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인의 칼럼] "스마트폰 내려놓은 어르신들"… 남해군이 다시 '아날로그'를 돌아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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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10.23(금) 17:16
[이태인의 칼럼] "스마트폰 내려놓은 어르신들"… 남해군이 다시 '아날로그'를 돌아봐야 하는 이유
발행연월일 : 2026년 10월 23일(금) 16:53
FM 공동체라디오방송 이태인 대표
요즘 어르신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이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차라리 예전 2G 폴더폰으로 바꿔 탔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화면을 아무리 터치해 봐도 원하는 메뉴는 나오지 않고, 손가락은 자꾸 엉뚱한 곳을 누르기 일쑤다. 어디 그뿐인가요. 글씨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작고, 무언가를 신청하려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누르라니 그저 아득하기만 하다.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최첨단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평생을 아날로그 문화에 친숙하게 살아오신 어르신들에게 이 유난스러운 '디지털 문화'는 다가가기엔 너무나 높고 차가운 벽일 뿐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남해군의 행정을 보면 이런 어르신들의 답답한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군청에서 좋은 지원 사업을 마련했다고 해서 물어보면 "포스터 밑에 있는 상자 모양(QR코드)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으로 접수하라"는 안내가 돌아온다.
인터넷 홈페이지 검색이나 구글 폼 접수, SNS 이벤트 링크 같은 방식이 주를 이루다 보니, 정작 이 혜택을 꼭 받아야 할 어르신들은 시작조차 해보지 못하고 발을 굴러야 한다.
남해군은 전체 군민 중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이 40%를 훌쩍 넘는, 실질적인 초고령 사회다. 군민 두 명 중 한 명은 어르신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에 공고했으니, 보도자료 냈으니 군민에게 다 알렸다"고 믿는다면, 과장해서 어르신들에게 "처음부터 혜택을 받을 생각을 하지 말라"는 소외감과 박탈감을 안겨주는 것과 다름없다. 알권리는 모든 군민의 기본권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정보에서 소외되고 정책 혜택에서 배제되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군민 과반수가 고령층인 우리 남해군은 어떠한 길을 찾아야 할까?
기존의 편리한 디지털 방식을 아예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젊은 층과 외지인을 위한 디지털 채널은 유지하되,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춘 '아날로그 및 지역 밀착형 소통 채널'을 동시에 가동하는 '투트랙(Two-Track) 홍보 정책'이 절실하다.
어르신들의 정보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안해 본다.
첫째, 어르신에게 가장 익숙한 '지역 신문'을 집집마다 배달하면 좋을 듯하다.
활자에 익숙한 어르신들에게 군정 소식을 전하는 가장 확실하고 따뜻한 매체는 단연 지역 신문이다. 각 가정에 지역 신문이 1부씩 전달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이는 어르신들에게 빠짐없이 소식을 전하는 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지역 민주주의의 뿌리인 지역 언론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여기에 더해 돋보기 없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큰 글씨 공고'나 '특집 세션'을 신문에 담아낸다면 군민들의 알권리와 참여 의식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라디오 세대' 어르신들을 위한 '공동체 라디오'를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어르신들은 일터나 집, 경로당에서 귀로 듣는 라디오에 매우 친숙하다. 남해군은 빠른 시일 내에 '공동체 라디오 방송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안정적인 지원 틀을 만들고, 방송의 공공성을 높여 주었으면 한다. 마을회관, 경로당, 농작업 현장 어디서나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군정 소식과 재난 안전 정보를 들을 수 있게 된다면, 정보 소외 현상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셋째, 경로당으로 찾아가는 '맞춤형 디지털 교육'을 정례화하면 좋을 듯하다.
전달 방식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들이 최소한의 디지털 행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병행되어야 한다.
강사가 직접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찾아가 스마트폰 기본 조작법부터 카카오톡 활용, 공고 확인 방법 등을 눈높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알려드린다면, 어르신들도 스스로 정보를 찾고 소통하는 자생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행정의 편의를 위한 '디지털 전능주의'는 자칫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어르신들을 가장 먼저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군민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각 가정에 전달되는 지역 신문 한 부, 마을 전체에 정겹게 울려 퍼지는 라디오 방송 한 줄기는 정보 소외를 막는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남해군이 진정으로 살기 좋은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단 한 명의 어르신도 정보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온기 있게 공존하는 포용적 소통 체계로 속히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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