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가난했던 학창시절 은사의 가르침, 60년 간직하며 살아온 우리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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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가난했던 학창시절 은사의 가르침, 60년 간직하며 살아온 우리 이웃
홍성진 발행인 겸 대표이사
2023년 09월 08일(금) 13:27
불가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방법 중 하나인 참선 관련 이런 화두가 있다.

'이 세상을 버린 후 가져가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화두)이다.

이 화두에 대한 답은 이런 관점인 듯하다. 한평생 추구했던 권력도 돈도 명예도 가져가진 못한다. 다만 이 세상을 살면서 자신이 행한 '업'만은 아무리 떨쳐버리고 싶어도 따라간다는 내용이다.

이 세상에서 자신 명의로 등재하거나 소유했던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선한 행실과 악한 행실에 대한 책임(?)만은 짊어지고 간다는 것으로 필자는 이해한다.

또한 이 세상에서 말하는 권력의 우위나 돈과 명예의 크기는 종국에는 기준이 되지 못하며, 자신만이 아는 가슴에 남는 기억에 대한 판단(소회)이 아닐까 한다.

심오한 종교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이웃의 '선한 영향력'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나름 가슴에서 울리는 뭉클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다.

우리 이웃 김종도 선생이 "그 옛날 고교시절 은사로부터 받은 은혜를 60년 만에 갚게 되었다"며 어려운 후배들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1천만원을 모교에 기탁했다고 한다.

선생은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행했을까.

60년 동안 가슴에 은사의 은혜(선한 영향력)를 잊지 않고 간직하고 살아왔다는 이야기다. 또한 자신이 받은 은사의 그 가르침(선한 영향력)을 후배들이 다음 세대로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교측은 김종도 선생은 그동안 지역향토장학회 등에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기탁해 왔고 주위의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살아왔지만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왔고 경계해 왔다고 전한다.

60년 전 한 은사로부터 받은 그 가르침을 언제나 기억해 왔기에 60년 동안 크고 작은 선한 영향력을 우리사회에 전하며 살아왔을 것으로 유추해 본다.

"학창시절 가난을 이기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이며, 60년 만에 나름 그 은혜에 보답하게 되었다"는 말의 의미를 후배들이 잘 새겨들었으면 한다.

60년 전의 그 가르침을 잊지 않고 살아온 선생도 선생이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은사야말로 진정한 선생님, 멘토(mentor)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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