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그리운 그의 첫 번째 유작 개봉, 故이선균 배우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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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8(금) 11:03
벌써 그리운 그의 첫 번째 유작 개봉, 故이선균 배우 특집

보물섬시네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개봉
영화사에 남을 이선균 배우의 명장면들
<기생충>, <끝까지 간다>

백혜림·조승현 기자
2024년 07월 12일(금) 10:34
"지난해 12월 27일 한 명의 배우가 너무나 안타깝게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2개월의 기간 동안 그는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됐다. 그의 사건 관련 행적이 모두 생중계됐으며 증거능력 유무조차 판단이 어려운 녹음 파일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됐고, 결국 스스로 생의 마침표를 찍는 참혹한 선택을 하게 됐다."

지난 1월 12일,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 故이선균 배우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위는 <기생충>으로 작업을 함께한 봉준호 감독이 직접 낭독한 요구 성명성의 일부입니다. 수사당국과 언론·미디어, 정부 및 국회 등 3곳을 향해 진상규명을 요구했습니다.

이 외에도 배우 정우성, 손석구, 이제훈, 공유, 조여정, 송중기, 천우희, 김고은, 나오미 왓츠를 비롯한 영화배우들이 애도와 추모의 글을 개인 SNS에 남겼으며, 지난 3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고인이 된 배우들의 모습을 비춰주는 추모 시간에서 이선균 배우가 스크린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선균 배우의 발자취를 따라 한국을 넘어 세계에 영향을 끼친 명장면들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전세계의 찬란한 영광과 찬사 얻은 더없이 냉소적인 블랙코미디 <기생충>

우리나라 국민들 중 이 영화를 안 본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배우들의 연기, 영화가 시사하는 주제, 각본, 연출 모든 것이 천재적이라고 칭송받은 한국영화가 있습니다. 냉소적인 유머로 어두운 사회 일면을 꼬집은 이 영화는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더없이 찬란한 영광을 얻었죠. 한국영화의 천재적인 거장 봉준호 감독이 탄생시킨 또 하나의 역작 <기생충>입니다. <기생충>, 2019년 5월에 개봉해 한국영화의 신화와 새 역사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적인 작품이죠, '제72회 칸 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초청작이 된 것을 시작으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2013년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이래 만장일치로 수상한 최초의 영화입니다.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 '미국 배우 조합상(SAG)'에서 캐스팅 앙상블상을 수상한 최초의 비영어권 영화이며,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각본상과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평가들의 큰 호평을 받아 쟁쟁한 감독들의 작품들을 물리치고, 작품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등 무려 4개의 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해내며 역대 시상식 사상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비영어권 영화라는 영예를 안았죠. 그야말로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영화로 거듭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기생충>의 중심에는 이선균 배우가 있었습니다.

<기생충>은 부유한 가족의 거대한 저택에 사는 부유한 가족과 그들 몰래 가난한 가족들이 숨어 살게 되면서 펼쳐지는 사건들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선균 배우는 글로벌 IT기업의 젊은 CEO이자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거대한 저택의 주인인 부유한 가족의 가장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외국의 평론가들은 상류층의 삶을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이분법적인 구도를 탈피한 입체적인 상류층의 인물을 그려냈고, 완벽히 표현한 이선균 배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보이지 않는 계급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꼬집은 영화로 '경제가 곧 계급'인 현대 사회를 주제로 삼아 자칫 지루하거나 무겁게 다뤄질 수 있는 것들을 블랙코미디와 냉소적인 유머를 '봉준호 식으로' 적절히 융화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천재적인 감독 봉준호와 故이선균 배우의 조합을 아직까지 안 봤다면 지금이라도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요?



■리메이크로 세계화, 잘 만든 영화는 국경 초월 <끝까지 간다>

<기생충> 이전에 故이선균 배우의 이름값을 널리알린 영화는 <끝까지 간다>였습니다. 이 영화는 제67회 칸 영화제의 감독 주간에 초청돼 호평을 받아 국내에서 입소문 급물살을 타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 영화가 성공한데에는 단순히 이선균과 조진웅이라는 두 주연 배우의 이름값만이 아닌, 영화적 재미와 작품 완성도가 동반 상승된 작품이었기에 가능한 이유가 있습니다. 평단에서는 오락 영화, 대중 영화의 정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반전의 반전의 반전같이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고, 손에 땀을 쥐게하는 영화로, 초반 한 시간 동안 사소한 장면 하나하나에도 반전 요소가 가득한 영화이기 때문에 다른 반전 영화보다 두 배가까운 스릴을 선사했습니다.

이렇게 영화의 신선한 범죄 영화의 재미와 탄탄한 구성으로 눈을 떼기힘든 스릴을 선사한 이 영화는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는데 성공했고, 국경을 초월해 지난해 말 넷플릭스에 공개된 일본판 <끝까지 간다>가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배우 이선균의 열연이 단연코 있었습니다. 이선균이 맡은 다혈질에 매사에 짜증을 부리는 형사는, 기존 이선균 배우의 이미지를 탈피했고 긴박한 순간마다 서스펜스를 살리는 이선균의 표정 연기는 관객들을 빠져들게 하는데 충분했습니다. 이선균 배우의 짜증내는 연기와 함께 작품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악당 비리 경찰을 맡은 배우 조진웅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었고,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2015년 백상예쑬대상에서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나란히 수상하게 됩니다.

이선균 배우를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날도 오는 8월에 개봉하는 <행복의 나라>를 끝으로, 이제 두 달 남짓합니다. 그가 주연으로 최고의 열연을 펼친 두 영화를 떠올리며, 영화관에서 이선균 배우를 기억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백혜림·조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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