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스테이 위드 북' 세 동업자의 촌(村)살이◁ '치맥'을 넘어서다. 이제는 '책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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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8(토) 10:30
▷서면 '스테이 위드 북' 세 동업자의 촌(村)살이◁ '치맥'을 넘어서다. 이제는 '책맥'

전권일·심명애·윤골드북스, 8월 '스테이 위드 북' 창업
재미있는 '책맥' 맛집, 더 재미있는 문화사업 포부도

김동설 기자
2020년 10월 23일(금) 11:12
▲전권일(전남해)·심명애(심슨)·윤골드북스 씨 등 세 사람은 지난 8월 책을 읽으며 맥주와 김밥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 '스테이 위드 북'을 열었다. 사진은 전권일 씨와 동업자 심명애 씨. 윤골드북스 씨는 개인사정으로 사진과 본명을 공개하지 못하니 양해 바란다
▲일반 김밥 및 맥주·계란김밥과 함께 독서를 즐기는 모습.


▲일반 김밥 및 맥주·계란김밥과 함께 독서를 즐기는 모습.


'책맥'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2002년 월드컵 열풍을 등에 업고 태어나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치킨과 맥주, 즉 '치맥'은 모르는 분이 없겠지만 '책맥'은 다소 생소하실 터.

'책맥'은 '책을 읽으며 맥주'를 즐긴다는 의미로 최근 몇 년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독서 형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에 늘어나면서 독서인구도 따라 증가하는 추세이며 책읽기 모습도 더 다양화 되고 있다.

치맥이 입을 즐겁게 하고 배 둘레를 살찌우는 음식문화라면, '책맥'은 (육체에도 영향을 미치지는 하겠으나)정신적인 측면이 더 강한 새로운 독서문화라 할 만하다.

이런 가운데 남해에서 '책맥' 문화 보급에 나선 곳이 있었으니 바로 '스테이 위드 북'

기대하시라. 지금 남해군 서면에서 '책맥' 바람이 일고 있다.



▲일반 김밥 및 맥주·계란김밥과 함께 독서를 즐기는 모습.


▲스테이 위드 북은 분명히 책방이지만 김밥이 맛있는 집이기도 하고 독서와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책맥맛집' 이기도 하다. 사진은 스테이 위드 북 실내외 전경


▲남해에서 뭉친 세 동업자, 전권일·심명애·윤골드북스

서면 남서대로 1673(서상리 1287-25)에 자리 잡은 '스테이 위드 북(Stay with book)'은 전권일·심명애·윤골드북스 씨 등 세 사람에 의해 운영된다.

공동 운영자 세 사람은 본명 이외에 저마다 예명이 있는데 심명애 씨는 심슨, 전권일 씨는 전남해, 그리고 윤골드북스 씨 등이다. 윤골드북스 씨는 전권일 씨의 아내로 사정상 본명을 밝히기 어려워 예명으로만 소개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스테이 위드 북의 시작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전권일 씨가 남해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대도시에서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던 권일 씨. 입사 당시의 기대와 달리 그는 년차가 쌓일수록 자신의 직장생활이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라 예감한다.

"직장 생활 8년은 저에게 염증만 안겨 주었어요. 경력을 쌓은 후 독립해서 내 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업종도 아니었고 그냥 아무 비전 없이 매일 출퇴근 하는 일상이 정말 싫었죠. '나와는 맞지 않는다. 이렇게 살다 죽으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래서 귀촌을 생각했죠."

캠핑을 좋아했던 전권일 씨는 시골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며 살기로 마음먹는다. 귀촌지는 산 좋고 바다 좋은 남해로 결정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남해원년을 맞은 권일 씨는 계획 밖의 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내려오기 전 예상과 달리 캠핑장 시작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것. 부지는 더 넓어야했고 인허가 절차도 꽤나 까다로웠다.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힌 끝에 전권일 씨는 캠핑장에서 펜션으로 방향을 틀었다. 처음에는 남면 가천마을에서 펜션을 인수해 운영하다가 이후 서면에 땅을 매입해 '스테이 남해(서면 남서대로 1886-40)' 펜션을 새로 열었다. 이 때 권일 씨 부부에게 남면 소재 펜션을 매각했던 심명애 씨가 동업자로 합류, 펜션 운영은 세 사람이 함께 했다(지금도 영업 중).

그러나 어렵게 시작한 펜션 일은 직장생활 못지않은 '다람쥐 챗바퀴'여서 권일 씨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그는 이 것 말고 뭔가 재미있고 발전적인 일이 하고 싶었다.



▲스테이 위드 북은 분명히 책방이지만 김밥이 맛있는 집이기도 하고 독서와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책맥맛집' 이기도 하다. 사진은 스테이 위드 북 실내외 전경


▲스테이 위드 북은 분명히 책방이지만 김밥이 맛있는 집이기도 하고 독서와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책맥맛집' 이기도 하다. 사진은 스테이 위드 북 실내외 전경


▲8월 '스테이 위드 북' 오픈, 행복한 '책맥맛집' 지향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분명히 책방인데 '점심 먹으러 책방에 간다'고 말할 수 있는 책방, '거기 가서 맥주 한 잔 하자'는 말이 나오는 동네 서점, 재미있잖아요."

2020년 8월, 재미있는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스테이 위드 북'이 문을 열었다.

책은 독서광이면서 도서 유통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윤골드북스 씨가 선정해 배치했고 김밥에 음료, 맥주까지 마련했다. 도서는 골드북스 씨의 독서 취향에 따라 여성과 환경, 사회 분야의 서적들과 일부 독립출판물, 어린이 그림책, 식물 및 반려동물과 관련한 책들이 준비됐다.

음식과 음료는 전남해(전권일) 씨와 심슨(심명애) 씨가 담당한다.

일단 스테이 위드 남해는 김밥이 맛있는 집이다. 김밥은 일반 김밥과 계란김밥, 깻잎김밥 등 세 종류로 구수한 멸치국물과 함께 나온다. 원할 경우 고추냉이를 곁들여 먹을 수도 있다. 가격은 일반 김밥과 깻잎 김밥은 4000원, 계란 김밥은 4500원인데 김밥 속 재료가 많이 들어가 두툼하기 때문에 한 줄 먹으면 속이 든든한 것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김밥들 중에 히트 상품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계란김밥이라고.

음료 종류로는 아메리카노와 유자 쥬스 및 에이드, 유자몽 주스와 에이드, 유자차가 마련돼 있으며 조만간 홍차도 준비할 예정이다. 음료 가격은 4500원에서 5500원 선.

또한 수제맥주(6000원)는 독일마을 상가 내 '완벽한 인생'에서 만든 '광부의 노래(스타우트)'와 '달로망(페일에일)'이 마련됐다. 서두에 소개한 바와 같이 책을 안주 삼아 맥주도 즐기는 '책맥'이 가능하다.

스테이 위드 남해는 '책맥 문화'를 남해에 보급하는 '책맥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전남해 씨는 "책은 어린이 그림책을 사 가시는 분들이 제일 많고 김밥이나 맥주를 사 가시는 분도 꽤 있어요. 책과 맥주를 동시에 구매하시는 손님들도 더러 있고요. 매장 안에서 책을 읽으며 맥주를 드시는 분은 많지 않지만 그런 분들은 '책을 읽으며 속이 꽉 찬 김밥과 맥주를 함께 먹고 마시니 꿀 맛'이라는 반응을 보여주세요. 맥주와 책을 사갖고 가서 집에서 책맥을 즐기시는 분들도 좀 있는 것 같고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봐요"라고 설명했다.

스테이 위드 북 운영진은 '책맥맛집'을 시작으로 더 재미있는 남해, 주민이 행복한 남해를 만들어 가고 싶다.

전남해·심슨 씨는 "스테이 위드 북은 김밥 레시피 개발, 독서 모임 유치 등 쉬지 않고 움직이며 오시는 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라고 말한 뒤 "마음 맞는 사람 세 사람이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저희는 지금 행복하고요, 행복이라는 주제를 갖고 그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해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2~3년 안에 더 재미있는 문화사업이 펼쳐 질 예정이니 응원해 주세요"라며 포부와 당부의 말을 함께 전했다.

전남해, 그의 동업자 심슨, 베일에 쌓인 신비인(神秘人) 윤골드북스. 그리고 이들 삼각편대가 만들어 갈 행복 남해. 기대감을 갖고 지켜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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