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농가상황에 고마진?"…보물초 박스값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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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8.14(금) 18:35
"어려운 농가상황에 고마진?"…보물초 박스값 논란

인건비·자재비 폭등 속 '보물초' 상자 가격 농가에 큰 부담
농가, 농협 박스 공급가 원가 대비 과도한 마진 부과 지적
포장재 마진율 10~15%선 조정 및 원가 공개 '주장'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8월 14일(금) 17:39
▲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는 참고용 입니다
남해군 내 '보물초(남해 시금치)' 박스(포장재) 공급 마진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유가 고환율 등으로 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많은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본지로 일부 지역 농협의 포장재 공급 가격 구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제보가 접수됐다.
"환원 사업 형태로 농가 부담을 줄여주어야 할 농협이 납품 원가 대비 지나치게 높은 마진(최대 30~40%선)을 붙여 유통 수익을 챙겨 온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시금치 박스 등 포장재 공급은 농가 지원을 위한 '수익 사업'이 아닌 '환원·공익 사업'이어야 하므로, 최소한의 적정 운용비(10~15% 수준)만 반영하는 것이 농협의 설립 목적에 부합한다는 지적이다.



시금치 농사 앞둔 농가 현장 목소리


농협의 박스 공급 방식 관련 일부 지역농협 등은 매년 시금치 출하 철을 앞두고 제지 업체와 대량 단가 계약을 체결한 뒤 농가에 시금치 출하용 상자(5kg·10kg 등)를 공급해 왔다.
농협은 운반비, 창고 보관료, 감가상각, 미수금 관리 등 '사업 관리비 및 운용 비용'을 이유로 공급 원가에 일정 비율의 마진을 부과한다.
제보 농가들은 군내 일부 지역농협들이 시금치 박스를 공급하면서 납품 원가 대비 최고 30% 이상에 달하는 고마진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농가는 "A농협이 판매하는 시금치 박스 매입단가는 10KG 한 박스 농협 매입단가는 1,350원인데 농협이 이 박스를 농가에 판매하는 단가는 2,000원으로 약 40%의 마진을 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작업용 단 박스의 매입가는 1,000인데 이 박스를 농가에 판매할 경우 400원이 더 붙은 14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과 껑충 뛴 인건비, 영농 자재비 상승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농협이 농가에 판매하는 '시금치 포장 상자' 가격마저 과도하게 책정되어 농가 주머니를 쥐어짜고 있다는 비판이다.



농협, 손쉬운 포장재 장사로 수익 창출?


시금치 포장 상자는 농가가 출하를 위해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필수 영농 자재다. 대량 구매력을 갖춘 지역농협이 제지 업체와 일괄 계약을 맺어 농가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농협 본연의 역할이다.
그러나 농협이 제지 공장으로부터 납품받는 원가에 운반비나 관리비를 감안하더라도, 30~40%에 달하는 마진을 붙여 농가에 판매하는 것은 농민을 위한 환원 사업이 아니라 '농민을 상대로 한 손쉬운 장사'라는 지적이다.
본지가 이와 관련 확인한 바로는 10킬로그램 박스의 기준 원가는 지난해 기준 1,350원(부가세포함)이었고 농협이 농가에 판매한 가격은 2,000원이었다.
650원. 약 32%의 마진을 붙인 셈이다. 이와 관련 농협에서는 박스가 찢어지거나 하는 누수율이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그러나 박스 유통업계에서는 유통마진을 통상 20% 선에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역의 한 시금치 재배 농민은 "농협이 대량 계약으로 가격을 낮춰 농가 부담을 덜어주기는커녕, 농민이 안 살 수 없는 필수 자재에 과도한 통상적인 마진 이상을 붙여 자기들의 영업 이익을 채우고 있다"며 "1년에 수천, 수만 장씩 쓰는 박스값 마진만 줄여줘도 농가에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농가, 원가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정 마진 10~15% 수준 현실화 요구


본지가 만난 농업인들은 농협의 포장재 사업이 적정 수준의 운용 경비(10~15%)를 넘어서는 고마진 구조로 운용되는 것은 농협법상 설립 목적에 위배된다고 입을 모았다.
농협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민간 유통업체가 아니라 농민의 생산 활동을 지원하는 협동조합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들은 "물론 농협 측에서도 창고 보관료, 배송비, 미수금 발생 위험 등 관리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10~15% 수준의 마진이면 사업 운용이 충분히 가능한 범위이다"고 주장했다.
'보물초' 브랜드의 경쟁력은 농가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에서 나온다. 농가가 시금치를 키워 손에 쥐는 순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농업 인프라를 지원해야 할 농협이 포장재 마진으로 배를 채운다는 오명을 벗으려면 즉각적인 실태조사와 구조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군내 일부 농협들은 시금치 박스 납품 원가와 마진 책정 기준을 농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박스 공급 마진율을 10~15% 이하로 낮추거나, 발생한 수익을 영농 자재 교환권 등 농가 직접 지원 형태로 환원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농민이 살아야 농협도 산다. 농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전향적인 마진 인하 결단만이 벼랑 끝에 선 남해 보물초 농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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