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남해시금치, 남해유자 전철 밟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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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남해시금치, 남해유자 전철 밟을까 두렵다
홍성진 발행인 겸 대표이사
2023년 11월 24일(금) 11:59
남해유자의 흥망성쇠를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과거 남해유자는 전국 최고의 상품으로 평가 받으며 '대학나무'라는 호칭까지 부여받았다. 자녀를 대학에 보낼 정도의 고소득을 보장하는 농사였기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주민소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인근 지자체의 사업들을 모니터링하고 벤치마킹하는 행위는 사실 보편화된지 오래다. 이는 지역마다 주민소득을 끌어 올리기 위한 노력들이기에 오히려 공직자들의 노고를 치하해야 할 일이다.

남해유자가 주민들을 먹여 살리는 효자작목으로 알려지자 인근 지자체에서도 유자식재를 급격히 늘렸고 급기야는 생산된 유자를 남해에서 판매하는 등 남해유자의 명성에 의지한 안정적 판로까지 얻었다.

그 후 남해유자는 고령화, 재배면적 역전 등 여러 이유로 인근 자자체에 밀렸고 결국 현재는 유자 일번지라는 위치를 내어주며 남해유자의 명맥만을 유지하는 안타까운 처지가 되었다.

남해마늘 또한 시대와 소비환경의 변화에 따라 겨우 주산단지라는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의 재배면적이 유지되고 있다.

남해인의 지혜로 만든 남해시금치 또한 그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역농협과 남해군, 그리고 농가는 남해시금치 재배와 유통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현재는 전국에서 맛으로 최고로 손꼽는 남해의 대표 작물로 성장시켰다.

그럼에도 최근 남해시금치 유통과 관련 심상치 않은 흐름이 포착되고 있어 모두가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남해가 확보한 시금치 중매인들이 남해보다 시금치산업을 급성장시키고 있는 고성군으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은 농협과 남해군, 그리고 농가가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실제 농협 관계자와 중매인들은 고성군의 경우 남해를 모델삼아 시금치 재배면적을 늘리고 있는데다 벌크보다 주로 단작업에 매진하다 보니 벌크 중심인 남해보다 단작업할 필요가 없는 고성군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고 전한다.

단작업 인건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다 보니 벌크를 사들이는 물량도 줄어 남해시금치 값이 떨어지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겨울철 농가의 큰 소득원인 남해시금치가 '남해유자의 흥망성쇠'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 심히 걱정되는 대목이다.

지금부터라도 남해시금치를 사갔던 중매인들이 왜 고성군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지 면밀히 진단하고 남해시금치의 대외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민관 모두 지혜를 모아 주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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