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마늘연구소 출연금(예산) 보류에 따른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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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1.30(금) 11:28
남해마늘연구소 출연금(예산) 보류에 따른 '논란 확산'

군의회, '성과 없는 지원 지속 의문', 성과지표·경영 쇄신 요구
연구소, '종구개발 과학적 숙기 필요' 기술적 성과 가시화 단계
농업인, '마늘산업 고사위기, 일단 조속한 우량 종구 확보 희망 걸자

홍성진 선임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1월 30일(금) 11:04
남해마늘연구소는 27일 그동안 추진해 온 우량종구 생산 실적을 공유하고 우량종구 생산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영란 남해군의회 의장, 김종준 마늘생산자협회 남해군지회 회장, 한진균 씨마늘연구회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마주 앉은 간담회장은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 자리는 단순한 업무 보고를 넘어, 17년 역사를 가진 남해마늘연구소의 존재 이유를 묻는 존립 근거와 14억 원 규모의 출연금 동의안 보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공방의 현장이었다. 본지는 현장 취재를 통해 각 주체의 입장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남해 마늘 산업의 상생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남해군의회, '군민 혈세, 실질적 성과로 증명하라'

남해군의회 정영란 의장을 필두로 한 의회 측의 입장은 확고하다. 바로 '재정 민주주의에 기반한 책임 행정과 경영 효율성'이다. 의회는 연구소가 설립된 지 1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농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소득 증대나 마늘 재배 면적 유지에 가시적인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 의장은 '이미 2022년 말부터 남해마늘연구소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군민들의 비판이 있었고, 내부적으로 연구소 폐쇄론까지 검토되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의회는 이번 연구소 출연금 보류가 단순한 '몽니'가 아니라, 연구소 조직 전반에 대한 객관적인 경영 진단과 인적 쇄신, 그리고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성과 지표(KPI)를 요구하는 '의결 기관의 정당한 견제'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14억 원이라는 예산이 연구소 운영에만 매몰되지 않고, 실제 농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경제적 부가가치'로 환산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구체적인 쇄신안이 제출될 때까지 보류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이와 관련 본지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의원은 "14억 원의 출연금 중 약 7억 원 이상이 인건비로 소요되는 구조에서 성과를 따져보는 것은 의희의 책임이라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마늘 종구 연구에 대한 성과가 제대로 이어져 연구소가 요구하는 향후 2028년 이후에 실제로 농가소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 남해마늘연구소, "씨마늘 제대로 여무는 시간과 인프라 구축 필연적 과정"

마늘연구소 측은 연구 성과가 실험실을 넘어 농가 현장에 보급되기까지 필요한 '물리적 시간'과 '생물학적 한계'를 설명하며 반론을 폈다. 연구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바이러스 없는 조직배양 마늘(종구)을 생산해 원종을 확보하고, 이를 대량 증식해 농가에 보급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는 최소 5년에서 8년이라는 긴 주기가 소요된다. 이는 과학적 숙기를 무시하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농업 연구만의 특수성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연구소는 최근 창녕군이나 합천군 등 우량종구 생산에 성공한 타 시군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남해에 이식하기 위한 기술적 고도화를 진행해 왔음을 피력했다.

현장에서는 남해형 종구 생산의 성공률을 70~80%까지 끌어올리는 등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왔으며, 지금 예산 지원이 중단될 경우 지난 수년간 쌓아온 조직배양 기술과 확보된 종자 원종들이 모두 사장될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연구소 측은 이번 사태가 기술적 도약을 앞둔 마지막 고비이며, 예산 등 사업의 연속성이 담보되어야만 비로소 남해 마늘 산업의 기술적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 농업인, '논란보다 일단 우량종구 생산보급사업 지켜봐야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절박한 목소리를 낸 쪽은 현장의 농민들이었다.

이들의 주장은 지극히 실무적이고 처절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논란보다 당장 올해 농사지을 종자가 없어 외지에서 비싼 값을 주고 사와야 하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었다.

농민들은 고령화와 재배면적 급감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남해 마늘의 생산성을 현재 평당 3.8kg에서 5kg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면 남해 마늘의 명성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농민 대표들은 '연구소의 성과가 늦어진 것에 대한 의회의 질책은 이해하지만, 이제 막 우량 종구가 나오려는 시점에 동력을 끊는 것은 남해 마늘 산업에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과 같다'며 연구소의 존속과 지원을 숙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동시에 연구소의 기능이 더 이상 논문 생산이나 단순 연구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식용 마늘에서 우량 종자 생산으로로 기조 전환'과 '토양 개량 사업'이라는 농가 맞춤형 현장 지원 체계로 완전히 재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열쇠는 '투명한 성과 로드맵 제시'와 '신뢰 회복'

남해군의회의 마늘연구소 출연금 보류라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향후 사업 결과에 대한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 결핍'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의회는 연구소의 자생적 운영 능력에 의문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우량 종구 연구 속도가 생각보다 늦다는 입장이다.

반면 연구소는 자신들의 전문적인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다.

농민들은 고령화에 따른 마늘재배 면적의 급격한 감소를 우려하며 우량종구 씨마늘 확보와 이를 통한 소득 향상이 시급한 현실적 과제라고 지적하며 일단은 연구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해결의 열쇠는 '투명한 성과 로드맵의 합의'와 '신뢰 회복'에 달려 있다.

연구소는 의회가 요구하는 경영 효율화 방안과 함께, 연차별 우량 종구 생산 및 보급 목표치를 정량적으로 제시해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의회 역시 연구의 연속성이 끊겨 발생할 '매몰 비용'과 '우량종구 생산과 확산 가능성'도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남해 마늘 산업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고령 농민들의 은퇴 시한이 5년 남짓 남았다는 이날 농가들의 경고는 남해군 마늘산업 전체에 주어진 마지막 경고음일수도 있다.

우량 종구 생산과 조속한 농가 보급이 현재 '남해마늘연구소의 핵심사업'으로 인식되면서 그간의 연구소의 각종 성과를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된 듯하다. 농가와 행정은 성과를 통한 연구소의 존립 문제를 논의하기보다 마늘산업 부활을 위해 일단 우량 종구 생산과 농가 보급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연구소 출연금 승인 결정을 보류 중인 남해군의회의 향후 결정에 농가와 집행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한 농가는 "의회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일단 2022년 말부터 시작한 사업이니 결론은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라면서 "만약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남해마늘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다는 점에 희망을 걸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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