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여성농민회, 남해축협 조합장 규탄 성명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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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27(토) 21:47
남해군여성농민회, 남해축협 조합장 규탄 성명서 발표

"보물섬에 보물같지 않는 성폭력 문화는 반드시 근절돼야"

조승현 jsh49@nhmirae.com
2024년 03월 22일(금) 20:15
전국여성농민총연합남해군여성농민회(이하 전국여성농민회)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보내 상습적인 성폭력을 일삼아온 남해축협 조합장을 규탄했다.

전국여성농민회는 성명서를 통해 "남해축협 조합장은 직장 내에서 심각한 수준의 성폭력을 일삼아 왔다. 여직원의 어깨를 주무르거나 손을 잡는 등의 신체접촉을 일삼고, 어깨를 쓰다듬은 것은 물론, 성적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하여 축협 직원들이 구속 수사와 직위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2010년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해 직장 내 성평등을 실현할 토대를 마련하게 됐지만 오랜 가부장 문화가 사회 곳곳에 뿌리내려 있기에 가해자 보다 피해자의 행실을 문제 삼는 문화가 지속되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미투운동을 통해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서는 멀쩡할 때의 이웃에 대한 연대감보다는, 특정인에게 행한 성폭력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입장에 서야 성폭력 문화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려냈다"며 "이번 축협 조합장의 사태는 인사권을 지닌 선출직 단체장의 막강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므로 이는 반드시 엄단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농촌은 도시보다 성차별 문화가 심한 편이다. 몇 다리만 걸치면 대부분 서로를 아는, 좁은 지역사회라서 더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성폭력 문제가 발생해도 문제를 키우지 않기 위해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성범죄 대해 관대하던 시절은 지났다. 좁디좁은 농촌사회 성차별 문화의 특성을 이용하여 질질 끌며 반전의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미 인천 모 지역 조합장이 입건되었고, 작년에는 새의성농협 조합장도 법정구속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국여성농민회는 "보물섬 남해에 보물같지 않는 성폭력 문화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고, 더 이상 이러한 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축협 조합장의 성폭력에 상처받았을 여직원들에게 같은 여성으로서 아픔을 느끼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진작 입장표명을 해서 힘을 실어줘야 했음에도 여지껏 도움이 되지 못한 점에 미안함도 같이 전한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서도 차별적인 가부장문화 대신 선진적인 성평등문화가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국여성농민회는 "농촌사회의 가부장성이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성들은 성차별, 성희롱에 대한 연대를 통해 지역사회를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공론화돼야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남해라는 지역 자체가 입장표명을 하기 힘든 지역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가 빠르게 해결돼 비슷한 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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