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농약 살포 마늘 논란, 선량한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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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농약 살포 마늘 논란, 선량한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정영식 jys23@nhmirae.com
2021년 07월 30일(금) 14:35
올해 고공행진한 마늘값으로 인해 오랜만에 군내 마늘농가에 가뭄 속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 이어지던 중 올해 산지마늘 출하가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 군내 마늘재배농가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본지를 비롯해 최근 언론매체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군내 한 마늘가공업체의 '무등록농약 살포 논란'이 그것이다.

군내 한 마늘가공업체가 국내외 유통 및 수출용으로 계약재배한 대서마늘 경작지에서 작물건조제를 살포했고, 공교롭게도 약제 살포 하루만에 해당 약제가 무등록농약으로 분류되면서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

당초 작물건조제 판매와 유통, 해당 마늘가공업체의 약제 살포가 고의를 띤 위·불법이 아닌 점, 인접 농가의 피해구제가 이뤄진만큼 사안 인지 초기에 수확된 마늘에 대한 잔류농약검사 등 제때 객관적 외부기관의 정당한 개입이 이뤄지고 이에 따라 논란의 여지 없는 신뢰도가 확보됐다면 이번 사태는 논란거리도 되지 않을 사안이었다.

이번 논란이 남해마늘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지는 작금의 사태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무등록농약 살포를 인지했을 당시 남해군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이고 적절한 사안 관리와 대응이 이뤄지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통상의 농산물 수확과 유통과정과는 달리 우연이라고는 하나 특수한 상황이 발생한 만큼 기관간 협의를 통한 적절한 상황관리가 이뤄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는 동향을 파악한 이후에도 잔류농약검사와 이어지는 행정조치에 대한 법적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만 초점을 두다보니 정작 과정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조치에는 소홀했다.

1978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발생한 유나이티드 173편 추락사고의 교훈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뉴욕 JFK공항을 떠나 포틀랜드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173편은 도착지 근처에서 착륙을 준비하던 중 착륙장치 이상을 발견했다. 기장을 비롯한 전 승무원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유나이티드 173편은 추락을 면치 못했다. 사고 후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추락원인은 착륙장치 고장이 아닌 연료부족에 따른 엔진고장이었다.

사안의 핵심에서 비켜난 작은 부분, 사안에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따지는데 집착하다보니 이번 논란으로 인해 남해마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으로 이어질 더 큰 악재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관심을 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유나이티드 173편 사고와 닮은 지점이 있다.

논란이 커진 뒤 식약처 등 관계기관의 대응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시일이 한참 지난만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이래저래 걱정되는 것은 이번 논란으로 인해 선량한 군내 대다수의 마늘재배농가가 뜻하지 않은 고충을 겪게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번 논란이 군내 마늘농가와 마늘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부디 최소화될 수 있도록 남해군을 비롯한 관계당국의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대응과 대처가 적절히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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