버스(버스형태의 공간에 TV를 설치, 환자의 집이 있는 동네풍경을 담은 영상시청)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의 특성상 배회하는 어르신들이 버스 정류소으로 가는 모습들이 안타까워 남해군립노인전문병원이 전국 최초로 병원내 영상시청이 가능한 기억버스를 설치한 것이다.

이제 버스를 타고 친구들과 같이 소풍도 가고 동네도 한바퀴 돌아 볼 수 있다. 보호자들이 영상을 촬영해 와 그리운 얼굴들과 만날 수도 있다.
또 한 켠에는 삼베를 짜던 물레뿐 아니라 과거 생활 소품들이 놓여 있어 추억을 회상하며 살아온 이야기들로 꽃을 피우기도 한다.
환자들은 전시된 계란꾸러미를 보며 '어찌 이리 잘 만들었노?' 하시면서 '예전에는 계란 하나도 마음대로 못 먹었다'고 말 하신다.
또 다른 어르신은 "인근 동네에서 베 잘 짜기로 소문이 났었다"며 자랑도 늘어 놓으신다.
이러한 입소문을 타고 지난 4월에는 경남 시군 사회복지협의회 종사자들이 남해로 워크숍을 통해서 남해군립노인전문병원을 찾아왔다.

워크숍 참가자는 "병원은 단순히 치료만 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미용실과 매점, 기억버스, 버스정류소, 회상공간이 별도로 준비되어 있다는 것에 너무나 놀랐다"고 말했다.
남해군립노인병원 장정세 사무국장은 "치매환자들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하여 인지기능을 최대한 유지하고, 환자들이 과거의 기억들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방문객에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1층에 갤러리를 마련하여 지역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도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군내 유일한 요양병원인 남해군립노인병원. 24년 국토부의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고, 다양한 모습으로 환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 중인데 다음에는 어떤 공간이 또 탄생할지 두근 두근 기대가 된다.

한편 남해군립노인전문병원은 2018년부터 공립요양병원 공공사업 (치매환자지원프로그램)을 운영중에 있으며 약물치료 외에 다양한 비약물 치료를 통해 환자의 치매속도를 완화하도록 노력중이다, 입원환자 뿐만 아니라 퇴원환자의 경우 거주지 환경개선 사업, 거주지 생활 관리, 병원 내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 치매 가족 자조 모임, 지역 내 연계 협력사업 수행 등을 운영하며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타 궁금한 사항은 남해군립노인전문병원 (http://nhsilver.com), ☎864-2201)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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