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탐방◁ 그리운 어머니 손맛, 고향의 맛이 그립다면…명동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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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탐방◁ 그리운 어머니 손맛, 고향의 맛이 그립다면…명동맛집!!

"현지인들 메뉴에 없는 사라져 가는 음식도 주문?
그 옛날 그리운 고향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성진 선임기자
2025년 03월 14일(금) 09:17

소상공인들은 국정 전반이 불안정한 상황에다 계속된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남해군을 포함한 군단위 지자체의 경우 농촌인구 고령화에 따른 절대인구 감소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며 갈수록 빈 점포가 늘고 있어 지역경제 붕괴까지 우려되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 본지는 남해군소상공인회(회장 유국군)과 함께 지역 소상공인들의 삶의 현장을 들어다 보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변함없이 손님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을 찾아 그들의 노하우와 나름의 비법을 들어봤다.
힘겨운 시절이지만 자영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분들에게 앞으로 게재될 이 기사들이 나름의 사업 대안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힘겨운 경제 상황을 잘 이겨내길 기대한다. <편집자주>





세상의 흐름에 따라 음식 메뉴 또한 세대 따라 빠르게 변해 간다.
그런 흐름이다 보니 한식을 위주로 하거나 전통의 맛을 고집하는 식당마다 장사를 위해 젊은층이 선호하는 음식점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익히 알려진 한식과 제철 음식으로 30년 맛의 전통을 이어가는 맛집이 있다.
남해에서 현지인에게 더 유명한 이 집은 평생 한식과 전통 제철 음식을 위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명동맛집'이다.
명동맛집 주인장 서연숙(67) 사장은 "세대 흐름을 따라 살았다면 벌써 음식 트렌드에 맞춰 메뉴를 바꿨을 것이다. 이런 걸 이겨냈으니 30년 세월 알려진 한식과 제철 음식 메뉴로 살아왔고 오늘날 명동맛집이 있는 것이다"고 말한다.
서연숙 사장은 고현 대계마을에서 남해읍 선소로 시집와 어른들을 모시며 1남 2녀를 키워냈다. 젊은 시절 전어로 유명했던 선소에서 꼬막 등 바다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
평소 요리에는 소질이 있었기에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식당에서 일하며 1992년 읍내에서 식당을 열었다. 당시 바쁜 일상이었지만 남해에서 버스를 타고 멀리 진주 소재 요리학원까지 다니며 한식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길 30년이 넘었다. 그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오가자 음식 솜씨도 소문이 났다. 그런 이유에선지 명동 맛집에는 메뉴판에 없는 요리를 주문하는 현지인들이 많다.
사라져 가는 맛을 기억하는 현지인들은 명동 맛집에 주문하면 그 옛날 그리운 고향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고 말한다.



#1 '오리지날 음식점, 제철 음식점으로 평가 받는 명동맛집

명동맛집의 메뉴는 퓨전요리와는 거리가 먼 이미 보편화되고 대중에게 잘 알려진 전통 메뉴들이 주를 이룬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두루치기, 아구찜, 생선메운탕, 멸치쌈밥, 물메기탕, 낚지볶음, 갈치찌개 등등이다. 물메기탕이나 멸치쌈밥 정도를 제외하면 누구나 알고 있는 보편화된 대중음식들이다.
그럼에도 30년 동안 손님을 맞이하며 어른들을 모시고 자녀(1남 2년)들을 훌륭하게 키워냈던 것은 이곳이 '어머니의 손맛, 고향의 맛' '사라져 가는 음식'을 느낄 수 있는 오랜 맛집으로 소문나 있기 때문이다.
현지 이웃들조차 '명동 맛집 음식들은 조미료가 적게 들어가는 오리지날 음식점, 제철 음식점'이라 평가한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보편화된 음식으로 장사를 한다는 것은 그 집만의 비법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지만 명동맛집은 그렇게 성장해 왔다.
명동 맛집의 된장, 김치는 직접 집에서 담아 사용한다.
서연숙 사장은 "80㎏의 된장을 직접 담았다. 메주를 담가 발효한 재래 된장으로 찌깨를 끊이기 위해서다. 400~500포기 배추로 김치도 담았다"면서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은 누구나 선호하는 대중 음식이기에 그 재료가 매우 중요하다.
매년 된장과 김치를 담아 가게에도 사용하고 자녀들과 이웃들에게도 나눠 준다. 가족이 먹는 집 된장, 집 김치가 명동의 김치찌개, 된장찌개의 맛이다"고 말한다.



#2 명동 맛집에서 내놓은 낚지, 갈치 등 수산물은 순수 남해산

명동맛집의 또다른 묘미는 남해바다에서 생산된 각종 수산물로 만든 제철 메뉴들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30년 전 서연숙 사장은 남해바닷가 선소마을에서 한때 꼬막 등 바다사업에 종사했다.
그런 이유로 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에 대해 나름 지식을 갖게 됐다. 이 경험들이 지금은 식당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낚지, 생선, 쭈꾸미, 아구, 물메기 등등 명동 맛집이 사용하는 이들 수산물들은 순수 남해산이다. 한때 전어 마을로 전국에 유명세를 떨쳐던 선소는 여전히 각종 수산물이 잡히고 활발히 거래되는 어촌마을이다.
명동 맛집에서 내놓은 낚지, 쭈꾸미, 생선, 아구, 멸치, 갈치 등등은 선소마을 이웃 어민들에게서 직접 공수한다.
서연숙 사장은 "생선구이나 낚지볶음, 쭈꾸미 요리, 메운탕 등 수산물을 주재료 내놓는 음식의 맛은 무엇보다 수산물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신선한 수산물이야 말로 음식맛을 좌우하는 관건이기 때문에 명동맛집은 남해바다, 우리 마을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만을 고집해 오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나름 바다를 알다 보니 저렴한 가격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겨울철이 되면 쭈꾸미도 꼬막 채취 작업시 살아있는 채로 들어오는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내놓는다"고 덧붙였다.



#3 제철 음식뿐 아니라 메뉴에도 없는 음식들도 ‘척척’

일반적으로 손님들은 제철 음식재료를 잘 알지 못한다. 특히 농수산물의 경우 언제가 제철인지 아는 도시 사람들은 많지 않다.
명동맛집은 메뉴판에 없는 음식 또한 미리 주문하면 언제든 드실 수 있는 친근한 우리 이웃 가게다. 그래서인지 현지인들도 메뉴에도 없는 제철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명동맛집의 요리 솜씨도 솜씨지만 제철 그 옛날 그리운 음식을 맛보고 싶어서다.
멸치쌈밥은 명동맛집의 인기 메뉴 중 하나다.
그렇지만 멸치가 가장 맛이 나는 봄철 외는 손님들께 잘 권하지 않는다.
왜 그런지 묻자 서연숙 사장은 “우리 집에는 객지 운동선수들뿐 아니라 군청이 가깝다 보니 외지 손님들이 많이 온다. 되도록 제철 건강식을 권해 드린다”면서 “사실 주문한 대로 장사만 하면 그뿐이지만 남해에 오셨으니 남해의 제철 음식을 드셔보게 하고 싶어서다. 멸치쌈밥은 봄멸치로 요리하는 것이 가장 맛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또 “남해는 관광지다 보니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보다는 제철에 남해의 별미, 그리고 남해에서 생산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어봐야 남해를 제대로 기억하게 될 것 같아 손님들께 되도록 제철 음식을 추천한다”고 덧붙인다.
그러면서 향우에게 내놓았던 사라져 가는 밑반찬 ‘청각 무침’ 이야기를 전해 준다.
서연숙 사장은 “명동맛집을 기억하는 향우께서 갈치철이라 갈치찌개를 예약했다. 옛 맛을 기억하는 분이다 싶어 남해전통시장에서 청각을 사다가 데쳐서 홍합, 호박, 양파를 넣고 조선간장에 무쳐주니 정말로 잘 드셨다”면서 “정말 잘 먹었다면서 지금은 사라져 가는 음식인데 맛보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름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4 “먹는 즐거움도 삶속에 있다는 사실을 한번씩 느끼며 살아가길 바란다”

서연숙(67) 사장은 과거 1500평 농사를 지금은 400평 두마지기 농사로 줄였지만 여전히 식당에 소요되는 재료를 직접 농사지어 손님들께 내놓는다.
식당일도 바쁜 가운데 마늘, 양파, 대파, 고추, 쪽파, 시금치 등등 힘든 농사일을 하면 힘에 부치지 않느냐는 질문에 서 사장은 “그 옛날 배고팠던 시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검정 고무 신고 보리밥에 고구마가 주식이던 시절도 살았다. 노력하며 명동맛집과 함께 이만큼 산 것도 행복이다”면서 “지금도 많은 손님들이 명동맛집의 맛을 기억하며 찾아와 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한다.
이어 “지금와 생각하면 음식요리야 어릴 때부터 어른들에게 배웠지만 그래도 음식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을 따는 것이 손님들에 대한 예의인 것 같아 멀리 진주까지 오가며 한식자격증을 땄다”면서 “어느 분야 어디서든 노력하면 살 수 있다. 주어진 일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러다 좋아하는 식당을 찾아 먹는 즐거움도 삶 속에 있다는 사실을 한번씩 느끼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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