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2명 중 1명은 60세 이상 인구(54.7%) 읍과 면 지역 인구 양극화도 심화
이태인, 홍성진 기자
발행연월일 : 2026년 07월 24일(금)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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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3만 9,296명까지 떨어졌던 남해군 인구가 2026년 6월 기준 4만 1,143명으로 다시 4만 선을 넘어섰다. 불과 10개월 만에 1,847명의 이웃이 늘어났다. 전국적으로 시골 마을마다 인구 감소에 난리인데, 남해군에 이례적인 기쁜 소식이다. 그렇지만 이같은 표면적인 수치가 상주인구 증가로 실제 이어지는 미지수다. 통상 청년층의 상주인구 증가가 지역경제와 맞물리며 성장의 동력이 된다. 본지는 2025년 9월부터 2026년 6월까지의 행안부의 주민등록 전입·연령·성별·지역별 통계를 분석, 그간 인구 변동 추이를 살펴봤다. 인구변동 추이가 주는 메시지를 다각도로 분석해 보고 나름의 대안도 싣는다. <편집자 주>
2025년 11월 폭발적 전입, '농촌 기본소득'이 쏘아 올린 공인가?
남해군 인구 수치가 가장 가파르게 올라간 때는 바로 2025년 11월이다. 단 한 달 사이 무려 1,046명의 외지 사람이 남해로 주소를 옮겼다. 들어온 사람에서 나간 사람을 뺀 순증가 인구만 813명에 달했다. 이 기간 존재한 변수는 '농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었다. 기본소득을 준다는 정책이 발표되자,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든 것이다. 실제로 11월 한 달 동안 진주시(154명), 사천시(129명), 창원시(119명) 등 경남의 주요 도시 3곳에서만 402명이 남해로 주소를 옮겼다. 11월에 들어온 사람 10명 중 4명이 가까운 경남 이웃 도시에서 온 셈이다. 여기에 부산에서 온 211명까지 더하면 11월 전입자의 60% 가까이가 부·울·경 대도시권 주민이었다.
하지만 이 반가운 수치 뒤에는 불안한 그림자가 숨어 있다. 이들 유입 이웃들이 실제 남해에서 일자리를 얻고, 살 집을 구하고, 병원이나 학교를 이용하는 '정주 여건'을 갖춘 유입 인구인지 지원 기간이 끝나면 다시 도시로 이주할 인구인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5년 11월 813명 늘어난 이후, 2026년 상반기의 월별 인구 증가세를 보면 1월 +104명, 2월 +13명, 3월 +167명, 4월 +12명, 5월 +25명, 6월 +52명으로 유입 폭이 크게 줄었다. 기본소득이 초기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은 틀림 없지만, 이분들이 남해군민으로 정확하게 정착했는지는 앞으로 1~2년 동안 살펴봐야 한다.
수도권 500명 vs 부·울·경 3,344명 '가까운 이웃'이 진짜 남해 사람 된다
최근 10개월(2025.09~2026.06) 동안 남해로 주소를 옮긴 4,672명의 출신지는 수도권 인구가 아니라 가까운 부·울·경 이웃들이었다.
최근 10개월 기간 동안 경남도 내 타 시군에서 남해로 들어온 사람이 2,599명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6%였다.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부산에서 유입이 745명(16.0%)으로 1위였고, 울산에서 120명이 왔다. 경남, 부산, 울산을 합친 영남권 유입 인구가 총 3,344명으로 전체 전입자의 71.6%를 차지했다. 10명 중 7명이 남해와 관련 있는 이웃 동네 주민인 셈이다.
반면, 서울(203명)과 경기도(297명)를 합친 수도권 유입 인구는 총 500명으로 전체의 10.7%에 불과했다. 경기도 안산(24명), 고양(28명), 용인(27명) 등 대도시에서 조금씩 유입됐다.
이 통계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남해의 바닷바람과 들녘이 익숙하고, 삼천포대교나 노량대교를 건너 금방 오갈 수 있는 부산, 진주, 사천, 창원 거주자들이야말로 남해에 삶의 터전을 잡을 진짜 후보들임을 시사한다. 귀농·귀촌 예산과 홍보 역량을 부·울·경 지역의 은퇴 예정자나 주말에 내려와 일하는 워케이셔너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을 듯 싶다.
54.7% 초고령화의 진실 상반기 증가 인구의 107%가 60대 이상 어르신
인구가 3만 9,000명 대에서 4만 1,000명 대로 수치는 반등했지만, 생산가능인구의 이동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구의 '질적 구조'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2026년 6월 기준 남해군 연령별 인구표를 보면, 지방소멸의 진짜 위기는 사람 수가 모자라는 게 아니라 '일할 젊은이층은 줄고, 노령층은 늘어나는 구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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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현재 남해군의 0세부터 19세까지 아동·청소년 인구는 3,885명(9.4%)이다. 초·중·고등학교 교실이 텅텅 비어가는 이유다.
반면 80세 이상 초고령 어르신은 5,818명(80대 4,566명, 90대 1,212명, 100세 이상 40명)으로 전체의 14.1%다. 아이들 수보다 80세 이상 어르신이 1.5배(1,933명) 많은 구조다.
밭을 갈고 고기를 잡으며 지역 경제를 받칠 20~59세 청장년층은 14,736명으로 전체의 35.8%다. 현재 남해는 일하는 젊은이 1명이 어르신과 어린아이 1.8명을 부양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2026년 상반기(1월~6월)에 늘어난 인구를 분석하면 1월 대비 6월 남해군 전체 인구는 269명이 늘었다. 그런데 연령별로 따져보면 60세 이상 어르신 인구는 22,232명에서 22,522명으로 29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 증가분(+269명)을 고려하면 이는 20~50대 청장년층과 아이들 인구는 21명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남해군의 인구 반등은 젊은 사람들의 유입이 아니라 은퇴한 60대 이상 '실버 세대'가 귀촌으로 유입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할머니 혼자 지키는 시골집, 시들어 가는 면 단위 마을
남해 인구 데이터를 미세하게 들여다보면 또 하나 가슴 아픈 현실을 만난다. 바로 '극심한 남녀 불균형'과 '내와 면 지역 간의 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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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이상은 70%가 할머니… 독거노인 복지 비상
전체 남해군 성비를 보면 남자 20,127명, 여자 21,016명으로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나잇대별로 쪼개어 보면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60대까지는 할아버지(2,541명)가 할머니(2,455명)보다 약간 더 많거나 비슷하다. 하지만 70대부터 할머니 수가 월등히 많다. 80세 이상 초고령 어르신 5,818명 중 할머니가 4,079명으로 전체의 70.1%다. 혼자 시골집을 지키는 '홀몸 할머니'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뜻이다.
남해읍으로만 모이는 사람들, 외곽 면단위 마을은?
또 다른 문제는 읍내와 면 지역의 양극화다. 2026년 6월 기준 남해군 전체 인구 41,143명 중 남해읍에만 12,706명(30.9%)이 산다. 여기에 창선면(5,551명)과 삼동면(3,806명)을 더하면 이 3개 지역에 전체 군민의 절반이 넘는 53.7%가 모여 산다.
2026년 6월 한 달 동안 삼동면(+35명)과 남해읍(+26명)은 인구가 늘었지만, 상주면(-10명), 미조면(-7명), 이동면(-2명) 같은 외곽 면 지역은 인구가 줄었다.
특히 상주면(1,520명)이나 고현, 설천 같은 면 지역은 60세 이상 어르신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주민이 줄어드니 버스 노선이 줄고, 동네 구멍가게가 문을 닫고, 아파도 갈 병원이 없어 읍내나 진주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편의를 위해 읍내 중심으로 모이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외곽 마을에 홀로 남겨진 어르신들의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우려된다.
지속 가능한 보물섬 남해 위한 정책 진단
지난 10개월간 남해군 인구가 4만 선을 회복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농촌 기본소득이나 귀농 지원책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대로 노인 위주의 유입, 홀몸 할머니의 급증, 외곽 마을의 붕괴라는 통계적 진실은 "그저 주소 옮길 사람 몇 명 더 모셔 오는 식의 정책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남해군이 지속 가능한 보물섬으로 남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귀촌 60대 어르신을 '마을 일꾼'으로
남해로 들어오는 60대 어르신들(9,372명)은 대도시에서 평생 직장 생활을 하며 경력과 지식을 쌓은 베테랑들이다.
이분들을 단순히 뒷짐 지고 쉬는 손님으로 둘 게 아니라, 마을의 새로운 일꾼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남해군 시니어 인재 은행'을 만들어 새로 온 어르신의 경력을 파악하고, 마을 기업 컨설팅, 특산물 온라인 판매, 마을 미디어(공동체 라디오, 마을 신문) 리포터, 시골 아이들 공부방 멘토 등으로 연결해주어야 한다.
5도 2촌, 부·울·경 이웃들에게 '주말 집'을
전입자의 70%가 가까운 영남권에서 온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억지로 주소까지 다 옮기라고 강요할 필요 없다. 일주일 중 5일은 도시에서 일하고 2일은 남해에서 쉬는 '5도 2촌' 관계인구를 적극 안아야 한다.
최근 서천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빈집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와 남해군이 예산을 확보 해 면지역의 늘어나는 빈집을 군청이 빌려 깨끗하게 리모델링한 뒤, 저렴하게 임대해 보자. 이들에게 '남해 사랑 군민증'을 주어 특산물 할인과 체육시설 이용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방안일 것이다.
80대 홀몸 할머니들을 위한 '마을 공동생활 홈'
어르신 10명 중 7명이 80세 이상 할머니(4,079명)다.
외딴 집에서 혼자 계시다 적적하게 돌아가시거나 사고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복지 체계를 바꿔야 한다.
기존 마을회관이나 빈집을 개보수하여 할머니 몇 분이 함께 모여 식사하시고 잠도 주무시는 '마을 공동생활 홈(공동 거주지)'을 동네마다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보건소 간호사가 정기적으로 찾아와 혈압과 당뇨를 체크하고, IT 건강 모니터링 장비를 설치하여 이상이 생기면 바로 이장님과 보건소로 연락이 가도록 안전망을 짜야 한다.
면 지역은 '행복 택시'로 연결하자
남해읍에 인구가 모이는 현상(30.9%)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공간 이용 전략을 똑똑하게 짜야 한다. 남해읍은 큰 병원, 문화시설, 대형 마트가 모인 '생활 거점'으로 제대로 키우고, 외곽 면 지역 주민들이 읍내로 쉽게 나올 수 있는 이동 수단을 대폭 늘려야 한다.
어르신들이 원할 때 언제든 읍내 병원과 장터에 나올 수 있게 해드리는 것이 면 전체를 살리는 길이다. 남해군 인구가 4만 명을 회복하고 10개월간 1,847명이 늘었다는 통계 수치는 참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54.7%라는 가파른 고령화율, 청년은 줄고 60대 이상만 들어오는 현실, 혼자 집을 지키는 80대 할머니들의 눈물, 그리고 시들어가는 마을의 적막함은 수치나 통계가 해결해주지 않는다.
이제 인구 정책은 "몇 명을 모셔 왔는가"가 아니라 이웃들의 '삶의 질'을 더욱 챙겨야 할 때다

2026.07.24(금) 19: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