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기 선생의 교육이야기] 여름방학, 단순한 휴식이 아닌 성장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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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7.11(금) 10:41
[최성기 선생의 교육이야기] 여름방학, 단순한 휴식이 아닌 성장의 시간

방학은 지난 학기에 배운 내용을 점검하고 복습한 후,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
방학은 자기 관리 능력, 시간 관리 능력, 책임감 등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2025년 07월 11일(금) 10:33
이제 1~2주 뒤면, 각급 학교에서 학생들이 기다려온 여름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여름방학은 단순한 휴식 기간이 아니다. 지난 학기를 되돌아보고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며, 다음 학기를 차분히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또한 자기 관리와 시간 관리 능력, 책임감을 기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나 계획 없이 방학을 맞이한다면, 금세 시간이 흘러가 버리고 결국 아쉬움만 남게 된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방학이지만, 막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일은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하루를 오전, 오후, 저녁으로 나눠 본다면, 오전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하루의 3분의 1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 방학이 되면 늦잠을 자고 하루를 느슨하게 시작하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그렇게 흘러간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 뒤늦은 자각은 짜증과 자책으로 이어지기 쉽고, 부모로서는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짜증만 부리는 아이를 보면 속이 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럴수록 아이가 하루를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부드럽게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의 시작이 달라지면 방학 흐름 전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계획표를 만드는 것이다. 일과표를 짜면 자연스럽게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형성된다. 누구도 오전 11시에 기상하는 계획을 세우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전 8시 이전에 일어나는 일정을 정하고, 이를 실천했을 때 소소한 보상을 주는 것도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으려면 초기에는 실현 가능한 쉬운 목표부터 설정하고, 작은 성취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계획표는 단순히 하루 일과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학 동안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까지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공부해야지'라는 막연한 다짐만으로는 집중력 있게 공부하기 어렵고, 자칫 유튜브나 게임 같은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다. 공부할 내용을 명확히 정하고,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설정한 계획은 체계적인 공부 습관 형성으로 이어진다.



공부는 반드시 복습부터 시작해야 한다. 먼저 지난 학기의 교과서 차례를 살펴보며 개념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점검하자. 노트 정리, 교과서, 참고서를 활용해 주요 내용을 다시 익히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복습이 충분히 이루어졌다면 예습으로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단, 예습은 너무 깊게 파고들기보다는 전체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는 정도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방학 동안 가장 중요하게 실천해야 할 활동 중 하나가 바로 독서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국어 교과서에서 책 고르기, 독서 전략, 독후 활동 방법 등이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만큼, 독서는 사고력과 어휘력, 글쓰기 능력을 키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방학 공부 계획에는 반드시 독서 시간을 포함시키고, 책을 읽은 뒤에는 짧게라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공부 계획을 세우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학습 상태를 파악하고 조절하는 메타인지(Metacognition) 능력이 길러진다. "오늘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이 나에게 잘 맞을까?"를 생각하며 주간 계획을 직접 세워보자. 주중에 다 하지 못한 부분은 주말이나 여유 시간을 활용해 보완하면 된다. 일요일은 밀린 공부를 정리하거나 자유 시간을 보내며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도 좋다.



계획 세우기가 어렵다면, 지난주의 실천 내용을 점검해 무엇이 잘 되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분석한 뒤 계획을 수정해 보자. 처음에는 3일 단위의 짧은 계획으로 시작하고, 점차 1주일 단위의 주간 계획으로 발전시켜 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부 습관이 형성된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이번 여름방학은 2026학년도 수시 대입 준비의 중요한 시간이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점검하고, 자기소개서(4개 과학기술원)를 작성해 보고, 모의 면접을 준비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수능 공부도 중요하지만,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자기 주도성, 독서 활동, 탐구활동, 진로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방학 동안,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대학별 전형 요강을 꼼꼼히 확인하고, 지원 대학에 맞춘 맞춤형 준비를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특히 전공 관련 독서를 통해 학생부에 관심과 역량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방학은 짧아지고 해야 할 일은 더욱 많아진다. 따라서 장기적인 학습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학년 초에 다음 학기 시험 일정과 주요 행사를 교육계획서에 미리 정해 놓는다. 이를 바탕으로 학사 일정과 시험 주기를 예측해, 어떤 시기에 어떤 공부를 할지 미리 구상하자. 연간 계획을 세우고 이를 토대로 방학 계획을 구체화하면, 학기 중에도 꾸준히 학습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계획 없이도 공부 잘한다"라는 말은 착각일 수 있다. 계획이 없으면 결국 급한 일부터 처리하게 되고, 중요한 공부는 미뤄지기 마련이다. 국어, 수학, 영어, 독서, 일기 쓰기 등은 꾸준한 반복이 실력을 만든다. 하루 30분씩 20일 동안 공부하는 것이 하루 10시간을 몰아서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손 글씨 연습, 독서, 글쓰기 활동도 이런 누적의 힘으로 실력이 쌓인다.



방학 공부 계획은 단순히 학업 성취를 넘어선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기 관리와 시간 활용 능력, 자신감을 함께 키운다. 여름방학은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간이다. 이 시간을 잘 보내면 2학기뿐 아니라 앞으로의 학교생활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모두가 뜻깊고 보람찬 여름방학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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